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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시에 나타난 무(無)의 미의식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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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윤지은

Advisor
김유중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5-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무(無)무한잠재태유희이미지방심상태감응여백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5. 2. 김유중.
Abstract
김춘수 시는 무(無)의 미의식을 중심으로 그의 시 세계 전체 양상이 전개된다. 무의 미의식이 김춘수의 시 의식을 형성하는 핵심 요인이며,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따라 김춘수 시의 다양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 논문은 실제의 시작 방식에서 무의 미의식이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규명할 것이다. 이에 상응해서 나타나는 김춘수 시의 미학적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그의 시세계를 통합적으로 재고할 것이다. 이때 김춘수의 미학적 인식이 동양 미학적 요소와 직접적인 영향관계 하에서 형성되어 왔음을 밝히고자 한다. 김춘수 시세계에 내재되어 있음에도 그동안 미흡하게 논의되어왔던 동양 미학적 요소들이 김춘수 시의 특질을 규명하는 심급이기 때문이다.
무의 미의식은 김춘수 시에서 사물의 잠재태를 드러내고자 하는 태도이며 방식이다. 사물의 잠재태는 주체가 가시화하거나 범주화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는 무규정적인 것이다. 또한 잠재되어 있는 상태는 외적 상황에서 기인하는 관념이 개입되기 이전의 사물의 고유성이며, 이를 발견하고 그것을 형상화는 태도는 사물의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미적 태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미적 태도는 김춘수 시에서 주체의 인식 영역을 넘어선 추상화되고 모호한 아름다움을 실재로 하는 시적 대상을 제시하는 방식을 모색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를 위해 우선 김춘수는 시적 주체의 주관을 최소화한다. 이는 주체가 인식할 수 있는 범주내로 제한된 사물의 의미를 확장하기 위함이다. 이와 같은 김춘수의 창작방법론은 세계와 모든 존재가 가시적 형상과 비가시적 형상의 상호관계를 통해 유동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김춘수 시는 고정되고 확정된 형상을 포함하면서, 동시에 그것 이상으로 확대된 비형상까지 사물의 고유 속성으로 제시한다.
2장에서는 김춘수의 1950년대 시와 시론을 독해한다. 김춘수의 초기 시세계는 무의미시라는 명칭 하에 분명하게 드러나는 김춘수의 미의식을 구축하는 연원으로 작용한다. 이 시기에 김춘수는 시론을 통해 시에서의 객관적인 태도가 요구됨을 피력한다. 객관적인 태도란 시에서 시적 주체의 선입견 내지 주관을 최소화한 상태이다. 이를 통해 시는 심리적인 것과 주관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게 된다. 김춘수는 이를 동양적인 허무라고 명명한다. 이때 동양적인 허무란 실용적이고 선택적인 사고방식과 합리적인 사고 관행의 울타리를 벗어난 자유로운 상태에서 인식되는 무이다. 이를 바탕으로 김춘수의 1950년대 시의 시적 주체는 형상화 불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하던 단계에서, 점차 그것을 인식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시집 <>과 <>에서 시적 주체는 사물의 본질이 현실 속에 도구적으로 존재하는 언어와 언어의 의미작용을 넘어선 자리, 즉 간극에 있음을 발견한다. 이 같은 간극은 시집 <>와 <>의 시적 주체가 무한을 인식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3장에서는 김춘수의 이미지 시론과 수필 등의 산문에 나타난 시적 지향을 살핀다. 김춘수는 시에서 사물을 명확한 형태로 재현하기 보다는, 그 너머에 잠재된 사물의 고유한 미적 속성까지 제시하고자 하는 시적 지향을 가진다. 이때 사물의 고유성은 일상적 협잡물과 거리가 먼 난센스와 상통한다. 김춘수는 사물의 고유한 미적 속성은 道可道非常道, 즉 논리적으로 명확하게 규정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에서 사물의 아름다움은 논리적인 설명이 아닌 암시의 형식을 통해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제시방식이 김춘수의 독자적인 이미지론의 정립으로 이어진다. 이미지론을 통해 김춘수는 대상 없는 서술적 이미지의 개념을 고안하고, 그로써 사물의 미적 속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시적 주체의 주관을 최소화 하는 것은 사물의 미적 속성을 극대화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이다. 김춘수는 「말」 연작수필을 통해 시적 주체의 주관을 최소화하는 효과적인 방식으로써, 관습화된 기존 언어의 의미영역을 넘어서고자 한다. 이와 관련한 것으로 김춘수는 방심(放心)상태의 창작방법론을 제시한다. 방심상태의 시적 주체는 시적 대상을 설명하지 않고, 그가 의도하는 일정한 의미로 풍경을 이끌지 않는다. 시적 주체는 목소리를 잃음으로써, 그보다 넓은 시야가 펼쳐지는 순간을 포착한다.
4장에서는 김춘수가 시론에서 주장한 의미의 무화 기획이 실제 시작(詩作)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어떠한 시적 효과를 나타냈는지를 규명한다. 의미의 무화 기획은 사물의 형상화 불가능한 무한이 있음을 인지한 시적 주체가, 그것을 제시하기 위한 시적 전략이다. 이를 통해 사물이 비의의 아름다움이라는 최종의 속성을 가지게 된다. 이때 감응의 방식은 비의의 아름다움을 제시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감응은 사물 각각의 고유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시 전체의 풍경을 만든다는 점에서 제유적이다. 또한 이미지들이 연쇄하는 방식이 비인과적이라는 점에서 시의 풍경과 사물은 비의를 가진다. 김춘수는 이를 리듬이라는 개념으로 구체화한다. 이때 리듬은 이미지들의 연쇄를 통해 의미화를 지연하는 장치로서, 감응의 방식과 상통한다. 또 다른 제시방식으로 김춘수 시의 여백이 있다. 김춘수 시에는 가시적인 형상과 비가시적인 형상이 상호작용함으로써 논리적으로 구체화되지 않는 여백이 발생한다. 김춘수 시의 사이와 너머는 이러한 여백을 상징하는 기표이다. 그런데 이 여백은 단순한 없음이 아니다. 여백은 시적 주체의 목소리를 비우고, 이로써 시적 주체의 인식 이상에서 현현되는 비가시적인 풍경의 아름다움을 생성하는 자리이다.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자리에서 새로운 풍경이 무궁해지는 자리로 확장되는 공간인 것이다. 이 같은 전복적인 사유태도는 의미의 탈바꿈으로 개념화된다. 이는 고정된 형상 또는 의미를 비틀고 해체시킴으로서 가시적 형상 이상에서 포착되는 혁신적인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시적태도였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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