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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朴婉緒)와 장신(張欣) 소설에 나타난 도시적 일상성 비교연구 : A Comparative Study on the Urban Alltäglichkeit of Park Wanseo and Zhang Xin'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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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곽희열

Advisor
박성창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5-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일상성산업화도시비판여성의식박완서장신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5. 2. 박성창.
Abstract
본 논문은 박완서와 장신 소설을 비교함으로써 산업화시대에 한·중 도시 소설에 나타난 물신주의로 인한 사회 병폐를 일상성을 통하여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박완서 문학을 논하는 데 있어 간과할 수 없는 두 요소는 그가 한국 전쟁시기와 산업화시기를 같이 경험한 작가이자 여성작가라는 사실이다. 그의 소설을 형성하는 세 개의 큰 줄기는 ʻ전쟁의 상처ʼ, ʻ물신주의ʼ, 그리고 ʻ여성의 문제ʼ라고 볼 수 있으며 그 바탕에는 ʻ사랑ʼ과 ʻ가정ʼ이라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과속경제 성장과 부딪치는 도시인의 생존모습과 가치관의 변모양상을 통해 그들의 소설에 나타난 문학적 경향과 작가의식의 유사성과 차이, 그리고 그 원인을 비교문학의 방법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이 논문의 중심 논제인 일상성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주로 현상학적 전통, 마르크스주의 전통, 그리고 상호작용론의 전통이라는 세 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졌다. 그 가운데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문제로 삼는 앙리 르페브르의 이론을 이 논문의 주요 방법론으로 삼고 이를 두 작가의 소설 속에 나타난 양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병리 현상과 연관 지어 분석하였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상성과 현대성의 관계를 규명하고 그 다음 일상성과 ʻ물질ʼ, ʻ계층ʼ, ʻ가정ʼ 등이 본 논문에서 다루는 중심 내용과의 관련성을 논의하였다. 이외에 르페브르의 논의만으로는 한계성을 지니므로 부분적으로 ʻ일상의 체험적인 특징ʼ과 ʻ공존의 개념ʼ 등의 마페졸리의 이론을 도입하였다.
이를 위해 공간적 배경으로서의 1970년대의 서울과 1990년대의 광저우(廣州)를 살펴보았다. 정부 주도의 개발 정책이 진행된 서울과 광저우의 산업화 경제발전 과정을 비교함으로써 두 작가가 양국 도시인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데에 나타난 차이가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사회 환경의 특성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박완서 소설이 담고 있는 사회 배경의 특성은 과속한 경제 성장이 도시인의 육망을 자극함으로써 자본 축적에만 관심을 갖게 만드는 현실이다.
두 작가의 작품을 비교연구 대상으로 삼기 위한 중요한 비교조건으로, 『휘청거리는 오후』와 『도시의 흉년』 등의 박완서의 소설과 『도시 정인(都市情人)』에서 수록되어 있는 장신의 소설이 모두 ʻ도시 소설ʼ에 속한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한 걸음 나아가 한국의 산업화 과정을 부각시킨 박완서의 도시 소설을 세태소설이라고 지칭하는 여러 논의를 참조하여, 이를 1920년대에 한국에서 나타난 세태소설과 구분하였는데 이를 통해 두 작가의 작품들은 동시에 세태소설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어서 박완서와 장신이 양국 문학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동시대의 다른 작가들에 관해 논의하면서 이 두 작가를 비교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를 보충 설명하였다. 특히 두 작가가 위치한 문학사적인 맥락을 제시함으로써 두 작가의 비교 가능성이 더 뚜렷하게 드러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의 논의는 두 작가의 작품들을 비교문학 연구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해주는 작업으로, 작품들의 본격적 비교에 앞선 예비단계라고 할 수 있다.
3장에서는 우선 박완서 소설을 중심으로 하여 도시인의 허위적인 모습과 비정상적인 가족관계를 다루었다. 박완서의 『휘청거리는 오후』와 『아주 오래된 농담』은 도시 중산층 가정의 왜곡된 가족상과 ʻ돈ʼ이 있고 없음에 의하여 인간 자체의 가치가 다르게 평가되는 현실을 드러낸다. 물질에 대하여 더 집착하고 자본 축적에 대한 욕심도 점점 더 키워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나타난 『도시의 흉년』 등의 소설은 세대와 계층 간의 갈등 양상을 통하여 당시 서울 중산층 사람들의 물신숭배 의식을 반영한다. 또한 한국 사회의 현대성은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와 부권 이데올로기의 동시적 작용에 의하여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장에서는 현대 도시에 잔존해 있던 부권 사상의 극복과 여성의 탈출 의식에 관해서도 세밀하게 논의를 진행한다. 박완서의 부권 극복 사상은 주로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하나는 『살아 있는 날의 시작』,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에서 드러난 전통적인 부권 의식에 대한 극복 양상이고 다른 하나는 『도시의 흉년』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여성이 집안의 경제적 주도권을 가지게 함으로써 남성 역할을 왜소화하게 만드는 극복 방법이다. 이 장에서 주목하는 또 한 가지 문제의식은 박완서 소설에서 나타난 여성의 기형적 탈출 방식에 대한 것이다. 박완서 소설의 여주인공은 늘 약물의존 등의 수단을 통해 자기 구원을 시도함으로써 파멸의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한국 사회는 이미 병입고황이라는 상태가 되어서 인간성과 사회성의 변혁이 매우 시급하다는 것을 전달함을 표현하려고 한 설정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4장에서는 장신의 『도시 정인』에 반영된, 중국 산업화 사회에서 살고 있는 젊은 도시인들의 생존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장신이 형상화하는 도시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그가 도시에 대하여 취하는 태도도 박완서의 그것보다 애매모호하다. 작중인물들 사이에 가치관의 충돌을 만듦으로써 산업 사회가 인간성을 해체시키는 것을 비판함과 동시에, 기존의 도덕을 지키는 이유와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끝없는 탐구를 통해서 그의 이중적인 작가 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도시 중산층의 허위적인 모습에 대응하여 장신이 그려내는 여성들이 눈을 현혹시키는 도시의 풍경과 부딪칠 때 느끼는 곤혹과 권태감을 부각시켰다. 다음으로 친한 친구로서 같은 성장 배경을 공유한 여자 주인공들이 각자 다른 가치관을 가지게 되거나 젊은 부부의 결혼 생활이 돈에 의해서 흔들리는 장면을 부각시킴으로써 산업화에 수반되는 현상으로 오직 부의 축적을 위하여 도덕과 인간성이 점점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부권의 극복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은 산업화되기 전에 이미 어느 정도 부권이 붕괴되어 있었기 때문에, 성역할의 지향은 주로 경제적인 요소로 인하여 표현된다. 또 여성이 상품화의 물결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반성하고 있으며, 이들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의 문제가 다루어진다는 점에서도 장신의 소설은 특징적이다. 「가족애 정보부(親情六處)」, 「동지(冬至)」 등의 소설은 여주인공이 새로운 기능을 배우거나 공부를 계속하거나 일자리를 구하게 된다는 장면을 설정함으로써 여성의 자기구원 서사를 이룬다.
마지막으로는 박완서와 장신 소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규명하고 이런 양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밝힘으로써 동아시아 비교문학에 있어서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보았다. 두 나라는 경제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하여 비슷한 사회 병폐를, 즉 물신주의 풍조가 만연함으로써 도시인의 가치관이 변모하는 폐해를 겪게 되었다. 그리고 부권해체의 문제에 있어서 두 작가가 페미니스트라기보다는 휴머니스트의 시각으로 재현하고 있는 점 또한 공통점이다. 특히 국적을 불문하고 인간성의 공통점으로 귀착할 수 있는 이기주의를 가족관계 등 미세한 일상을 통하여 표현하는 데서도 두 작가의 경향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박완서는 끊임없이 도시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반면에 장신은 이중적인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본다. 또한 박완서의 글쓰기에서는 기억을 복원하고자 하는 행위가 확인되며 그의 작품에서 민족공동체의 회복, 고향 복원, ʻ가족 공동체의 회복과 갈망ʼ이라는 세 가지 공동체 의식이 자주 나타나는 등 과거 지향적 글쓰기가 두드러지는 반면 장신은 미래지향적인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인물관계의 설정에 있어서도 박완서가 다른 역사적·사회적 배경을 가진 다른 세대의 주인공들이 물신주의에 직면할 때 보여주는 비슷한 반응을 부각시킨다면, 장신은 비슷한 성장 배경을 가진 주인공들이 사회의 커다란 경제 변혁에 직면하게 될 때 가지게 되는 양립된 가치관의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 이외에 박완서 작품에서는 가정주부로서의 여주인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장신 소설의 여주인공들은 대부분 결혼 생활을 갈망하는 동시에 자기 진로에 대한 사업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하는 직장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다. 마지막 차이점으로 부권 극복에 대한 서사와 양국 도시 여성이 산업화시기에 부딪치게 된 새로운 처지, 그리고 이런 상황이 잉태된 배경으로서 양국의 역사와 정치적인 원인도 같이 다루고 있다.
박완서와 장신은 모두 고속 경제 성장으로 인해 촉발된 도시인들의 새로운 삶의 모습과 전통적 부권 이데올로기와 물신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규정된 젠더의식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양상을 일상을 통하여 그리는 데 치중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양국 현대문학의 비교 연구에 있어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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