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내적 자유 보호에 관한 연구 : 매체의 특성과 매체별 보호 범위

Abstract

본 논문은 전통적인 매체를 중심으로 매체별 언론의 내적 자유 보호에 관한 논의를 연구 대상으로 한다. 한국언론2000년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자유를 저해하는 요인은 (1) 언론사 사주 또는 경영인, (2) 언론사 간부, (3) 매체간 경쟁, (4) 대광고주, (5) 정부 순으로 나타났다. 同 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위협·침해하는 존재로 문제되던 국가권력 대신 오늘날에는 기업화된 언론매체의 내부에서 언론기업의 경영인으로부터 언론기업 종사자들의 양심과 신념, 자율성 등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종래 편집권 독립으로도 논의되어 왔던 언론의 내적 자유 논의는, 위와 같은 상황에서 언론종사자(편집인)가 언론경영인(발행인)을 상대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그러나 통상 언론종사자의 언론의 내적 자유가 커질수록 언론기업 경영인의 언론의 자유 및 경영의 자유 등은 위축되는 상충의 관계에 있으므로, 언론기업의 경영인에게 인정되는 기본권을 일방적으로 희생시켜서는 안 되고, 양자의 기본권을 조화롭게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이와 같은 기본권 충돌을 조화롭게 해결하는 방안으로 편집(편성)규약 및 편집(편성)위원회 제도를 활용하였다. 언론종사자와 언론경영인 간의 기본권 충돌에 있어서 두 당사자가 자유롭게 체결한 편집규약 및 편집위원회를 통한 해결이 바람직함은 물론일 것이나, 그것이 언론기업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시행되지 않을 때 국가권력이 어느 정도로 개입할 수 있는지 문제되는바, 적극적인 개입은 언론의 자유 침해라는 중대한 위헌 문제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허용되지 않고, 필요최소한 한도 내에서 합헌적인 입법을 통한 개입이 허용될 수 있다고 본다. 기본권 충돌의 해결책으로서 편집규약 및 편집위원회 제도를 입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합헌적인지 여부에 대한 검토는, 헌법재판소가 반론보도청구권과 언론의 자유가 충돌하는 사건(헌법재판소 1991. 9. 16.자 89헌마165 결정) 등에서 제시한 기준(실제적 조화의 원칙에 입각하여 과잉금지의 방법)을 적용하여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이 때, 모든 매체가 똑같은 것이 아니라 각 매체별로 특성이 있고 언론시장구조가 각기 다른 만큼, 개별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신문의 경우, 기본적으로 경향기업으로서의 성격을 고려하여야 하며, 또한 사주의 경향을 보장하여도 언론의 자유가 추구하는 민주적 원리인 다원적 의사형성(외적 다양성)이 유지되는데 문제가 없는 상황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한편, 방송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전파의 희소성과 방송의 공적 책임과의 관계가 문제되며, 그 중에서 공영방송은 언론의 공적 책임을 보다 충실히 이행할 의무가 있는 공영방송의 특수성이, 민영방송은 공영방송과의 차이점·신문과의 異同 및 신방겸영 활성화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처럼 본 논문에서는 언론의 내적 자유 보호 범위와 그 실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함에 있어 각 매체별 특성을 고려하여 편집규약과 편집위원회 제도를 입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위헌적인지에 대한 검토를 하였고(이는 동시에 현행 법제도에 대한 위헌성 판단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각 매체별로 바람직한 입법모델을 도출해 보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