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적 설명에 대한 레일튼의 연역 법칙적 모형은 통계역학에 적용 가능한가?

Abstract

자연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어떻게 이루어져 왔고 또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다루는 과학적 설명에 대한 문제는 과학철학의 전통적인 주제 중 하나로서 여전히 후속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학철학의 다른 여러 주제들에 대한 논의에서와 같이 과학적 설명에 대한 논의 역시 하나의 이론이 출현하게 되면 그 이론에 대한 문제점이 제시되고, 그 문제점을 해소하거나 해결하는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과학적 설명에 대한 논의는 과학철학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헴펠이 과학적 설명에 대한 연역 법칙적 모형, 나아가 귀납 통계적 모형을 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해당 모형이 가지는 문제점들을 둘러싼 논의들이 활발히 진행되었고 이를 보완하고자 과학적 설명에 대한 여러 모형들이 새로이 등장하였지만, 모든 과학철학자들이 온전히 동의할만한 완성된 모형이 제시되지는 못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등장한 확률적 설명에 대한 레일튼의 연역 법칙적 모형은 헴펠의 기존 이론이 가지는 문제점들로부터 자유롭고, 현대 물리학의 주요한 축인 양자역학을 포괄하는 설명 이론으로서 과학철학자 새먼의 극찬을 받을 정도로 의미가 있는 이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이론이 가지는 철학적 함의와는 어울리지 않게 그에 대한 후속 논의들은 그다지 활발히 진행되지 않았는데, 그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나는 레일튼의 모형이 가지는 완전성이 그 근거로 작동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레일튼의 모형은 어떤 지점에서 비판 가능한가? 이 논문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보려는 나의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였다. 본문에서 나는 우선 레일튼의 연역 법칙적 확률 설명 모형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해당 모형이 어떤 확률적, 설명력적 기반 위에 서있는지를 알아볼 것이다. 그런 다음 그 모형을 통계역학에 적용해봄으로써 그것의 적용 범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하는데, 결론적으로 나는 레일튼의 모형이 몇몇 문제점에 대한 그럴듯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통계역학을 포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문제점들은 본문에서 자세히 논의될 것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이 논문은 한 설명 모형에 대한 비판적인 검토로서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