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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클로델의 『마리아에게 고함』에 나타난 욕망과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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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장영주

Advisor
신은영
Major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Issue Date
2013-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불어불문학과, 2013. 2. 신은영.
Abstract
본 논문은 『마리아에게 고함』을 인간의 욕망과 악의 문제를 중심으로 독해하려는 시도이다. 『마리아에게 고함』은 클로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종교적인 작품이라고 평가된다. 제목에서부터 표명된 소명이라는 주제가 종교적인 구도 속에서 착실히 구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종교적인 이상만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클로델은 무엇보다 인간 현실에 관심을 갖고 욕망과 악으로 점철된 인간의 삶을 작품 안에 구체적으로 담아내려 했다.
클로델은 『마리아에게 고함』을 자신의 중심 작품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완성하기까지 반세기가 넘게 걸린 이 작품은 적은 분량과 단순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클로델을 클로델이게 하는 모든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유기적으로 얽혀 작품을 보다 심오하고 풍부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여러 상징과 극적 기법을 통해 이루어진 겹겹의 글쓰기는 주의 깊은 독서와 탐색의 과정을 요구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욕망과 악의 문제가 등장인물의 삶에서 어떻게 전개되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다.
1부에서는 『마리아에게 고함』에 구현된 악의 특징을 고찰한다. 작품에 구현된 클로델의 악 개념은 그리스도교 신학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악은 물리적 악과 윤리적 악으로 구분된다. 물리적 악은 인간이 받는 벌이고 윤리적 악은 인간이 범하는 죄이다. 이 둘은 모두 궁극적인 선의 실현에 기여한다. 이러한 악 개념은 작품의 종교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작품에서 물리적 악은 비올렌과 피에르 드 크라옹의 나병으로 나타나고 윤리적 악은 마라의 폭력과 범죄로 구체화된다.
2부에서는 욕망의 차원에서 등장인물의 분석이 이루어진다. 등장인물은 모두 어떤 대상을 욕망한다. 그러나 그들의 욕망은 처음부터 불가능을 내포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여기에 물리적 악이 작용해서 선을 이끌어낸다. 나병은 비올렌과 피에르의 욕망을 좌절시키고 그들을 소명의 길로 나아가게 한다. 그러나 마라의 좌절된 욕망은 폭력과 범죄라는 윤리적 악으로 이어진다.
3부에서 우리는 마라를 통해 전개되는 욕망의 드라마를 살펴본다. 작품에서 권위의 부재는 좌절된 욕망이 폭력과 범죄로 구체화되는 계기가 된다. 아버지의 부재를 계기로 마라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한 후 곧 처음과 같은 좌절의 상황에 처한다. 그녀는 다시 폭력을 사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내지만 결국 그녀의 욕망은 완전히 좌절된다. 돌이킬 수 없는 욕망의 좌절 앞에서 마라는 더욱 난폭해지고 급기야 살인까지 저지른다. 그러나 마라의 윤리적 악 역시 선의 실현에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한다. 마라의 폭력과 범죄를 통해 비올렌이 기적을 행하게 되고 가족이 화해를 이루기 때문이다.
선과 악의 대립과 선의 종국적인 승리라는 서사구조는 성모와 사탄이 등장하는 중세 종교극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처음에 이 작품은 진부한 종교극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악은 선과 대립하지 않는다. 선과 긴밀히 결합된 악은 더 이상 단죄의 대상이 아니라 궁극적인 선의 실현에 기여한다. 이러한 관념은 다른 종교극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악이 선의 실현에 기여한다는 관념은 모든 것이 선으로 귀결된다는 낙관적인 결말에 이르게 한다. 그런데 그러한 결말은 자칫 욕망과 죄로 가득한 인간의 삶을 가릴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은 마라라는 인물을 통해서 극복된다. 마라는 계속해서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화해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그녀는 끝까지 욕망의 존재로 남아 악으로 가득 찬 인간의 삶을 대변한다. 그녀를 통해 인간 현실은 작품의 종교적 구도에 매몰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뚫고 나온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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