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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점쟁이》에 나타난 장-자크 루소의 자전적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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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정경화
Advisor
민은기
Major
음악대학 음악과
Issue Date
2013-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음악과(이론전공), 2013. 2. 민은기.
Abstract
본 논문에서는《마을의 점쟁이》에 나타난 루소의 자전적 표현에 주목하였다. 본문은 다섯 개의 테마로 나누어 구성되었다. 첫 번째, 마법적 환상이라는 키워드로 대본․음악․연출에 나타나는 인간 장-자크의 삶과 관련된 모티프를 포착하였다. 두 번째, 전원적 미장센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살펴보면서 루소가 상상하는 유토피아 이미지 및 이후 루소의 저작들에서 제시된 이상향과 공유되는 점을 조명하였다. 세 번째, 대사 안의 대조적 어군을 통해 이원적으로 구분되어 나타나는 주제인 시골과 도시에 대한 루소의 심리적 태도를 고찰하였다. 네 번째, 목가적 분위기의 로망스 노래를 통해 루소의 자연에 대한 동경의 서정적 표현을 살펴보았다. 다섯 번째, 판토마임 장면의 스코어에 표기된 연기 지문과 음악의 연결 양상에서 환기되는 루소의 문명 비판적 관점에 대해 고찰하였다.
루소가『고백록』을 통해 회고한 바에 따르면 그는 기묘한 이야기와 마법에 대해 매료되던 사람이었다. 공상적인 루소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예는 등장인물들의 성격 묘사이다. 드뱅은 루소의 마법 취향이 반영되듯 주술적인 분위기를 지녔으며 지혜와 자애로움을 지닌 조언자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는 미신적인 존재가 아니라 현명한 판단으로 앞날을 예견하며 공감과 소통의 능력을 지닌 인물인 것이다.『학문예술론』의 성공으로 자신의 현명함과 우월성에 도취되면서도 타인과의 소통을 갈구한 루소에게 있어 드뱅 캐릭터는 그의 이상적 자아상이 투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양치기 청년 콜랭은 상류층 여인에게 매력을 느끼면서도 콜레뜨를 사랑하며, 상류사회를 동경하지만 자신과 같은 신분인 콜레뜨의 진실한 애정을 받아들여 시골로 복귀한다. 콜랭 캐릭터에는 귀부인에 대한 루소의 관능적 욕망 및 그가 평생 "엄마"라고 불렀던 연인 바랑 부인에 대한 애착이 반영되어 있다. 이와 동시에 그가 당시 함께 살림을 꾸렸던 테레즈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감이 공존하는 심리가 투사되고 있다. 루소의 여성에 대한 기억들은 콜레뜨에 반영되어 있다. 양치기 아가씨 콜레뜨의 청순한 이미지는 엄마 없는 어린 루소를 돌보았던 미혼녀 쉬종 고모의 모습을 대변하며, 변심한 애인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한 콜레뜨의 지혜롭고 독립적인 성격에는 루소가 교제했던 파리의 지적인 여성들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한편 콜레뜨의 성격 묘사에는 루소가 과거 바랑 부인처럼 자유로움을 누리는 여성이 남자에게 종속되지 않으려 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그의 보수적 여성관이 흔적을 남기고 있다. 한 남자의 아내로 충실한 삶을 살기로 맹세하는 콜레뜨의 모습은 훗날 루소가 탄생시킬『신 엘로이즈』의 쥘리와『에밀』의 소피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미장센에는 루소의 전원에 대한 애정이 반영되어 있다. 드뱅의 거처인 숲속의 움막집과 나무, 샘물, 멀리 시골마을이 보이는 무대 전경은 프랑스풍 정원이 풍기는 기하학적 차가움과는 거리가 먼 야생적인 풍경을 연출하게 된다. 도시와 멀리 떨어진 은신처와 같은 공간임을 상기시키는 풍경에서 루소의 몽상의 거처가 될 레르미타주와 훗날 루소가 쥘리를 통해 조성하게 될 인공 낙원인 엘리시온 정원을 예감할 수 있다. 또한 무대 위 소품들인 나무와 샘물은 루소 저작들에서 제시되는 이상향의 풍경에 등장하는 요소들이다. 루소가 어린 시절 탐독한『아스트레』같은 목가 문학도 이 작품의 전원적 미장센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서 특히 루소는 양치기 복장을 한 요정들의 사랑 이야기 대신에 그야말로 평범한 시골 사람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이는 평민 출신의 루소가 자신과 같은 계층의 사람들에게 가졌던 심리적 거리를 알게 한다.
루소는 대본의 인물 담화에서 시골과 도시에 대한 상반된 감정을 표현한다. 도시/시골, 귀부인/콜레뜨, 도시 남자/콜랭, 궁정/오두막 등 대조되는 어군을 통해서 겉모습에 경도되는 도시 풍속을 비판하며, 허영/사랑, 재물/사랑 등과 같은 단어를 병렬시켜 겉모습/참모습, 세속적 가치/인간 본연의 가치를 대조시킨다. 루소는 시골과 도시를 이원적으로 구분하여 상호간의 친밀감과 진실한 사랑, 치유, 소통 등을 중재해 주는 자연의 미덕을 환기시키며 시골을 옹호한다. 한편 콜랭이 부귀영화에 대한 욕망을 단념하고 콜레뜨에게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는 대사는 루소 자신의 과거가 회상되는 부분이다. 이는 스무살 무렵 도시를 떠돌며 출세의 기회를 잡으려 했던 루소가 꿈을 접고 시골에 있는 바랑 부인에게로 돌아갔을 때의 심정을 회고하며 기술한 문장과 유사한 내용임을 그의『고백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루소가 품었던 자연에 대한 동경은 콜랭이 부르는 로망스에서 서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시골의 고단한 생활일지라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라면 그 안에 행복이 있다는 노랫말을 통하여 루소 자신이 염원하는 목가적 삶의 모습을 고백한다. 연가 풍의 소박한 선율은 루소에게 있어 기억을 일깨우는 기호로서 향수를 자극하여 지나간 행복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고모가 자장가로 들려주던 단순한 곡조를 평생 기억했다는 루소의 회고로 미루어 보면, 루소의 잃어버린 자연이자 황금기였던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가 이 로망스에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콜랭의 로망스는 연인과 함께 목가적 삶을 영위하는 기쁨과 달콤한 감정을 표현하는 연가이다. 이는 루소의 목가적 삶에 대한 동경,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에 대한 찬양을 들려준다. 또한 행복했던 과거를 그리워한 그의 내면과 상실된 자연의 표현으로서 배정된 모티프이기도 하다. 루소는 자신의 추억의 기호인 로망스 노래를 통해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 자아의 표상을 제출하고 있다.
장면에서 루소는 사회 비평가로서의 날카로운 식견을 개진한다. 그는『학문예술론』과「나르시스 서문」에서 개화된 문명의 타락상을 비판한 바 있다. 그가 논문에서 개탄하였던 문명인의 에티켓인 세련된 예의범절 이면에 감추어진 악덕이라는 주제는 시골 여자에게 돈주머니를 보여주며 구애하는 궁정남자의 마임 연기에서 환기된다. 이 궁정남자는 자기에게 맞서는 시골 남자를 용서하고 시골 커플을 축복하는데, 여기서 루소는 신분 높은 자의 진정한 권리는 자비를 행하는 것임을 지적한다. 루소는 배우들의 무언의 연기를 통하여 계급 사회의 인간관계 속에 숨겨진 욕구와 충동을 그려내고, 권위와 위엄의 이면에 감추어진 인간 본성의 문제를 희극적으로 이완시켜 제기하고 있다.
《마을의 점쟁이》는 동시대 사람들을 열광시켰지만 루소가 작품 서문에서 밝혔듯이 루소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창작된 오페라이다. 이 작품을 이루는 요소들이 루소와 완전히 동일하다고 볼 수 없겠지만 루소와 전혀 무관한 것으로 보는 것은 편의적인 태도일 수 있다. 본 논문은《마을의 점쟁이》를 루소의 삶과 결부시켜 이해하려는 시도였다. 이는 그동안의《마을의 점쟁이》연구에서 소홀히 한 관점을 채택한 것이다. 이 작품에 나타난 루소의 자전적 표현들은 자기 내면 및 자아의 느낌에 대한 관심, 자기 관찰, 자아상의 확인 및 재창조에 몰두한 루소의 낭만적 감성에 기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에서《마을의 점쟁이》는 훗날 발전하게 될 낭만주의 예술의 맹아를 지니고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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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Music (음악대학)Dept. of Music (음악과)Composition·Conduction·Musicology (작곡·지휘·음악학전공)Theses (Master's Degree_작곡·지휘·음악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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