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성의 수용을 통한 한계인식에서 구현되는 작업 연구

Abstract

본 연구의 작업들은 작위적인 것을 배제하고 우연적인 것을 수용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하였다. 본인은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 서, 우연성을 수용하고자 하는 태도와 그것을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를 동시에 발견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작업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여 가져오는 수집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인이 하는 일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기 보다는 주변에서 발견되는 것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하고 가져오는 것이라 보았다. 작업에서 수집의 대상은 주로 이미 존재하는 물리적 사실이나, 자연 법칙에 의한 현상, 또는 어떠한 환경의 풍경이 되었다.

물리적 현상을 관찰하고 그러한 현상을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되었고, 이후에는 좀 더 복잡하고 확대된 우연성을 작업에 부여하고자, 스튜디오를 벗어난 외부의 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이러한 작업 과정을 우연적인 것을 수용하는 과정으로 보았지만, 점차 이러한 우연 자체가 본인의 의도 하에서 나오게 되는 측면을 의식하게 되었다. 작업 과정은 물질이나 환경이 가지고 있는 우연함에 의해 작업의 방향이 결정되는 과정이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본인이 이러한 우연을 경험하고 체득하여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통제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연적인 요소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 본인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와 한계를 설정해줌과 동시에, 작업을 모색하는 가능성이 되어주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작업 과정 안에서, 우연을 통제하려는 욕구와 수용하려는 의도 간에 발생하는 충돌 역시 받아들이는 태도로 작업을 진행하고자 하 였다. 그러한 충돌과 갈등이 본인에게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인은 본인의 작업이 삶을 바라보는 본인의 사고방식과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여긴다. 삶에서 자의와 무관하게 이미 주어 진 것들에 대한 본인의 반응은 작업에서 드러나는 우연에 대한 양가적인 태도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인의 작업이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하거나 의문할 수 있는 감상의 대상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