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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生)과 공생(共生)의 식탁: 동일본대진재 이후 일본 한 생협의 먹거리 안전에 대한 문화적 구성과 실천
The Dinner Table of “Life” and “Coexistence” : the Cultural Construction and Practice about Food Safety at a Japanese Consumers’ Cooperative after East Japan Earthqu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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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인아
Advisor
권숙인
Major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Issue Date
2015-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일본동일본대진재안전위험먹거리 안전먹어서 응원생활클럽생활협동조합위험에 대한 문화이론죄송한 마음방사능공생부흥日本東日本大震災安全危険食の安全食べて応援生活クラブ生活協同組合リスクの文化理論申し訳ない気持ち放射能共生復興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류학과 인류학전공, 2015. 8. 권숙인.
Abstract
이 연구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진재 이후, 일본 시민들의 먹거리 안전에 대한 인식, 감각, 실천을 일본의 한 생활협동조합인 생활클럽생협(生活クラブ生協)의 조합원들을 통해서 분석한다. 특히 먹거리 안의 방사능 문제에 있어서 조합원들의 “안전”과 “위험”에 대한 인식과 감각, 그리고 그에 대한 실천이 어떻게 문화적으로 구성되며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한 시도이다.
현장연구가 진행된 시점은 재해로부터 3년 반이 지난 2014년 가을이다. 이 시기의 연구참여자들은 현시점의 상황을 불완전하지만 비교적 “안전”하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본 연구는 연구참여자들이 상정하는 “안전”의 상태가 무엇이며 어떤 요소와 과정들이 연구참여자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과 감각을 구성하게 되었는지를 위험에 대한 문화이론(cultural theory of risk)을 기초 이론으로 두고 탐구한다. 동시에, 기존의 흐름이 주로 위험과 안전을 규정하는 주체로서 집단에 연구의 초점을 맞춰왔던 점에 문제를 제기하며, 위험과 안전의 인식과 감각을 구성하는 개인에 연구의 초점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이 연구는 조합원들이 방사능에 대한 먹거리 안전을 규정하는데 있어 개인들의 사회적 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하며, 개인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과 감각은 개인이 속한 집단인 생활클럽생협의 기조와 충돌할 수 있고 그 안에서 개인들은 타협의 지점을 찾아갈 수 있음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연구에서는 안전과 위험에 대한 인식과 감각은 고정된 무엇이 아닌, 역동의 과정임을 강조한다. 그 과정에는 개인들이 사회 및 관계를 바라보는 방식과 이에 따라 나타나는 감정적인 측면, 그리고 개인을 둘러 싼 사회문화적인 상황들이 개입한다.
방사능과 관련된 먹거리 안전 문제는 동일본대진재 때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사고로 인해 대두되었다. 일본 사회는 이전에는 미처 “상정하지 못한” 위험 요소와 마주하였으며, 비가시적인 위험 요소는 시간적·공간적으로도 광역화되어 피해지로부터 300km 떨어진 수도권 시민들의 식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나름대로의 먹거리 안전 대책을 수립하여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했으나 실제 시민들, 특히 어린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 시민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한 대응이었다. 정부는 방사능 유출 사고의 현황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으며, 정부가 검사의 대상으로 삼는 표본은 턱없이 작았고, 안전 기준치는 실제 식생활의 다양한 변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시민들이 정부를 통해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부흥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먹어서 응원” 캠페인은 강요된 구호에 불과했다.
생활클럽생협은 정부의 먹거리 안전 정책을 미흡하다고 여겨 독자적인 방사능 안전 기준과 검사 시스템을 구축한 집단이다. 이 집단에서 마련한 먹거리 안전 시스템에는 조합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인 “생”과 “공생”의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 생은 생활 속에서 먹거리를 통해 개인들의 생명을 윤택하게 해나가고자 하는 가치이며, 공생은 이러한 생의 내용이 조합원 자신 뿐 아니라 생활클럽생협의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적용된다는 의미를 담는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이전에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었던 두 가치들 사이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생활클럽생협의 운영진들과 임원들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들은 “생”과 “공생”의 가치 모두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동북부 지방의 생산물들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여 그들과의 관계를 끊을 수 없으며, 오히려 유통 과정을 명확히 알 수 없는 다른 국가로부터의 먹거리들이 반드시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른 집단들에 비해 엄격한 생활클럽생협의 기준 및 검사 체계 하에 유통되는 먹거리만큼은 안심할 수 있다는 믿음이 “공생”의 가치를 가능하게 하였다.
한편,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조합원을 중심으로 한 여러 조합원들은 생산자들과의 “공생”을 가족들의 “생”보다 우선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국가의 “먹어서 응원”과 생활클럽생협의 대응 방식이 다를 것이 없다고 비판하며 집단을 떠난 조합원들도 있었다. 그러나 동북부 지방을 부흥하여 상생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지지는 이미 사회적인 ‘규범’의 일종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도덕으로서의 “공생”의 가치와 개인적인 안위에 대한 “생”의 가치 사이에서 갈등하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았다. 그들의 고민과 갈등은 “죄송한(申し?ない)” 마음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심리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조합원들은 대안적인 방식을 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조합원들은 현재의 상태를 비교적 “안전”하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조합원들이 인식하는 안전은 이전에는 “상정할 수 없었던” 비일상적인 상황을 일상적인 모습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도 크고 작은 방사능 유출 사고는 지속되고 있으며 정부와 도쿄전력은 만족스러운 대응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조합원들은 생활클럽생협을 통해 일상 속에서 위험 요소들에 대처하는 법을 터득해온 것이다. 더욱 구체적으로, 그들에게 안전이란 어떤 사회 안전망을 신뢰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 혼재하고 충돌하는 여러 가치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판단, 특정 과학적 지식과 시스템의 배제와 수용이 일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안전과 위험은 특정 역치를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구분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총체적인 인식과 감각의 구성물임을 밝혀내었으며, 사회문화적 맥락이 안전을 구성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동시에 개인들이 사회적 규범과 개인적인 안녕 사이에서 특정한 모습의 안전을 찾아가는 과정을 조명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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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Social Sciences (사회과학대학)Dept. of Anthropology (인류학과)Theses (Master's Degree_인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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