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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유성기 음반 드라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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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하재희
Advisor
양승국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5-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1930년대유성기유성기 음반소리의 저장성매체성대중문화청각성청취자청취 환경전형적 인물전형성해피엔딩멜로드라마희극성패러디집단적 정서가십문화 산업오락 공간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전공, 2015. 8. 양승국.
Abstract
본 연구는 1930년대 유성기 음반에 실린 드라마 작품들의 기법적인 특성과 미학적인 성과를 밝히고, 그동안 소설이나 연극, 영화와 같은 다른 서사 혹은 드라마 매체에 비해 그 의의가 평가 절하되었던 유성기 음반 드라마의 고유한 가치를 밝혀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동안 유성기 음반 드라마에 대한 연구는 대개 저급한 오락 또는 고급한 예술이라는 이분법적 기준이나, 근대기에 소개되었다는 신매체적인 특성, 또는 유성기 음반에 실려 있는 음악·영화 자료를 보완하는 데 연구 범위가 국한되어 왔다. 본고는 이러한 연구적인 한계를 벗어나, 1930년대 유성기 음반에 실려 있는 드라마가 나름의 특성과 미학을 가지고 당대의 대중 문화적인 특성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그 의미와 가치를 밝히고자 한다.
유성기 음반은 1899년 처음에 조선에 소개된 이후, 1920년대를 거쳐 점차 근대 조선 사람들의 대중오락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들은 대개 이러한 유성기 음반의 가치를 대중성과 통속성, 또는 모던함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충격을 표현한 수단이라고만 한정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성기 음반에 실린 드라마는 매체적인 특징만으로 한정해서 살필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중심으로 하여 주로 나타나는 특성과 미학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만이 1930년대라는 특수한 시대에, 특히 유성기 음반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고는 이를 위해서, 먼저 1930년대라는 특정한 시기에 주목한다. 대중문화를 형성하는 가장 첫 번째 조건은 물질인데, 이때 물질은 이제까지 물건을 통해서 전달될 수 있는 의미를 뛰어넘어 감각적으로 새로움을 선사하는 물질을 의미한다. 라디오, 축음기, 영사기 등이 그런 것들인데, 이런 물건들은 신문물과 신과학의 상징으로 등장하여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두 번째 조건은 조직으로, 유희와 오락, 감각에 대한 대규모의 조직적인 이벤트인 구경거리들은 집단적인 의식과 유행을 만들어낸다. 세 번째 조건은 대중매체이다. 매체를 통해 한꺼번에 전달되는 미디어의 패러다임이 존재할 때 대중문화도 존재하여, 방송국과 신문사, 잡지사 등 물질과 조직을 통해 형성된 정보 의식과 감각들을 재조직하여 전면적으로 확산시킨다.
이러한 조건 하에, 1930년대 경성의 도시 공간에서 대중문화는 관객들의 취향과 상호 이윤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특히 음반 문화의 경우, 음반이라는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대상이 어떻게 변모하고 운동해 나갔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는 일은 당대 대중들이 대중문화를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만들어 나갔는지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즉 유성기 음반 드라마를 통해 볼 수 있는 1930년대 대중문화의 양상에는 수용자들의 역동적인 다양성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며, 본고는 유성기 음반에 수록된 드라마를 중심으로 이 역동성을 보다 정치하게 고찰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본고는 이를 살피기 위해 먼저 유성기 음반 드라마의 구성 방식에 주목한다. 유성기 음반 드라마 작품 중의 하나인 『눈물 젖은 자장가』는 음악을 배경에 깔고 두 인물 간의 대화를 중심으로 드라마를 전개시킨다. 이때 작품의 상편에서 인물 중 한 명인 영애의 발화 방식은 좁게는 다른 인물 한호에 대한 호소이자 넓게는 청취자를 끊임없이 의식하는 발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편에서는 과감하게 방백이라는 기법을 투입하여 인물의 감정을 두드러지게 호소한다. 이러한 유형의 구성은 기타 작품에서도 빈번하게 쓰이는데, 이는 생산자들이 독자적으로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청취자들이 지속적으로 작품의 결과물에 영향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즉 청취자들이 수동적으로 유성기 음반에 실린 드라마를 청취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기호를 적극적으로 반영시킨 결과가 작품의 유형화로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청취 환경의 변화와도 연관하여 설명될 수 있다. 원래 1930년대 초반까지 유성기는 모던한 가정생활을 위한 호화스러운 물품으로 취급되어 왔지만, 1930년대 이후 유성기 음반을 듣는 행위는 약장수의 행상 수단이나 잔치에서 흥을 돋우기 위한 행위, 사교 행위의 일환 등으로 그 성격이 변모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청취 환경의 변화는 유성기 음반 드라마의 레퍼토리 구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유성기 음반에 실린 드라마들은 그만의 고유함을 가지고 창작된 작품들도 있지만, 기존의 서사를 발췌하여 녹음된 것들도 적지 않다. 기존의 서사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경우는 음악적으로 새로운 요소를 삽입하거나 과감한 구성을 통해 각색함으로써 신선함을 꾀했으며, 바로 전시기(前時期)에 인기는 끌었으나 비교적 수입된 지 오래 되지 않은 작품들은 인물과 구성 방식에 전형성을 부여하여 작품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
인물이나 드라마의 전형성은 유성기 음반 드라마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모성애』와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각각 박해받는 어머니와 아동, 애려한 화류계 여성을 등장시키는 한편, 음악성을 부각시키는 기법을 통해 멜로드라마적인 감성을 본격적으로 강조한다. 이러한 전형성과 멜로 드라마적 속성은, 당시 청취자로 하여금 1930년대의 가장 주된 정서 중 하나였던 비애를 환기하는 결과를 낳는다. 동시에 『요절 춘향전』과 『모던 심청전』은 극에 희극적인 요소를 도입하여, 경직된 사회의 이완에서 오는 웃음이라는 미학을 채택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러한 전략은 익숙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한계를 보완하는 한편, 당대의 긴장된 상황을 완화시키려는 유성기 음반 드라마의 고유한 특징으로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매체 간의 혼종적인 양상은 유성기 음반 드라마의 미학에서 읽을 수 있는 고유한 특징 중 하나이다. 단순히 새로운 매체라는 점만으로는 유성기 음반의 기법적 특징이나 미학을 살피기가 어렵다. 본고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성기 음반 드라마가 영화나 신문과 같은 타 매체와 혼종되는 양상 또한 함께 살핌으로서 그 미학과 의도를 읽으려고 한다. 그 결과, 유성기 음반 드라마에서 상호 매체성은 가십에 대한 대중의 욕망에 절합된다. 신문 지상에 올랐던 실제 사건을 유성기 음반 속 드라마로 극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대중의 욕망은 곧 가십에 대한 대중의 욕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기생 강명화』와 『명우의 애화』를 들 수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청취자들은 가십에 대한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하는 하는 한편, 오락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의 결속을 강화하여 유성기 음반 드라마만의 새로운 이야기 방식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새로운 이야기 방식은 영화 『아리랑』의 후일담 격인 유성기 음반 드라마 『아리랑』에 잘 나타난다. 원작과는 달리 유성기 음반 드라마 『아리랑』은 실향민이 되는 아픔과 형제를 잃은 아픔, 망국에서 오는 아픔을 또다시 겪으며 광인이 되는 과정을 다룬다. 이 과정에서 영진이 다시 광인이 되는 결말은 영화 『아리랑』과 수미상관적인 구성임을 나타내며, 이외에도 드라마 『아리랑』변사와 음악, 등장인물들의 담화와 대화 등 유성기 음반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청각적인 기호를 쓰고 있는 작품이다. 『풍운아』또한 『아리랑』과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변사 김영환을 중심으로, 당시 유행하였던 무성 영화의 드라마 전개 방식을 채택하는 한편 음악이라는 청각 기호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몇 마디의 음악 소절을 활용하여 청자의 마음속에 극적 공간을 형성하는 한편 이 작품을 영화관에서 채 접하지 못했던 청취자들 또한 작품 안으로 포섭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타 매체를 통해 이미 이야기를 알고 있는 청취자와 그렇지 않은 청취자 모두를 공략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유성기 음반은 소리를 저장할 수 있는 측면에서 다른 매체와는 분명히 구별될 수밖에 없는 매체이다. 유성기 음반은 이러한 매체적 특성에 착안하여, 그동안 영화관이나 극장, 소설과 같은 대중오락 매체에서조차 소회되어 왔던 대중을 최대한 포섭하려 하는데 주력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포섭의 결과는 1930년대, 일상이 축제화되던 당대의 시대상, 즉 대중이 굳이 도심 속 축제의 공간에 나아가지 않고도 집 안에서, 혹은 장터나 마을 속과 같은 일상적인 경험 속에서 예술을 공유하였다는 점에서 1930년대 대중오락의 지평을 넓혔다고 평가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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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Master's Degree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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