과학적 모형의 사회적 구성 과정 중 나타나는 소집단 학생들의 인식론적 프레이밍 전환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학생들이 소집단으로 과학적 모형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인식론적 프레이밍을 탐색하고, 그 프레이밍이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역동적으로 변화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중학교 2학년 한 학급의 8개 소집단 학생들을 대상으로 배설 단원에 대한 6차시 동안의 과학적 모형 구성 수업을 진행하였고, 학생들의 모형 구성 과정을 소집단 별로 녹화하였다. 학생들의 인식론적 프레이밍이 전환되는 맥락들이 뚜렷하게 드러난 소집단들 중 모형 구성 활동 전반에서 대조적인 인식론적 프레이밍을 보인 두 개 소집단이 초점 소집단으로 선정되었다. 담화의 전사본, 학생들의 활동지, 반 구조화된 사후 인터뷰, 연구자의 수업관찰노트를 사용하여 학생들의 인식론적 프레이밍, 그들이 활성화시킨 인식론적 자원 네트워크, 그리고 모형 구성 과정이 질적으로 분석되었다. 연구 결과, 소집단 1의 학생들은 모형 구성 활동에서 대체로 비생산적인 인식론적 프레이밍을 보였다. 그들은 소집단 구성원들의 인식적 권위가 크게 차이난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대체로 지식을 권위로부터 전달되는 것으로 인식하였고, 학업 성취 수준이 가장 높은 학생의 답을 이해 없이 베끼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때때로 이 학생들의 인식론적 프레이밍은 비생산적인 것으로부터 생산적인 것으로 전환되었다. 본 연구에서 밝힌 첫 번째 맥락은 학업 성취 수준이 가장 높은 학생이 의도적으로 적극적인 인지적 조력자 역할을 할 때였다. 학생들은 그가 답을 보여주지 않음에 따라 스스로의 설명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일시적으로 생산적인 인식론적 프레이밍을 나타냈다. 두 번째 맥락은 학업 성취 수준이 가장 높은 학생이 답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일 때였다. 이 경우 소집단 구성원들이 인식하는 인식적 권위의 차이가 좁아지며, 학생들은 활발히 모형 구성 실행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소집단 2의 학생들은 모형 구성 과정에서 대체로 생산적인 인식론적 프레이밍을 보였다. 그들은 소집단 구성원들의 인식적 권위가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서로의 주장을 평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그들의 모형 구성 과정에서는 주장과 정당화, 반박의 논변 요소들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때때로 학생들의 인식론적 프레이밍은 생산적인 것으로부터 비생산적인 것으로 전환되었다. 첫 번째 맥락은 적절한 조력 없이 인지적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식적 방해자가 기능할 때였다. 이 경우 학생들의 논변활동은 논쟁의 양상을 띠게 되었다. 두 번째 맥락은 학생들이 전체 학급 토론을 교사 앞에서 정답을 발표하기 위한 경쟁으로 인식할 때였다. 이때 학생들은 논의되는 지식의 본질보다는 경쟁에서 이기는 데만 초점을 맞추며, 비생산적인 인식론적 프레이밍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 밝힌 인식론적 프레이밍이 전환되는 맥락들 및 그 과정에 대한 이해는 과학적 모형 구성 활동을 인식론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교수 상황 조성과 인지적, 인식적 조력에 관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교사는 모형 구성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할 때,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프레이밍에 보다 주의를 기울이고 이에 반응하여 수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