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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작품의 미적 가치에 관한 논의 -N. Goodman의 구성주의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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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신형선

Advisor
오종환
Major
인문대학 미학과
Issue Date
2017-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넬슨 굿먼위작미적 차이지각적 가소성진품성귀속기호환언자필적 예술대필적 옛ㄹ기보 체계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미학과, 2017. 2. 오종환.
Abstract
이 논문은 위조 작품의 미적 가치에 관한 것이다.
미적 가치는 사심을 배제한 무관심적 태도, 즉 대상이 지닌 현상적 속성들만의 감상으로 얻을 수 있는 쾌로, 예술작품이 지니는 여러 가치들 중 예술작품의 핵심 가치로 여겨져 왔다. 그리고 현상적 속성은 작품의 표면에 놓인 관찰 가능한 속성들에 의해서 인과적으로 결정되므로 작품과 관련된 지식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예술작품의 핵심 가치를 지나치게 좁게 한정하는 것으로 호응을 얻기 어렵다. 필자는 본고에서 무관심적 관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쾌로서의 미적 가치를 좁은 의미의 미적 가치로 부를 것이다.
필자는 미적 가치가 현상적 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임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현상적 속성이 감상자가 갖고 있는 작품과 관련된 지식, 믿음들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부분에 반대한다. 우리의 지각은 대상 세계의 속성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주는 객관적 통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가변적 지각을 통해 감상하는 미적인 것 역시 가변적이라는 입장이다. 본고에서는 이 같은 감상자의 믿음과 지식의 영향을 받는 가변적인 현상적인 것으로서의 미적인 것의 가치를 -앞서 정의한 좁은 의미의 미적 가치와 대조되는 의미에서- 넓은 의미의 미적 가치로 부를 것이다.
I. 예비적 고찰에서는 위조가 거부되는 다양한 이유들, 위조의 정의, 위조와 관련된 여러 개념들을 정리하고, 위작의 미적 가치에 관한 논의에서 반드시 다루어져야 할 것들, 구분해서 생각해야 할 개념들이 무엇인지 살핀다.
II장에서는 어떤 예술작품이 위작으로 밝혀지면 그 미적 가치는 예전에 비해 낮게 평가되어야 하는가의 질문에 대한 내재주의자인 비어즐리, 역사적 맥락주의자인 레싱의 답변과, 단토의 식별불가능성의 논제를 위조의 문제에 존재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의 대답을 비판적으로 살필 것이다.
III장에서는 본고에서 옹호하는 굿먼의 위조의 문제에 관한 답변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비판들을 검토할 것이다. 굿먼은 오리지널과 그것의 감쪽같은 카피가 있을 때 지금은 그 차이를 지각할 수 없어도 그 둘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그 둘은 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여 수많은 반론을 불러일으켰고 다르게 보일 것이라는 가능성에 기대어 있는 그의 주장은 인간의 지각이 대상 세계의 속성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객관적 통로임을 받아들이는 경험주의의 전통에서 당연하게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지각 가능한 속성에 근거해서 미적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면 그 판단은 시간이 지난 후에 변할 수 없을까? 만약 변할 수 있다면 타당한 근거에 의한 것일 수 없을까? 굿먼의 다르게 보일 것이기 때문에 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주장은 마치 선결 문제 요구의 오류를 범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굿먼이 요구하는 이 선결문제는 우리의 지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의 타당성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과 닿아 있으며, 이에 관해서 IV장에서 지각의 가소성에 관한 인식론적 논쟁을 검토하면서, 적어도 굿먼의 주장이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 아닌, 지각에 관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함을 주장할 것이다.
인식론에서 토대론과 정합론은 인간의 지식의 구조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설명한다. 토대론은 우리의 지식을 이루는 믿음들은 그것의 근거가 되는 다른 믿음들에 의존하며, 그 믿음의 가장 밑바닥에는 다른 믿음에 의존하지 않는 기초적 믿음이 있는데, 경험주의적 전통에서는 불변하는 감각 자료를 토대로 한 믿음을 그 기초적 믿음으로 여긴다. 그러나 만약 이 믿음의 토대를 이루는 인간의 지각이 주관적이며 가변적이라면, 즉 지각이 가소적이라면 이는 토대론의 뿌리를 흔드는 중요한 부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굿먼이 위조의 문제를 다루면서 주장한, 그래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부분이 바로 지각의 이론 의존성이다.
위조 작품의 미적 가치의 문제를 다루면서 내재주의자들은 명시적으로, 역사적 맥락주의자들과 단토는 암묵적으로 우리의 지각이 대상에 들어 있는 관찰 가능한 속성들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우리에게 전달할 것이라는 믿음을 전제하고 있다. 그와는 달리 굿먼은 지각이 주관적이고 가변적이라는 입장이다. 관찰 가능한 미적 속성에 근거해서 예술작품의 미적 가치를 판단하고, 그 근거가 되는 미적 속성의 지각이 가변적이라면, 한 예술작품이 위작으로 밝혀진 후에 변하는 미적 판단을 단순한 속물 근성에 의한 것으로만 여길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위작을 미적인 이유에서 거부한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위작과 오리지널의 차이를 지각적인 것과 무관한 외부에서 부여되는 의미의 차이에 기댄 해석의 문제로 여기는 것보다 더 적극적인 근거가 요구된다. 굿먼이 미적 차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그 지각된 속성이 예술작품의 양식적 특징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구성하고, 이렇게 구성된 양식적 특징들은 우리가 작품을 감상하는 가이드가 될 뿐 아니라 그 작품이 오리지널인지 위작인지를 판별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V장에서는 진품성에 관한 굿먼의 견해와 이를 뒷받침하는 잘못된 귀속이 미적으로 왜 문제가 되는지에 관한 엘긴의 설명을 살피고, 이와 관련해서 위작은 미적으로 거부되지만 복사본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교육적으로 유익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를 예술작품의 기호로서의 기능에 근거해 살필 것이다.
진품성을 따지는 것, 즉 문제의 예술작품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가의 귀속을 따지는 것은 문제의 작품을 그 작품과 동일한 화가 또는 화파의 작품들이 포함된 작품군 안에 위치시키는 작업으로, 그 작품이 기호로서 어떻게 기능하는가, 즉 그 기호가 무엇을 어떻게 전달하는가를 구성하는 맥락과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귀속에 관한 정보를 작품의 감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미술사적, 인식론적으로뿐 아니라- 미적으로 타당하다.
위작은 미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나 슬라이드와 같은 복사본은 미적으로 비난 받지 않고 오히려 교육적으로 유용하게 여겨진다. 왜냐하면 위작은 원작인 체하며 원작의 기호로서의 기능들만 수행하려 하는 반면, 슬라이드와 같은 복사본은 원작인 체하지 않고, 원작의 수많은 환언paraphrase들 중 하나로서, 원작의 그림으로서, 그것이 복제하고 있는 원작을 지시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VI장에서는 자필적 예술과 대필적 예술에 관한 굿먼의 설명을 소개하고, 이 구분에 대한 비판들을 검토한 후 굿먼의 위조에 대한 설명의 한계를 지적할 것이다. 구문론적으로 조밀한 자필적 예술에서는 미세한 지각적 차이가 큰 미적 차이를 낳을 수 있다는 굿먼의 주장은 전통적인 방식의 시각 예술과 그것의 전통적 방식의 복제인 경우에 한해서는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러나 이러한 굿먼의 주장을 현대의 디지털 예술을 포함한 모든 예술적 관습에 또는 고도로 정밀한 복제에까지 적용하기는 어렵다. 또한 대필적 예술에서 위조가 불가능하고 오로지 자필적 예술에서만 가능하다는 주장도 카피로서의 위조의 경우에만 적용 가능하다. 지금까지 자필적 예술로 여겨졌던 회화나 조각도 매체의 변화 또는 복제 기술의 변화에 의해 조밀하다고 불릴 정도로 매우 섬세하면서 동시에 구문론적으로 디지털한 방식으로 분절적인 기보 체계를 갖게 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에 의해 자필적 예술과 대필적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질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굿먼이 위조된 것에는 미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여겼던 자필적 예술에서 미적으로 아무 차이가 없는 위조들이 생겨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디지털적 복제품들은 원작과 동일한 미적 가치를 지닌다고 말해질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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