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적 정보기술을 통한 권력 확장에 관한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개방적 정보기술이 특정 행위자의 권력을 확장시키게 되는 기제를 확인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다양한 행위자의 생산 참여, 기술의 자유로운 사용과 변형을 통한 기술의 개방, 그리고 권력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지배는 표면적으로는 양립하기 어렵다. 본 논문에서는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및 관련 기술적 요소를 연구 대상으로 하여, 이러한 개방 구조와 지배 구조가 결합된 방식을 행위자-네트워크 이론과 기술체계이론을 통해 분석하였다. 우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구성된 인간, 비인간 행위자의 네트워크인 안드로이드 체계를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누고, 각 영역에서의 지배 구조를 확인하였다. 첫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영역에서는 생산에 대한 개방적 참여가 이루어지나, 구글은 기술의 통합과정과 공식화 과정을 장악함으로써 생산 과정과 결과물을 지배하고 있다. 둘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영역에서 기술은 많은 행위자가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지역적, 문화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생산, 사용되고 있으나, 이러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들은 대부분 구글의 정보하부구조에 의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기기의 영역에서, 오픈소스 라이선스는 자유롭게 기술을 변형하고 사유화하길 원하는 기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선택하도록 하는 요인이 되었으며 실제 많은 제조사들에 의해 다양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기가 생산되고 있으나, 구글은 이러한 기기들이 만족시켜야 하는 정합성의 기준을 통제함으로써 제조사들과 이들의 생산품을 지배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체계에서 이러한 지배 구조들은 서로 결합하여 작용한다. 구글은 구글플레이스토어라는 사유화된 기술을 의무통과점으로 설정하여 기기 제조사,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를 자신의 기술체계에 편입시킨다. 이후 체계 내에서 각 행위자의 지위는 변동하며, 이 과정에서 정합성, 안정성은 권력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이와 같이 기술의 개방성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생산 구조와 생산되는 기술의 구조를 통해 지배와 권력 확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중국과 한국의 사례 비교를 통해 동일한 기술체계일지라도 지배 구조의 유지 여부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하나의 기술체계에서도 개방과 지배가 공존할 수 있다. 하지만 공존의 양상은 기술적 종속에서부터 문화적 분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사물의 인터넷의 도래 등 기술적 변화로 인해 개방성이 강화되고 있는 시기에 사적 권력의 지나친 확장과 이로 인한 기술적 종속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술체계의 지배 구조에 대한 사회, 국가적 차원의 견제와 개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