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적령기 청년들의 혼인결정요인 탐색

Abstract

저출산 문제로 인해 혼인적령기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늦게 하는 비혼과 만혼 현상이 사회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가족경제학적 입장에서 본다면 풍부한 경제적 자원은 혼인에 유리할 것이나, 오늘날 우리사회 청년들은 누구보다 풍족한 생활을 누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혼인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혼인이행의 결정요인을 경제적 자원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탐색해 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안정욕구의 충족이 애정욕구의 이행을 부른다는 욕구단계이론에 기초하여, 혼인적령기 청년들의 혼인의사결정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에 따라 안정욕구의 충족 정도는 만족도로 간주하였고, 안정욕구의 방해 정도는 불확실성으로 가정하였다. 만족도는 생활만족도․직장만족도․업무만족도의 변수로, 불확실성은 주관적 계층의식과 계층이동가능성의 변수로 정의하였다. 종속변수는 혼인이행여부로 정의하였다. 각 변수들과 혼인이행확률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노동패널 9차~15차 자료를 이용하여 패널 프로빗분석을 실시하였고, 역인과관계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시차를 주어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경우, 생활만족도가 높을수록, 주관적 계층의식이 높을수록, 계층이동가능성이 낮을수록 혼인이행확률이 높았으며 모두 유의미하였다. 즉 안정욕구가 충족될수록, 불확실성이 낮을수록 혼인이행확률은 높을 것이라는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취업자만을 대상으로 하여 분석한 경우, 생활만족도가 높을수록, 계층이동가능성이 낮을수록 혼인이행확률이 높았으며 유의미하였다. 주관적 계층의식의 경우에는 높을수록 유리하였으나 유의하지는 않았다. 직장만족도는 높을수록, 업무만족도는 낮을수록 혼인이행확률이 높았으나 유의하지는 않았다. 업무만족도와 혼인이행확률이 부(-)의 관계를 보이는 것은, 본 연구에서는 Kenrick ․ Griskevicius ․ Neuberg ․ Schaller의 욕구단계이론과 Alderfer의 ERG이론에 기초하여 해석하였다. 즉, 안정욕구와 애정욕구가 충돌할 경우 개인은 하위욕구인 안정욕구를 선택하게 되고, 이에 따라 상위욕구인 애정욕구의 기대수준은 높아져 실현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혼인적령기 청년층은 풍족한 경제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높은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고, 시장의 효율화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적 기조 아래 노동의 완전한 이동성, 대체성에 직면하고 있다. 끊임없는 경쟁은 청년층의 불안을 불러, 취업여부나 학력, 혹은 소득과 같은 경제적 자원의 단순한 보유만으로는 안정욕구가 충분히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정욕구의 좌절은 애정욕구로의 이행을 방해하고, 이는 사회 재생산의 측면에서 심각한 위기를 불러온다는 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나아가 계속되는 욕구의 좌절은 사회구성원들의 행복을 저하시켜 청년층이 욕구를 포기하고, 혹은 욕구조차 하지 않는 무기력한 사회가 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혼인적령기 청년들의 안정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정책 마련과 함께, 안정욕구의 충족을 방해하는 불확실성과 같은 요인들을 완화시켜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