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 변화에서 나타나는 근접 과정의 양상에 관한 사례 연구: 생태학적 관점을 중심으로

Abstract

흥미는 개인과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심리적 상태로서,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촉발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러한 흥미의 변화 및 발달 과정을 생태학적 이론 체계를 적용하여 그 양상 및 기제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교육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을 두었다. 특히 Bronfenbrenner의 생태학적 체계 모형인 Process-Person-Context-Time 모형(Bronfenbrenner & Morris, 2006)에서 인간 발달의 핵심 요소로 가정되는 근접 과정(proximal processes)이라는 개념을 초등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의 변화 및 발달 연구에 적용함으로써 그 역할 가능성을 탐색하고 교육적 활용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본 사례 연구를 위하여, 서울시 1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5학년이 될 때까지 1년여 동안 과학 활동 및 흥미와 관련한 설문 조사를 3회 실시하고, 이 기간 중 특별히 유의미한 흥미 변화 추이를 보인 학생들 8명을 선정하여 심층 면담 등 3개월간의 추가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이들의 흥미 발달 수준을 Hidi & Renninger(2006)의 흥미 발달 4단계 모형에 기초하여 평정한 후, 개인적 흥미 단계 집단과 상황적 흥미 단계 집단으로 양분하고, 두 집단의 과학 흥미와 관련한 생태학적 환경의 양상 및 근접 과정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질적 연구 방법을 통하여, 초등학생들의 과학 흥미와 관련하여 실제 사례에서 관찰되는 제반 양상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탐구한 후,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다. 첫째, 과학에 높은 흥미를 유지하는 개인적 흥미 단계 집단은 주체적인 근접 과정의 양상을 보이며, 반면에 과학에 대한 흥미가 변화하는 경향이 있는 상황적 흥미 단계 집단은 주로 의존적인 근접 과정의 양상을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근접 과정은 의존적인 양상에서 주체적인 양상으로의 방향성 변화, 즉 주체적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 때 흥미의 증가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생태학적 환경에 따라 근접 과정의 특징적 양상이 변하는 상황적 흥미 단계 집단의 학생들에게서 이처럼 근접 과정의 주체적 활성화에 의해 흥미가 증가하며 변화하는 현상이 실제로 관찰되었고, 그에 따라 과학과 관련한 근접 과정의 양상 전이와 과학에 대한 흥미의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하였다. 둘째, 근접 과정은 주체적 활성화를 통하여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를 증가시키는데, 더 나아가 이러한 흥미 증가가 상황적 흥미 단계 수준에서는 흥미의 발달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실제 사례로써 확인하였다. 즉 비록 상황적 흥미 단계 내에서 제한적이기는 하나, 근접 과정은 흥미의 발달을 야기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교사와 같은 사람을 매개로 하여 근접 과정을 주체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의 발달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사람에 대한 호감 및 의미 부여로 인해 과학과 관련한 근접 과정이 주체적으로 활성화되면서 흥미가 증가하고 발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는 흥미가 인지적 속성과 더불어 정서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흥미 개념의 이중성(Hidi et al., 2004)을 재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근접 과정은 사람을 매개로 하여 주체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고, 이를 통해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가 증가하며, 결국 흥미의 발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으로,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할 수 있다. 이는 과학에 대한 흥미의 발달에 있어서 의미 있는 타인으로서의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즉 교사가 의미 있는 타인이 되어 학생들의 과학 관련 근접 과정을 주체적으로 활성화시키고 흥미를 증가시키며 흥미의 발달을 야기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과학적 소양 함양의 기초를 다지는 단계인 초등학생들에게 가정에서의 초기 과학문화자본의 결핍을 극복하고 학교 교육을 통하여 과학 흥미의 발달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준다는 측면에서 그 교육적 의의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