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ations

Detailed Information

거울을 통해 본 보들레르의 작품세계 : Étude sur le miroir dans l'œuvre de Baudelaire

Cited 0 time in Web of Science Cited 0 time in Scopus
Authors

송홍진

Advisor
이건우
Major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Issue Date
2013-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거울인공낙원나르시시즘멜랑콜리아이러니상징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불어불문학과, 2013. 8. 이건우.
Abstract
본 논문은 거울이라는 문학적 주제를 중심으로 보들레르의 작품세계를 조망하고자 한다. 보들레르에게 거울이 포괄하는 의미영역은 광범위하고 다면적이다. 본고는 보들레르의 작품에서 거울이 때로는 호수나 바다, 애인의 눈과 같이 다양한 이미지로, 때로는 비유나 상징을 통해 나타나며, 그의 작품세계 전반에 걸쳐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그 결과 보들레르에게 거울이 단지 일부 작품의 시적 제재나 주제 또는 수사적 장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학적 문제의식의 본질을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보들레르가 표현하는 이상화된 세계 속에서 자주 강조되는 거울의 이미지는, 그가 우울한 현실의 공간 속에서 마주하는 거울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이 거울의 두 가지 상반된 측면은 시인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이다. 보들레르는 만물이 상호 교감하는 상응의 세계를 상호적 거울의 이미지들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1부에서는 『인공낙원』을 중심으로 이상적 세계 속에서 다루어지는 나르시스적 도취의 거울에 대해 살펴본다. 인공낙원 속에서 유동성과 결정성을 동시에 띠는 거울 이미지는, 몽상에 대한 반자연적 제어를 통해 인공적 이상을 추구하고자 하는 보들레르의 의도를 반영한다. 외부 세계의 감각 대상들에 대한 이상화를 표현하는 거울은, 시인을 창조적 상상력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지니게 되는 자아 이상화로 인도하는데, 특히 시 「아름다움」을 비롯하여 『악의 꽃』에 자주 등장하는 눈-거울의 이미지는 이와 같은 이중의 이상화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도취의 거울은 거시적으로, 거울 이미지의 기만성이 문제가 되는 속이는 거울의 전통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들레르의 작품세계에서 인공적 이상을 반영하는 아름다움이 이중적인 것임을 고려할 때, 도취의 거울이 가진 함의도 이중의 층위가 중첩되어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결국 보들레르가 추구한 나르시스적 도취의 거울의 기만성은, 진정한 꿈, 인간을 진정으로 깨어있는 정신의 고양된 상태로 초대하는 거울의 마술로 해석할 수 있다.
2부에서는 보들레르의 거울이 내포하는 반성성의 측면을 다룬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이타성異他性을 의식하고 그것을 통제하려는 댄디에게 거울은 반성적 의식의 첫 번째 국면을 의미한다. 『파리의 우울』의 산문시 「거울」은 인간 속에서 진리를 찾는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는 댄디의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보들레르가 유한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이 지상에 유폐된 자신의 실존적 상황으로 시선을 돌릴 때, 존재의 허무를 폭로하는 진실의 거울에는 멜랑콜리의 이미지가 드리워진다. 우울에 빠져 자아의 상실을 체험하는 화자의 반-나르시스적인 시선은 『악의 꽃』에 자주 등장한다. 이것이 반성적 의식의 두 번째 양상이라고 한다면, 세 번째 양상은 스스로를 조화 속의 불협화음으로 느끼는 분열적 자아의 고통스러운 거울 보기로 나타난다. 「스스로를 벌하는 자」에서 거울을 보는 심술궂은 여자의 이미지로 나타난 게걸스러운 아이러니는 반성적 의식으로서의 아이러니를 표상한다. 예술가적 의식으로서의 아이러니는, 보들레르에게 고통을 주는 신의 영벌이면서도, 유일한 희망이자 영광인 지옥의 등대이다. 그러나 절망의 거대한 거울인 가없는 심연 자체는 해소되기 어려운 것이다.
3부에서는 1부와 2부의 이원적 구도에서 벗어나는 거울을 고찰한다. 한 존재와 다른 존재, 대상과 대상이 서로를 향해 비추는 상호적 거울의 이미지는, 무한을 향해 열린 새로운 시공간을 만든다. 예를 들어 하늘이나 바다와 같은 자연적 대상들은 그것들이 서로를 끊임없이 반영하는 거울의 이미지로 표현되며, 만물이 상호 교감하는 상응의 세계를 암시한다. 시 「연인들의 죽음」에 나타나듯, 일원성이 된 이원성으로서 상호적 교감의 신비를 내포하는 상호적 거울의 이미지는, 상응의 세계에서 향기, 색채, 소리들이 서로 화답하듯, 그 자체로 새로움을 찾아 무한을 향해 열린 초월적 상응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그리고 거울이라는 상징을 통해 보들레르는 시를 거울로 만듦으로써 시인으로서의 자기 쓰기 작업을 수행한다. 이는 거울-시를 통해 세계를 비춰냄으로써 시 쓰기를 통해 가능해지는 또 다른 세계의 탄생을 기다리는 일이다. 보들레르는 거울을 통해 일차적으로는 세계에 대한 시인 자신의 이중적 비전을 보여주었으며, 궁극적으로 상징을 탐구한 시인으로서 시적 글쓰기의 의미를 끊임없이 자문하였던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001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Altmetrics

Item View & Download Count

  • mendeley

Items in S-Space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