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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그손 철학에서 시간의 형식과 질료, 그리고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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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변예은
Advisor
김상환
Major
인문대학 철학과
Issue Date
2017-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베르그손시간시간성지속기억의식물질생명생명체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철학과, 2017. 2. 김상환.
Abstract
주지하다시피 베르그손의 철학은 지속(durée)의 철학이다. 그러나 베르그손 철학의 핵심에 놓여 있는 지속 개념의 가장 기본적 정의, 즉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보기에 충분히 해명되고 있지 않다. 왜 시간은 단번에 펼쳐지지 않는가? 어떻게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일정 시간의 간격 동안 지속하게 되는가? 이 논문은 이처럼 지속으로서의 시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으로부터 출발하며 이를 시간의 형식, 질료, 체험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지속의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베르그손은 창조와 시간의 동일성을 주장한다. 지속하는 모든 존재에게 미래는 비결정적인 채로 남아 있어서 이를 창조해야 하며 지속은 바로 이 창조의 작업에 의해 성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소간 비유적으로만 설명된 이 창조의 작업은 정확히 어떤 운동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이 창조는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지게 되는가? 논문 2부는 베르그손 형이상학 전반에 대한 우리의 독해를 통해 이 물음들에 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먼저 우리는 베르그손이 논문 에서 상술한 ‘역동적 도식(schéma dynamique)’ 개념을 중심으로 잠재성이 지니는 역량이 현행성의 차원에 대한 초월론적 역할을 맡고 있음을 주장한다. 물질이 정신의 중단이며 역전이라는 베르그손의 명제는 바로 이런 의미에서 성립한다. 나아가 발생된 현행성이 다시금 잠재성으로 합류하여 그 도식을 변화시키며, 도식의 변화는 새로운 발명과 창조의 노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생성의 끊임없고 또한 끝없는 출현을, 곧 지속의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속은 요컨대 잠재성과 현행성 사이의 교차와 순환의 운동으로, 양 방향으로 진행되는 수직적 운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3부는 다음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만약 시간이 발명 혹은 창조이기 때문에 지속한다면, 역으로 발명 혹은 창조는 왜 특정한 시간을 들이는가? 왜 창조의 작업은 무한한 속도로,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인가? 다른 한편으로 창조와 지속의 동연성을 주장했던 것과 달리 베르그손은 단지 반복의 운동에 지나지 않는 습관-기억에도 그 고유한 시간성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우리는 습관-기억의 시간성은 물질의 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즉 시간의 형식을 이루는 정신의 수직적 질서와 구분되는 시간의 질료로서의 수평적 질서가 있으며, 이를 현행성 층위에서의 물질적 운동이 채우고 있다. 만일 이 물질의 운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창조의 작업은 무한한 속도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며 꿈에서의 독특한 시간성이 이 점을 예증해준다. 꿈에 대한 베르그손의 분석은 꿈에서 우리 정신은 동일한 운동을 수행하면서도 물질의 운동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시간의 리듬에서 벗어나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사건들을 체험하게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물질의 운동이 부재할 때, 정신의 운동이 부재할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은 무한한 속도로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물질의 운동을 우리는 일방향적으로 진행되고, 필연적이고 기계적인 경향이 있는 것으로서 포착한다. 그리고 인간의 시간관념은 물질의 이러한 운동 방식에 의거하여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일방향적이고 측정 가능한 경향성을 지니는 시간이 과연 유일한 시간인지를 묻는다. 이는 다시 말해 우리가 그로부터 시간의 형식을 취해온 습관-기억이 물질의 유일한 운동 방식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베르그손은 물질적 우주의 뒤섞임으로부터 특정 내재면에 가해진 절단이 인간적 지각이 접하는 물질의 층위라고 말하고 있으며, 절단 이전의 우주나 다른 내재면은 베르그손의 부분적인 혼동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습관-기억적 필연성을 따라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질이 정신의 창조적 작업을 그대로 현실화시킬 수 있는 정도의 유연성을 지닌 세계에서라면 시간은 꿈의 현상에서와 같이 무한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도 있을지 모르고, 혹은 하나의 작용이 복수의 반작용들을 야기하는 세계에서라면 시간의 일방향성이라는 관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시간의 형식과 질료에 대한 논의를 마친 후, 논문 4부에서는 시간의 체험 문제를 다루며 그 과정에서 지속의 상이한 리듬들을 발견한다. 시간과 관련된 베르그손의 또 다른 주요한 테제 중 하나는 유일한 시간은 없으며, 존재자들 각자가 살아가는 각기 다른 시간만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 의식은 물질의 무수한 순간 혹은 사건들을 특정 긴장 혹은 응축의 정도를 통해 수용하는데, 이것이 인간 의식의 지속의 고유한 리듬을 이룬다. 그리고 베르그손에 따르면 이 긴장의 정도는 그 존재가 수행하는 자유의 역량에 비례하는 것이다. 물질을 특정 긴장으로 응축하면서 확보되는 시간의 간격에 정신의 운동이 들어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질적 순간들에 산재되어 있는 무한소적인 차이를 결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질과 정신,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모든 존재의 위계들이 시간적 긴장 차이로 설명될 수 있는 동시에, 이로부터 지속의 일원론을 확인한다. 이처럼 특정한 리듬으로 조정된 이 지속에서 의식이 수행하는 창조의 작업이 전개되고 있으며, 이것이 체험된(vécu) 지속을 이룬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1831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Philosophy (철학과)Theses (Master's Degree_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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