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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랑시에르의 관점에서 본 연극의 정치성 - 로버트 윌슨의 연극을 사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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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사민

Advisor
신혜경
Major
인문대학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자크 랑시에르로버트 윌슨연극의 정치성연극 관객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2016. 2. 신혜경.
Abstract
본 논문은 프랑스 미학자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의 관점을 바탕으로 통상적인 정치적 연극에 존재하는 한계를 비판적으로 규명하고 새로운 측면에서 연극의 정치적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예술과 정치를 바라보는 랑시에르의 독특한 관점은 국내·외 학계의 상당한 주목을 끌고 있으나, 특히 연극 영역에서 국내의 연구 현황은 극히 미진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연극은 그것이 직·간접적으로 현실 사회와 정치에 관한 주제의식을 드러낼 때 정치성을 지닌다고 판단되어 왔다. 그러나 랑시에르는 이러한 정치적 연극에 무엇보다 관객에 대한 예술가의 인식과 관련된 결정적 한계가 존재하며, 연극은 예술가의 정치적 문제의식을 관객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연극의 정치성이나 예술성을 부여하는 데 통용되는 관습적인 기준들을 해체하고 그것을 통해 관객의 새로운 미적 경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정치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본고는 랑시에르의 논의를 분석적으로 고찰하고, 흔히 비정치적이라고 규정되는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 연극을 랑시에르가 말하는 정치적 연극의 사례로 검토하여 연극의 정치성 개념의 확장을 모색하고자 한다.
2장에서는 랑시에르가 포착하는 기존 정치적 연극의 한계를 관객 역할에 대한 예술가의 인식과 관련지어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랑시에르는 많은 정치적 연극 예술가들이 연극의 현실적 효력을 강화하기 위해 흔히 연극에 대한 관객의 적절한 이해와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그러나 랑시에르는 앎의 연극으로서 정치적 연극은 예술가들의 정치적 신념과 의도에 맞는 획일적인 이해를 요구하며, 관객이 상대적으로 무지한 지도의 대상이라는 암묵적인 전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억압적 성격을 지닌다고 비판한다. 또한 행함의 연극으로서 정치적 연극은 관객이 배우와 함께 연극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여 연극뿐만 아니라 연극이 가리키는 현실에 대한 능동적 태도를 함양하기를 기대하지만, 이는 관객의 관조가 참여와는 달리 수동적이고 방관적인 행위에 불과하다는 이분법적 편견에서 비롯하고 있다고 랑시에르는 지적한다.
3장에서는 랑시에르가 생각하는 정치가 무엇이며 예술이 정치와 맺을 수 있는 관계가 무엇인지를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새로운 관점에서 연극의 정치성, 그리고 그에 있어 관객의 역할을 고찰한다. 랑시에르는 감성의 분할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인간의 정치 공동체가 심층적으로는 감각적인 차원에서 불평등하게 질서화되어 있고, 이 획정된 질서에 개입하여 평등을 가시화하는 행위가 정치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치와 마찬가지로 감성의 분할 원리와 결부된 예술 영역에 각각 윤리적 예술 체제, 재현적 예술 체제, 그리고 미학적 예술 체제라는 예술 식별의 기준들이 존재한다고 보는 랑시에르는 미학적 체제에서 예술과 정치가 불가분한 것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 체제에 기반하는 예술은 사회적 유용성이나 예술적 적합성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대신 관객의 비일상적이고 이질적인 미적 경험을 가능케 하며 예술과 현실을 대하는 관습적이고 고착화된 사고의 틀에 균열을 냄으로써 정치적 예술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4장에서는 랑시에르의 논의를 토대로 미학적 체제의 예술이자 정치적 예술의 사례로서 윌슨 연극의 특징들을 검토한다. 현실의 사안이나 그에 대한 정치적 신념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지극히 예술적 실험에 치중하는 윌슨의 연극은 대개 비정치적이라 규정되고 그런 점에서 비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이미지 연극이라 지칭되는 그의 연극은 통상적인 관점의 정치적 연극이 관객에게 앎이나 행함을 요청하는 것과는 달리 전형적인 봄의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정치적 연극의 요소들을 갖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윌슨의 연극은 전통적인 예술적 위계와 경계를 다양한 층위에서 해체하고 재편한다는 점에서 랑시에르의 관점에 따라 새로운 차원에서 정치적 의의를 지닌다고 평가될 수 있다.
그 기원에서부터 인간의 공동체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온 연극은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어떤 메시지를 주는가에 따라 정치성을 부여받아 왔다. 그런 점에서 예술적 실험의 혁신성에 주목하여 예술의 정치를 새롭게 조망하는 랑시에르의 논의는 일견 전복적으로 다가올 수 있고 그 유효성에 대한 물음들도 제기될 수 있다. 특히 현실의 사안을 주제로 삼는 연극이나 관객의 참여를 요청하는 연극의 존재 가치를 폄하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랑시에르가 그러한 연극들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고 이해할 수 없다. 그가 거부하는 것은 연극의 주제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을 형상화하는 구태의연한 형식이며, 관객의 공동 참여가 공동체적이고 정치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근거 부실한 신념인 것이다. 또한 그의 논의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정치성이 약화되거나 부재하다는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되어 온 연극들에 새로운 측면의 정치적 잠재력을 발견하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유의미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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