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쇤베르크의 모노드라마 《기다림》(Erwartung, op. 17)에 대한 정신분석적 해석 : A Psychoanalytic Interpretation of Schoenberg's Monodrama Erwartung op.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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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박성우

Advisor
오희숙
Major
음악대학 음악과
Issue Date
2016-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모노드라마 《기다림》 op. 17정신분석과 음악아놀드 쇤베르크멜라니 클라인애도와 복구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음악과, 2016. 8. 오희숙.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20세기 초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쇤베르크의 모노드라마 《기다림》(Erwartung, op. 17)을 정신분석 이론에 기반하여 해석해보고자 한다. 쇤베르크의 첫 무대 작품인 《기다림》은 자유 무조음악 양식 특유의 무조성(atonality)뿐만 아니라, 표면상 반복되는 모티프나 구조가 존재하지 않는 비주제적(athematic) 기법으로 인해 접근이 쉽지 않은 작품이다. 동시에 《기다림》은 음악사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작품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당시 빈을 중심으로 태동하던 정신분석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이러한 당대의 시대상과 함께, 작품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창작자의 의도를 고려할 때 정신분석적 접근은 기존의 작품 해석을 보완하는 방법론을 제공한다.
정신분석과 《기다림》 간의 관련성은 일찍이 아도르노에 의해 지적된 바 있다. 그는 작품이 "꿈의 기록"과 "정신분석 내담자"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하였으며, 로버트 팰크(Robert Falck)는 프로이트의 『히스테리 연구』(Studien über Hysterie, 1895)가 작품의 창작에 미친 영향을 논하였다. 알렉산더 카펜터(Alexander Carpenter)는 이에 기반하여 최근 시대-문화적 관점에서 보다 심층적인 정신분석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이들 선행연구는 작품외적 맥락에 집중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작품의 의미와 음악과 리브레토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이러한 선행연구의 한계점을 넘어서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작품의 시대적/개인적 배경과 음악과 리브레토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
구체적으로 《기다림》이 정신분석과 맺고 있는 관계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리브레토의 작가인 마리 파펜하임(Marie Pappenheim)은 정신분석에 깊은 관심을 가진 의학도였으며 『히스테리 연구』에 등장하는 주요 임상 사례인 안나 O(Anna O., 본명: Bertha Pappenheim)의 친척으로 추정된다. (2)쇤베르크 또한 리햐르트 슈트라우스, 말러, 베르크, 베베른, 음악학자 막스 그라프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정신분석과 그에 대한 사고의 영향을 받았다. (3)무엇보다 쇤베르크의 표현주의적 사고는 무의식을 접점으로 정신분석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예술가는 의식이 알지 못하는 무의식적 추동에 의해 창조하며, 거기에 본래 아름다움은 없다는 쇤베르크의 사고는 정확히 프로이트의 예술론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정신분석적 작품 해석은 작곡가를 주체로 간주하느냐, 혹은 작품 속 주인공을 주체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먼저 작품 속 여인(Frau)의 관점에서 리브레토는 여인이 경험하는 환각과 극단적 정서는 당대의 여성 히스테리를 드러내고 있으며, 내용적으로는 프로이트의 꿈 이론에 기반하여 해석할 수 있는 다양한 상징이 드러난다. 특히 본 논문에서는 작품 후반부 여인의 심리적 변화를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의 편집-분열 자리(paranoid-schizoid position)와 우울 자리(depressive position)의 개념에 기반하여 해석하였다. 여기서 여인은 《살로메》에서와 같이 단순히 비극적 결말을 맞는 "광녀"(madwoman)로 대상화되는 것이 아니라 주체로서 내적 갈등이 심화되고 해소되는 발전적인 속성을 드러낸다.
다음으로 작곡가의 관점에서 개인사적 배경과 작품 사이의 관계를 논하였다. 쇤베르크는 1908년 여름 자신에게 그림을 가르쳤던 젊은 화가 게르스틀(Richard Gerstl)이 부인 마틸데(Mathilde)와 도피 행각을 벌였던 충격적인 사건 직후 자살을 결심하고 유언 초안을 작성하였으며, 그로부터 거의 정확히 1년 후에 마찬가지로 연인의 외도를 소재로 하는 《기다림》을 작곡하였다. 뿐만 아니라 작품 속 대사에서 등장하는 "3일"(drei Tage)의 시간은 실제 마틸데가 쇤베르크를 떠나 있었던 시간과 일치한다. 필자는 이처럼 개인적 사건과 작품 사이의 결코 우연으로 간주할 수 없는 연관성에 근거하여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외상적 사건이 창작자의 작품에 미친 영향과 작품이 지니는 심리적 기능을 살펴보았다.
크게 묘사적, 표현적, 형식적 요소로 구분되는 쇤베르크의 음악은 주인공 여인의 심리와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형식적 구분은 불가능하나, 여인이 경험하는 감정에 따라 전체 작품의 형식을 나눌 수 있다. 특히 리브레토에서 나타나는 여인의 편집-분열 자리는 실제로 파편화된 음악과 레치타티보적 성악 선율을 통해 드러나며, 우울 자리의 특징은 아리오조적 선율과 슬픔을 상징하는 모티프 기법을 통해 드러난다.
무엇보다 이는 작품 속 여인의 애도인 동시에 부인 마틸데의 심리적 상실에 대한 쇤베르크 자신의 애도(mourning)로 기능할 수 있다. 작품의 열린 결말은 작품에서 등장하는 대칭 구조와 시계추의 묘사, 게르스틀을 만나기 전에 작곡된 가곡 길가에서(Am Wegrand, op. 6 no. 6)의 인용, 죽음과 부활에 대한 D음의 상징성에 비추어 시간을 되돌려 사랑 대상을 복구(reparation)하려는 소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정신분석적 관점을 통해 작품 속 주인공과 작곡가의 심리를 함께 논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창작자가 작품에 미친 영향뿐만 아니라, 작품의 창조 행위가 창작자의 정신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정신분석 비평을 음악 분야로 확장시키는 의의를 가짐과 동시에,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작품의 사회적, 개인적 맥락을 고려한 종합적인 해석을 목표로 하였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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