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식 작곡「해금 독주를 위한 들듬」분석 연구

Abstract

국악에서 창작음악의 영역은 현대에 이르러 여러 방면으로 확장되어 왔으며 작곡가뿐만 아니라 연주자에게도 연구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해금 창작곡 또한 수많은 연구와 연주가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이해식 작곡 <해금 독주를 위한 들듬>을 분석하여 연주자들이 음악적 기법뿐만 아니라 <들듬>이 의미하는 바를 충분히 알고 연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작품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들듬>의 선율구조는 악곡의 흐름에 따라 크게 제시부․재현부․종지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각 부분을 살펴보면 제시부에 해당하는 제Ⅰ부분은 제1마디부터 제114마디까지이며 주제선율들이 크게 A․B․C․D 네 단락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재현부인 제Ⅱ부분은 제115마디부터 제208마디로 제Ⅰ부분과 유사한 선율이 자주 등장하며 E․F․G 세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지부에 해당하는 제Ⅲ부분은 제209마디부터 제304마디로 제Ⅰ부분과 제Ⅱ부분의 선율들이 변주되어 발전되는 형태로 전개되는 H와 새로운 선율로 종지하는 I 두 단락으로 구성된다. 둘째, 속도는 Free tempo로 연주자의 자유에 맡기는 것이 특징이다. 리듬은 강박과 약박의 위치가 바뀌는 강약의 도치현상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강약의 도치현상은 이음줄․붙임줄에 의해서 가장 많이 일어나며 전성․악센트․당김음․쉼표․셈여림․헤미올라 순으로 도치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여러 형태의 강약 도치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박자를 가로지르는 활의 이어짐 속에서 리듬감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늘임표의 잦은 사용과 최소단위의 박이 불규칙적으로 변화하는 양상으로 인해 기본적인 박자틀 자체도 불규칙한 특징을 가져 더 자유롭게 느껴진다. 셋째, 연주법은 운지법과 운궁법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운지법을 분석한 결과 전체 악곡에서 d′․e♭′․e′․f′․g′․a′․a♭′․b♭′․b′․c″․d″․e♭″포지션이 나타나며, 운지가 경과적으로 이동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그 포지션에서 두 음 이상 연주되는 포지션의 이동은 제Ⅰ부분에서 16회, 제Ⅱ부분에서 17회, 제Ⅲ부분에서 16회로 운지이동이 많이 일어났다. 운지이동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은 음이 도약하는 경우가 많고 선율의 진행이 다양하게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궁법을 분석한 결과 활의 방향을 결정할 때 운지법․줄 간의 이동․이음줄․붙임줄에 영향을 받았으며 한 프레이즈의 시작을 위해 악곡의 흐름에 맞는 선에서 그 전 마디를 <넣는 활>로 끝내도록 어느 부분의 활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활의 방향은 음과 음사이의 관계․프레이즈의 전체적인 맥락을 모두 고려하여 결정되는데 부분적으로 활의 방향은 연주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위와 같이 <해금 독주를 위한 들듬>은 증음정․토속민요의 모티브 등의 사용으로 한국의 토속적 맛에 바탕을 둔 독자적인 <들듬>만의 선법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국악적이면서도 현대음악적인 특성이 양립하는 이해식만의 개성이 나타난다. 주제선율의 반복적인 순환․연주자의 호흡을 동반한 농현법․불규칙한 리듬구․강약 도치현상 등이 해금 고유의 운지법․운궁법과 만나 춤을 추는 듯한 리듬감을 느끼게 하며 이러한 특징들이 모여 작곡가의 사상이 담긴 음양구조가 나타난다.

본 연구를 통해 이해식 작곡 <해금 독주를 위한 들듬>의 의미를 파악하고 특징을 잘 살려 연주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나아가 창작곡을 분석하는 데에도 참고자료로써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