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실존적 삶의 태도와 조형적 표현-본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Abstract

본 논문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현대인의 실존적 삶의 태도라는 주제로 제작된 본인의 작업들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작품을 제작하게 된 동기와 제작을 위한 이론적 배경, 작품의 조형적 특성과 제작기법 등을 고찰하여 본인의 작업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작품 연구 논문이다.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현대 산업 사회와 자본주의 체제는 인류에게 물질적 풍요와 번영을 가져다주었으나 반대로 물질적 기준에 의해 인간의 삶을 분류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인간 개개인의 개성은 자본과 무한경쟁의 논리 속에 때때로 무시되며 그 자체로 존중 받아야 할 인간의 존엄이 금전과 물질에 의해 평가되는 문제를 양산했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1980)은 그의 저서『소유냐, 존재냐』를 통해 현대 사회의 이러한 병폐를 지적했다. 그는 현대인이 겪는 정신적인 불안과 무력감을 물질적 기준으로 살아가는 소유적 양식의 영향 때문이라 규정하고 존재적 삶의 양식에 주목하여 주체성을 지닌 인간으로 살아갈 것을 역설했다.

본인 역시 살아오면서 겪은 몇 번의 일이 계기가 되어 어떻게 하면 삶에서 느끼는 허무함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인생의 가치관에 고민하던 시기를 겪었다. 그런 와중 상기의 주장을 접하고 그 내용에 크게 공감하였고, 나 개인뿐만이 아닌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주장이라 생각하여 마침내 그러한 주제의식을 그림으로 옮기고자 결심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본인은 과거의 역사나 신화, 종교, 우화 등에 주목했다. 옛 사람들 역시 자신들이 생존했던 시대에 당면해야만 했던 비슷한 난관과 고민이 있었기에 이들의 자취 속에서 본인에게 지침이 될 수 있는 소재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이러한 영향을 받아 본인의 머릿속에 구상된 도상들은 회화의 표현방식으로 구현되어 비단(絹畵) 위에 옮겨졌다. 그림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과거 옛 대가들의 창작과정을 참고하고, 그들이 구사했던 기법의 장점을 본받아 응용하고자 하였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현대인의 실존적 삶의 태도의 의미를 고찰하고 그것을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하였는지 본인의 작품을 분석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본 논문은 Ⅰ장 머리말, Ⅱ장 현대인의 실존적 삶의 태도, Ⅲ장 실존적 삶에 대한 조형적 모색, Ⅳ장 표현기법과 제작과정, Ⅴ장 맺음말로 이루어져 있다.

제 Ⅰ장에서는 본인의 개인적 체험에서 비롯된 주제의식과 그 의미를 사회적으로 확장하여 작품의 창작동기로 삼은 연원을 서술하였다. 또한 그 영향으로 제작된 작품을 대상으로 삼아 이 논문을 통해 작품의 특징, 제작과정 등에 대해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할 것임을 밝혔다.

제 Ⅱ장에서는 현대인의 실존적 삶의 태도가 뜻하는 개념을 정리하였다. 1절에서는 주요사상과 철학적 배경을 통해 실존적 인간상의 세부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2절에서는 오늘날을 살고 있는 현대인의 입장에서 실존적 삶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제 Ⅲ장에서는 Ⅱ장의 내용을 정리하여 삶의 허무를 인식하고 긍정하는 태도, 투쟁하는 인간, , 나와 타자(他者), 집단에 휩쓸리지 않는 신념이란 소주제를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들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제 Ⅳ장에서는 주제의식을 표현하기까지 어떠한 화풍(畵風)의 변화를 거쳤는지를 밝혔으며 이에 관련된 조형적 기법과 특성에 대하여 논하였다. 1절에서는 개인의 내면에 집중하여 한가로운 일상을 그렸던 수묵작업 시기를 설명하였다. 2절에서는 주제의식을 심화시키면서 새로운 표현기법을 모색했던 시기에 대해 정리하였다. 묘법에 있어서 본인은 명말청초(明末淸初)에 등장한 화가들에게 영향을 받았고 채색에 있어서는 근대 일본화단에서 나타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사례에 영향 받았음을 서술하였다. 또한 전각과 표구양식까지 염두에 두어 견본채색기법을 활용한 그림을 구상하였음을 밝혔다. 3절에서는 작품의 제작과정에 대해 다루었다. 견본채색기법의 준비과정과 먹선 그리기, 채색, 정리 및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실제 작품제작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제작 시에 각별히 주의해야할 점들을 기록하였다.

Ⅴ장에서는 본문에서 서술된 내용을 요약하고 연구의 결과들을 서술하였으며 연구의 한계와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도 짚어보았다. 이를 통하여 앞으로 본인의 작업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상의 작품 연구를 통하여 본인은 작품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체계화하고 작업과정 전반을 정리함으로써, 본인의 그림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