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시계획 및 설계사업의 현지화 과정 연구 : 베트남 후에시 마스터플랜을 중심으로

Abstract

전 세계적으로 개발도상국의 도시성장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한국의 도시개발 경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특정 국가의 도시개발 경험을 문화적 맥락이 전혀 다른 지역에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현지화(Localization)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해외 도시개발 사업은 단순한 해외건설의 측면이 아니라 한 도시의 종합적 산업영역과 사회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사업 활동으로 이해해야하며, 특히 도시계획 및 설계 사업은 도시공간 혹은 도시계획 및 설계를 현지화의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현지 제도와 법규, 시장상황 뿐만 아니라 정치적 상황이나 지역 커뮤니티 등 지역적 특성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해외 도시계획 및 설계 사업에 참여한 외부 전문가가 대상 도시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핵심 쟁점을 도출하고, 이러한 쟁점들이 도시개발 경험의 현지화 측면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 고찰하고자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도시계획 이론 및 도시개발 경험의 확산, 다국적 기업의 현지화와 지식이전(Knowledge Transfer) 및 지역성(Locality)에 관한 문화 담론에 대한 선행 연구를 통해 해외 도시계획 및 설계 사업의 현지화 과정에 관한 이론적 모형을 설정하고, 이를 <베트남 후에시 마스터플랜 개선 및 수립사업(2011~13>과 그 후속사업인 <베트남 후에시 향강 연안개발 상세계획 수립사업(2014~17)>에 적용하여 현지화의 핵심 요인을 도출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계획 수립과정에서 전문가는 외부적 시선에서 지역을 설명하는 일반적 특성을 통해 나름대로 지역을 바라보는 틀(Local Frame)을 형성하고, 이 틀에 도시개발의 경험을 적용하여 지역 특성을 고려한 계획안을 수립하는 1차적 현지화 과정을 거친다. 다음으로 전문가는 지역 주체들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내부적 시선의 지역 특성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기존 계획안을 지역 문화(Local Culture)에 맞도록 조정하는 2차적 현지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에시 마스터플랜 및 상세계획 수립사업의 1차 현지화 과정에서는 지역을 설명하는 일반적 특성인 경제, 사회 및 도시 환경과 관련된 분야별 현황과 제도 및 법규, 상위계획 및 관련 개발계획의 검토 등이 초기 계획안 수립에 영향을 끼치는 주된 요인으로 파악되었다. 2차 현지화 과정에서는 정치적 의사결정, 지자체의 재정 및 제도적 조건, 지역 커뮤니티의 생활방식 및 인식, 국지적 지역 조건 등이 계획안이 수용되거나 조정되는 데 영향을 끼치는 주된 요인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지역 주체와의 교류적 계획과정에는 다양한 지역 문화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업 제도 및 절차와 참여 주체의 역할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2차 현지화 과정에서 수행사 측이 제안한 계획안이 수용되지 못하고 수정되는 핵심 요인으로는 지역 문화적 이유를 꼽을 수 있으며 마스터플랜 수립단계에서는 정치적 의사결정이, 상세계획 수립단계에서는 지역의 생활습관이나 인식적 부분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반면에 계획안이 현지에 성공적으로 수용되는 핵심 요인으로는 수행사 측의 계획 및 설계적 전문성을 꼽을 수 있으며 마스터플랜 수립단계에서는 한국 개발 경험을 적용하고 합리적인 계획안을 수립한 것이, 상세계획 수립단계에서는 지역 특성을 적절히 반영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결과적으로 본 사업은 현지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혁신적 계획과정과 지역 주체의 의견을 반영하여 계획에 적용하는 교류적 계획과정을 바탕으로 후에시의 광역적 도시공간과 경제산업 및 도시환경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한 계획안을 수립할 수 있었다. 국가 간 도시개발사업의 교류가 증대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해외 도시개발 사업은 공여국의 도시개발 경험을 수원국에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 주체와의 협의 및 정보 공유 과정을 통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계획안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