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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본풀이〉 연구
A Study of Segyeong-Bonp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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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소윤
Advisor
조현설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5-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세경본풀이〉공간별 결연이원적 가족의식서천꽃밭상세경중세경하세경송당계 당신본풀이좌정원리신격기능체계자청비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국문학전공, 2015. 8. 조현설.
Abstract
본고는 제주 서사무가 〈세경본풀이〉의 공간별 결연양상을 고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삼아 세경신의 좌정원리를 규명하려고 하였다.
우선 이본을 집성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대비하였다. 다음으로 〈세경본풀이〉의 서사 단락을 재구하였다. 이를 토대로 〈세경본풀이〉에 나타난 공간별 결연양상을 고찰하였다. 그 결과 지상에는 수렵·채집문화를 기저로 한 결연방식이, 천상에는 유교적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결연방식이 나타나고 있으며, 서천꽃밭에는 양 결연방식이 모두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자청비는 각각의 공간에서 해당 결연방식을 교란 또는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경본풀이〉의 공간별 결연양상은 제주도의 이원적 가족의식을 통해 해명된다. 제주도에는 고유한 부부중심 가족구조와 한반도에서 유입된 가부장적 가족구조가 이원적으로 공존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지상의 결연방식이 지닌 특성은 제주도의 전통민가 구조와 부부가족 형태로부터 확인되는, 제주도의 전통적인 부부중심 가족구조를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천상의 결연방식이 지닌 특성은 제주도 여성과 혼인관계를 맺었던 조선시대 유배인들을 통해 들어왔을 것이라 추정되는, 한반도의 가부장적 가족구조를 반영한다.
한편 서천꽃밭은 어찌하여 지상의 결연방식과 천상의 결연방식이 모두 나타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서는 서천꽃밭이 지닌 매개성·경계성이라는 공간적 성격이 이원적 가족의식 투영의 기저가 되고 있는 것이라 해석했다. 그 과정에서 서천꽃밭의 매개성·경계성은 자청비의 인물형상과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 지상과 천상 그리고 서천꽃밭이 지닌 공유지점에 대해서도 고찰하였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남성지배의 영역이라고 의미화하였다.
공간별 결연양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 〈세경본풀이〉에는 제주도와 한반도의 가족구조가 깊이 침윤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제주도는 곧 제주도의 내부로, 한반도는 곧 제주도의 외부로 치환된다. 따라서 〈세경본풀이〉의 공간별 결연양상에는 최종적으로 제주도의 내·외부 문제가 관여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본다면 세경신의 좌정원리 역시 제주도의 내·외부 문제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세경신의 좌정원리를 본격적으로 고찰하기 이전에 송당계 당신본풀이의 좌정원리를 고찰하였다. 가장 먼저 〈송당본풀이〉에서 외부를 표상하는 백주또가 상위신격으로, 내부를 표상하는 소천국이 하위신격으로 자리 잡는 것을 통해 외부는 내부보다 우위의 위치를 점한다는 송당계 당신본풀이의 좌정원리를 도출해내었다. 〈세화본향당본풀이〉에서는 송당계 당신본풀이의 좌정원리가 다소 변용된다. 소천국과 백주또라는 기본적 남녀관계에 더하여 금상이라는 제3의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외부의 개입으로 인해 기존에 외부를 표상하던 백주또는 자신의 정체성을 변화시키고 내부의 역할을 담당했던 소천국은 이후 좌정에서 배제된다.
송당계 당신본풀이의 좌정원리는 〈세경본풀이〉에도 유효하게 적용된다. 내부를 표상하는 정수남은 서사 말미에 이르러 하세경으로 좌정한다. 그런데 〈세경본풀이〉에서 정수남과 자청비의 관계가 소천국과 백주또의 관계를 재현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점에 동의한다면 하세경이란 위치는 신에서 종이 된 소천국의 하락된 위상을 보여주는 바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외부를 표상하는 문도령은 서사 말미에서 상세경으로 좌정한다. 그러나 문도령이 표상하는 외부는 〈세화본향당본풀이〉에서 금상이 표상했던 외부와는 조금 다른 의미를 내포한다. 금상이 군사문화를 표상하는 인물이라면 문도령은 유교문화를 표상하는 인물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청비는 내부이면서 동시에 외부인 이중의 정체성을 구현하고 있는데, 이는 〈세화본향당본풀이〉에 나타난 백주또의 이중적 정체성과 유사하다. 문도령의 손가락을 바늘로 찌를 때 자청비는 내부의 정체성을 지닌다. 따라서 외부인 문도령에 대해 내부인 자청비는 서사를 이끌어가는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하위신격으로 좌정한다. 자청비는 정수남이 말 잘 듣는 종이 되기를 원하는데, 이때 제주도 본풀이에 종이 등장한 맥락이 한반도 유교문화와 관계가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자청비는 내부인 정수남에 대해 외부를 표상하며 정수남보다 상위신격으로 좌정한다.
이상의 논의에서 주목되는 것은 바로 내부와 결합하는 외부의 존재태이다. 이때 떠오르는 것이 실제 제주도 여성과 혼인관계를 맺었던 다양한 외부자들이다. 제주도에 입도한 고려 삼별초와 목호 그리고 조선시대 유배인은 실제 제주도 여성과 접촉했고 또 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그들의 존재가 제주인들로 하여금 내부와 외부의 결합 형태를 의식하게 만드는 기제였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낳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당이 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심방의 입장에서 마을 공동체 내에 존재하는 상이한 외부와 내부의 결합 형태를 모른 척 했을 리 없다. 따라서 제주도 본풀이에 나타난 새로운 외부는 실제 제주도 여성의 삶에서 간취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비교적 최근 채록된 이본에서 세경신의 신직 재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세경신의 신격기능체계가 조정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바라 할 수 있다. 상세경의 자리에 염제신농이 들어서면서 중세경-문도령, 하세경-자청비, 세경장남-정수남으로 신직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염제신농은 동아시아 한문문명권의 중심국이라는 새로운 외부가 〈세경본풀이〉의 좌정체제로 진입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본고의 논의에서 부각되는 것은 바로 자청비의 인물형상이다. 자청비는 〈세경본풀이〉에 존재하는 복잡다기한 결연방식으로 인해 수렵·채집문화로부터 비롯된 결연방식과 유교적 가부장제로부터 비롯된 결연방식에 모두 맞서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본풀이 속 여성인물에 비해 한층 더 진전된 여성인물상을 보여준다. 또한 자청비를 중심으로 한 문도령과 정수남의 세경신 좌정은 제주도 내부 문화와 제주도 외부 문화 사이의 문화적 조정을 이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세경신의 좌정은 신화적 조정이라는 의미망에 더하여 문화적 조정이라는 새로운 의미망을 획득하게 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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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Master's Degree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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