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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환의 상징 시론 연구 : The Poetics of Symbol and the Symbols Modalities of Cain in Oh Jang-Hwans Poetry and Criti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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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지은

Advisor
김유중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5-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오장환상징 시론카인 후예자기동일성일제말기 신세대악.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전공, 2015. 8. 김유중.
Abstract
이 글은 오장환의 신세대적 성격을 상징의 세계관을 통해 밝히고 있다. 기존의 연구 관점이 함의한 부정의 세계관이 당대 오장환을 둘러싸고 있던 신세대라는 표지와 그의 시세계에 나타났던 변화의 양상을 적절히 나타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제기된 작업이었다.
부정은 부재하는 진리의 지반에서 파생되는 분열적 성격의 주체를 핵심으로 하는 세계관을 가리킨다. 그러나 김기림의 주체, 이를테면 움직이는 주관과 같은 유동적 주체이 개념이 분열적 주체와 그 원리를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은 유의될 필요가 있다. 김기림의 평가는 새 타입으로써의 대조점을 주요하게 드러내고 있다. 정신상의 싸늘한 형이상적인 미가 있는 기존시와 지적인 현대가 잃은 따뜻한 혈맥의 육체라는 평가의 오장환 시도 이에 대표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황은 김기림의 주체와 원리의 핵을 함께하는 세계관으로 오장환의 신세대성을 나타낼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직접적으로 김기림의 문학을 향해 내렸던 오장환의 비판과, 반대로 카프계열의 문학을 옹호한 이력은 더욱 문제적이다. 기존 논의의 맹점과 달리 오장환은 오히려 반대편의 문학을 추구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여기에 기교주의와 절연하고 신경향파의 소박함을 극복했다는 임화의 평가도 가세한다. 그러므로 이 글은 오장환에 대한 연구가 기존의 유동적 주체의 개념에서 벗어나 가변적 주체와 자기동일적 주체가 합일된 신세대적 측면에서 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논의를 진행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개념이 상징이다. 상징은 「조선시에 있어서의 상징」에서 오장환이 그 원리를 밝혔던 세계관이자 시형식이다. 20세기에 재대두된 상징은 존재의 선험적 신성함이라는 보편성과, 이를 기반으로 개별적 인간이 그 존엄함을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화시키는 현상으로 요약된다. 합리적 이해의 영역에서 밝혀지지 못한 존재의 원리에 실존적 회의만이 남은 세계관에 이의를 제기하고, 인간의 선험적 존엄성이 인간 현상에 이미 내재되어 있다는 원리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상징은 개별적 유동성을 자기동일성과 합일한 상징의 주체로 그 세계관이 설명될 수 있다.
오장환에게 상징은 선험적 표현 매체로 주목된다. 언어, 시, 느낌의 구역화를 통해 합리적 이해의 영역에서 작동하는 표현매체였던 언어를 대신하는 작업이다. 또 상징은 총체성이 완전해지는 방식에 따라 개별적 현실에서 나타난 상징, 개별적 존재들의 공통적 현실에서 오는 공감을 주는 상징, 투쟁과 자유를 획득하게 하는 상징의 세계로 구분된다. 여기에 김억에 의해 유입된 상징 및 이상화에 의한 상징, 김소월에 의한 상징, 그리고 현재 있어야 하나 부재한 상태의 상징이 각 단계의 예로 제시된다.
투쟁을 고취시키는 마지막 단계의 상징은 그 예가 거론되지 않지만, 본고는 오장환의 시에 나타난 카인의 상징이 그 실천적 투쟁을 담는다고 보고 있다. 이 단계의 상징은 인간이 상징이 담고 있는 상징의 진리를 깨닫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상징의 메시지를 통해 상징의 발전 과정에 참여하는 적극적 의미의 선상에서 이해된다.
김소월을 고평하면서도 오장환이 아쉬움을 드러냈던 이유는 이 세 번째 상징의 요건을 통해 설명된다. 김소월에 대한 비판은 분열적 주체에 의한 죽음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의 대안으로 오장환이 주장한 현실과 이성과 감성이 일치된 자아는 존재의 선험적 존재 지반을 옹호하는 자기동일성의 성격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본고는 상징이 분열적 주체와 그에 따른 무의미한 죽음을 이기는 방법으로 주장된 세계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상징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먼저 원형인 그림자가 나와 합일되어야 한다. 오장환이 당대 퇴폐적 문단에 보냈던 비판을 참고할 때, 그림자는 퇴폐문학에 내재된 분열적 주체의 세계관이자 문학형식으로 볼 필요가 있다. 당대에 퇴폐는 문인들에게 상반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역겨울 정도의 침통한 표정을 가지고 있다는 김광균과 같은 비판이 있었는가 하면, 퇴폐가 현실의 반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오장환에게 퇴폐는 양가적으로 나타난다. 수필에서 비판되는 정황과 달리 그의 시에 반영되어 있는 퇴폐의 정조 때문이다. 본고는 이러한 모순이 현실의 억압이라는 악과 그에 무기력하게 타협하는 지식인들 속의 악에 대한 분류로 설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장환이 『종가』를 발표하겠다고 한 시기는 사회와 문단에 대한 비판이 시에 일관되게 유지된다. 그러나 상징의 세계관이 나타나면서, 오장환의 시는 인간을 실수가능성의 장소로서 연민하는 시선을 보여준다. 이전에는 『종가』에서는 사회와 문단이 모두 악으로 일관되어 있던 것과 달리, 『성벽』에서는 외적 악과 내적 악의 가능성을 담지한 인간으로 분류하여, 인간이 악에 빠질 수도 있지만 존재의 신성함을 발현할 수도 있는 장소로써 바라보는 것이다.
오장환 시에 나타난 퇴폐의 정조는 퇴폐가 형이상학적인 고찰에 의한 내적 부정의 발현태였지만, 실제적으로는 현실의 악을 형이상학적으로 표출한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또한 당대 퇴폐의 문학은 현실의 부당함을 나타내는 저항적 성격을 내포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방랑에 대한 니체사상의 이미지는 아폴로적인 것으로 변환되어 오장환의 상징과 결합되며, 바이런 및 악마이미지에 담겨 있던 저항자의 모습이 그의 카인에 담겨지게 된다.
그러나 상징의 형식이 밝혀지기 위해서는 모든 보편적 정신 현상에서 발견되지만 완전히 같은 의미를 띠지 않는 개별적 형식이 증명될 필요가 있다. 이는 본고에서 원형이 개별적 생명을 통해 다양하게 변화된 것이 상징이라는 융의 관점으로 재해석된다. 따라서 본고에서 카인은 당대 문학에서 발견되는 원형으로써 조명된다. 카인은 당대 시에서 살인자이자 사회적 죄를 현실화시킨 암묵적 협조자이자 이를 반성하는 자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반면 악마는 개인의 거침없는 자유를 옹호하는 주체로, 죄를 불의한 체계의 숙명으로 보는 세계관을 함의한다. 그러므로 악마가 체계 비판적이며 이에 따라 판단중지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카인은 사회적 죄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표지로서 가치 기준의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
오장환에게 카인은 마찬가지로 사회적 죄에 가담한 살인자이자, 그런 카인의 후손으로 나타난다. 이는 16세에 발표된 소설 「그들의 형제」를 시작으로, 《자오선》, 낭만좌, 「아벨의 후손」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그에게 카인은 죄의 고백을 통해 선험적인 인간의 존엄성을 증명하는 주체이다. 이때 능동적 행동은 카인 후예의 중요한 핵심이다. 카인과 달리, 카인의 후예는 천국의 존재를 증언하는 노래를 통해 통곡의 땅을 천국의 지도로 변화시킨다. 행위는 일제말기부터 해방 후의 시기에도 이어져 『헌사』의 홀로 흐르는 물의 능동성이 확장된 형태에 의해, 샘물 또는 흐르는 강물의 이미지에 의해 새 전원의 시들로 나타난다.
오장환이 비판하고자 했던 핵심은 분열적 주체 자체이다. 그러나 오장환이 비판한 분열적 주체는 김기림의 것이 아니라, 근대적 주체가 과도하게 그 기준을 파열한 주체를 가리킨다. 오장환은 이러한 주체관이 당대의 사회적 불의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방임하게 하며, 또는 방임의 책임감을 자살로 벗어나게 하려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내적 악에 대한 아쉬움에 한정되는 것으로서, 온전한 비판 대상이던 외적악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김기림은 싸늘한 형이상학의 미가 흐르던 시와 달리 오장환의 시가 혈맥이 흐르는 육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평가는 분열적 주체가 미궁의 지반에서 방황하는 모습과 상징의 주체가 선험적 지반에 굳건히 서 있는 모습으로 대조될 수 있다. 여기에 반기교적이며 경향시의 소박성을 극복하였다는 임화의 평가는 일차로 퇴폐의 세계관 및 분열적 주체에서 벗어난 결과이자, 경향시가 소박하게 이해했던 문학 언어를 상징의 매체적 성격을 통해 근대적 문학관에 합일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본고가 제시한 상징은 그동안 부재했던 오장환의 신세대적 성격을 명확히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또한 그 적용에 있어서 고전적 성격에 머물러 있던 상징 세계관의 연구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또한 상징은 그동안 일관되게 해명되기 어려웠던 오장환의 해방이후 및 월북이후의 시를 함께 아우르는 체계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상징의 주체를 통해 해방 후의 현실중시적인 시 형태와 일제강점기의 퇴폐적 색채가 일관성이 있게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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