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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의 테르시테스: 2.212~242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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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준서
Advisor
이종숙
Major
인문대학 협동과정 서양고전학전공
Issue Date
2012-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일리아스인물소개테르시테스공적인 연설영웅적 탁월함비난의 수사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협동과정 서양고전학전공, 2012. 8. 이종숙.
Abstract
에서는 시인이 이야기 진행을 멈추고 등장 인물을 소개하는 인물 소개(Character Introduction)가 빈번하게 반복된다. 이러한 인물 소개의 주된 목적은 해당 인물 자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뒤이어 벌어지는 사건에 청중의 주의를 집중시키는데 있다. 특히 연설에 앞서 등장하는 인물 소개는 이어지는 해당 인물의 연설에 청중이 주목하도록 만드는 동시에, 시인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청중의 반응을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2권에 등장하는 테르시테스에 대한 시인의 소개 역시 상기한 인물 소개의 범주에 포함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인물 소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른 인물 소개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데, 외모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그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시인이 드러내는 직접적인 비난과 노골적인 혐오감이 그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인이 테르시테스를 소개하면서 사용하는 표현들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그 표현들이 의 다른 장소들에서는 오직 등장인물들만이 사용하는 것으로, 윤리적으로 부적합한, 바꿔 말하면 공동체의 보편적인 가치 기준에 어긋나는 행위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표현들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시인이 이처럼 예외적으로 테르시테스에 대해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태도를 보이는 원인은 인물 소개 이후 제시되는 테르시테스의 연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테르시테스의 연설은 아카이아 군의 공식적인 모임인 집회(ἀγορή)에서 이루어지는 공적인 연설로, 이러한 공적인 연설은 해당 인물이 의 보편적인 가치인 영웅적 탁월함을 공동체의 구성원들로부터 공식적으로 승인 받고자 하는 무대이다. 영웅적 탁월함은 행동과 말, 즉 무용과 연설 두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으로, 이러한 사실은 내에서 수 차례에 걸쳐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그리고 의 공적인 연설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테르시테스 역시 사용하고 있는 비난의 수사(Rhetoric of Blame)는 영웅적 탁월함이 무용과 연설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비난의 수사는 주로 전장에서 상대의 용기 없음, 혹은 무용의 결핍을 비난하는 장면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러한 특징은 그것이 공적인 연설에서 활용될 때도 마찬가지인데, 비난의 수사는 일관되게 전투에 대한 기피를 그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난의 수사는 단지 상대방의 무능력함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비난함으로써 말하는 이 자신이 상대방이 결여하고 있는 능력, 즉 무용을 갖추고 있음을 과시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난의 수사가 공적인 연설에서 활용될 경우, 그것은 단순한 과시를 넘어서 말하는 이의 가치, 즉 그가 영웅적 탁월함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공동체 전체의 공식적 승인을 추구하는 것이 된다.
공동체 전체 구성원들의 승인을 얻기 위해서 공적인 연설은 해당 집단에 의해 지지 받고 통용되는 관습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테르시테스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이런 관습을 거스르는 방식으로 비난의 수사를 오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테르시테스에게는 비난의 수사를 행할 수 있는 자격 자체가 주어져 있지 않다. 시인이 그의 외모를 자세하게 묘사하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무용을 전적으로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가 전쟁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종용하는데 활용하고 있는 비난의 표현들은, 의 다른 장소에서는 예외 없이 전투에 나설 것을 독려할 때 등장하는 표현들이다.
공적인 연설에서 테르시테스가 사용하고 있는 뒤틀리고 전도된 비난의 수사는 단지 전장이나 회의에서의 무능력함을 반영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테르시테스는 무용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인 비난의 수사를 그 토대부터 왜곡하는 동시에 그러한 왜곡을 통해 공공연하게 전쟁의 포기를 제안함으로써 의 보편적 가치인 영웅적 탁월함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시인은 테르시테스에게 이례적으로 직접적인 비난과 노골적인 혐오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1742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Program in Classical Studies (협동과정-서양고전학전공)Theses (Master's Degree_협동과정-서양고전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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