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문화에 대한 경찰공무원의 인식이 부패의향에 미치는 영향

Abstract

한국 공직사회의 부패문제는 현재 사회 내부에 고질적인 병폐로 인식되고 있으며, 다양한 반부패정책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크고 작은 공무원 부패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관료부패를 억제하는 반부패 정책은 기본적으로 부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요인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수립된다는 점에서, 부패행위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나아가 이러한 원인을 차단하고 억제하는 반부패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한국공직사회의 끊이지 않는 부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관료부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요인은 크게 조직의 구조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이 존재하는데,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문제에서 나아가 조직원 개개인의 조직 특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 즉 인지된 구조가 부패에 대한 의향의 차이를 형성한다는 점을 밝히고자 하였으며, 경찰조직 내 현재 다양한 방향으로의 반부패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바, 이것이 개인으로 하여금 부패의 의향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요소로서 어떤 영향력을 갖는지 알아보기 위해 반부패 정책의 효과성 인식 변수의 매개효과와 조절효과를 가정하고 분석을 시행하였다.

연구가설의 검증을 포함한 연구문제의 해결은 설문을 통한 1차 자료수집과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자료 수집은 아산 경찰교육원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는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설문지는 인구통계학적 변수를 포함하여 경찰조직문화에 대한 인식, 개인의 도덕성, 부패의향, 반부패정책의 효과성 평가 등을 질문하는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부패의향의 경우 경찰 내부에서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개인적·조직적 차원의 부패 상황을 구체적인 사례 식으로 작성하여 보다 정확한 답변을 얻고자 하였다.

회귀분석의 결과 조직문화로서 조직 내 상하관계에 대한 인식, 조직 내 의리주의에 대한 인식 및 조직 내 정착되어 있는 부패관행에 대한 인식은 부패의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수임이 확인되었으나, 조직윤리로서의 충성과 복종에 대한 인식은 부패의향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부패 정책의 효과성 인식의 매개효과는 조직 내 상하관계에 대한 인식과 부패의향간의 관계에서만 발견되었는데, 이때의 매개효과는 독립변수의 종속변수로의 직접효과 없이 전적으로 매개변수를 통해서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완전매개효과를 가지고 있어, 경찰공무원 개인의 경찰문화 중 상하관계에 대한 인식이 강할수록 반부패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화하여 결과적으로 부패의향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또한 반부패 정책의 효과성 인식의 조절효과 분석 역시 조직 내 상하관계에 대한 인식과 부패의향간의 관계에서만 발견되었는데, 이는 조직 내 상하관계에 대한 인식이 부패의향에 미치는 영향은 조절변수인 반부패정책의 효과성 인식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회귀선을 도식화한 결과 반부패정책의 효과성을 강하게 인식하는 집단의 경우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부패의향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부패의 원인을 기존의 연구가 부패의 원인을 조직구조적 요인이나 개인의 도덕성 요인과 같은 단일요인으로 한정하는 것에서 나아가, 유기체로서의 조직과 상호작용하는 각 개인이 이러한 조직문화를 어느 정도 강력하게 받아들이는 가에 대한 차이를 반영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관료부패의 원인에 이러한 인식의 행위에의 영향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반부패 정책은 이러한 개인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조직 문화 자체의 개선하는 방향과 더불어, 정책의 효과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노력이 병행될 때 정책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