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 기반 공유경제와 여분 공간의 상품화: '에어비앤비(Airbnb)'를 사례로

Abstract

본 연구는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여분 공간의 상품화 및 이와 관련된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다룬다. 특히 연구는 개인이 지닌 여분의 공간과 이를 필요로 하는 여행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인 에어비앤비(Airbnb)의 사례에 초점 맞추고 있다. 연구의 목적은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해서 발달한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 방식이 실물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과 어떻게 중첩되고 있는지를 여분 공간 상품화의 사례를 통해 파악하는 것이다. 먼저 연구는 미사용·저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자원을 개인들이 직접 거래하는 공유경제에 관한 최근 일련의 경험적 연구를 검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기존 논의로부터 현상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유용한 개념을 차용함과 동시에, 에어비앤비 및 공유경제 플랫폼의 사례가 지니는 함의를 더 면밀하게 탐색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모색한다. 정보통신기술과 지리 공간의 상호 구성적 관계에 관한 논의는 본 연구의 관찰을 풍부하게 해주는 이론적 토대이다. 이를 토대로 연구에서는 다음 두 가지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에어비앤비라는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여분 공간이 상품화되는 기제를 밝힌다. 이는 사용자 간 직접 거래(peer-to-peer, P2P)가 한계비용을 감소시켰으며, 이 거래 방식이 주거용 공간과 같은 실물 상품 영역으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는 관점에서 에어비앤비 사례에 접근하는 작업이다. 연구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트와의 심층 면접과 등록된 공간 조사를 통해 개인이 온라인 플랫폼의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저사용되는 여분 공간을 어떻게 상품화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특히 여분 공간 상품화의 기제는 동일한 공간을 주거용으로 이용하는 것과 숙박용으로 이용하는 두 경우 사이에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임대료 차이를 에어비앤비 네트워크를 이용한 개인이 실제 현금 수익으로 취하는 것임을 부각시킨다. 둘째, 연구에서는 에어비앤비를 둘러싼 이해당사자들 간 갈등과 제도적 변화에 주목한다. 이로써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변화가 어떻게 기존의 공간 이용 방식 및 공간을 이용하는 이해당사자들 간 관계를 재구성하는 것으로 이어지는지 밝히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에어비앤비를 둘러싸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개인, 사회 집단, 지방정부 간의 갈등과 조정의 과정을 통해 이를 드러내고자 한다. 갈등과 조정은 기존에 물리적으로 구획되고 제도적으로 규정되어온 공간과 정보통신기술 기반 네트워크를 통해 재편되는 공간이 중첩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최근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여분 공간의 상품화가 활발해지며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제도 변화는 공간이 이용되는 방식 및 그에 관한 합의점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어비앤비 사례를 통해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공유경제와 여분 공간의 상품화를 구체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얻는 연구의 함의는 다음과 같다. 먼저, 공간이 상품화되는 방식이 공간에 대한 물리적 구획, 제도적 규정뿐 아니라 온라인 네트워크와 이를 이용한 개인의 공간 이용 행위에 의해서도 구성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플랫폼의 네트워크가 지리 공간에 관여하는 정도는 실물 상품과 온라인 플랫폼의 연계가 증대함에 따라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여분 공간의 상품화에 주목한 본 연구의 함의는 오늘날 기존에 미사용·저사용되는 자원이었으나 공유경제의 이름으로 상품화 가능한 영역 내로 진입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다른 여분들이 제공하는 기회와 의미를 포착하는 것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