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수준이 복지태도에 미치는 영향 : 일반적 신뢰가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추가적 납세의사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Abstract

본 논문은 일반적 신뢰(generalized trust)' 개념을 소개하고, 이를 한국인들의 복지태도를 설명하는데 활용한 복지정치 연구이다. 본 연구에서는 타자에 대한 개개인의 이타적 태도를 포착하기 위해 일반적 신뢰라는 개념에 주목한다. 나아가 이해관계 요소에 대한 고려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한국인들의 정책선호 양상을, 일반적 신뢰 개념을 활용하여 설명할 수 있음을 밝히는 것이 본 논문의 목적이다. 우슬라너와 크레파즈에 따르면, 어린 시절부터 타인의 선의에 대한 믿음의 자세를 익혀온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선할 것이라 기대하는 낙관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 이들은 일면식도 없는 미지의 대상에게조차 기본적으로 신뢰를 표하며, 나아가 동료 구성원들에게 연대감과 공동의 정체성을 느낀다. 그래서 일반적 신뢰자들은 불우한 동료구성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재분배 정책을 대할 때에도 적극적으로 찬성의 태도를 표한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종합사회조사 2011년 자료를 활용하여 우슬라너와 크레파즈의 이론적 논의가 건강보험제도를 둘러싼 한국인들의 복지태도를 설명하는 데도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다. 특히 이해관계 요인에 초점을 둔 선행연구에서는 충분히 해명하지 못한 복지비용부담 수용성의 차이를 일반적 신뢰 변수를 활용하여 설명하고자 했다. 구체적으로 일반적 신뢰의 반대항으로 복지지위론에 의거하여 이해관계요인 변수들을 우선적으로 통제변수로 투입하고, 이어서 일반적 신뢰변수를 투입하여 그 추가적 설명력을 확인하는 위계적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론적 예상대로 일반적 신뢰자들이 친복지적 태도를 보이며 적극적인 납세부담의사를 밝힌다는 점을 확인했다. 일반적 신뢰 변수의 영향력은 주요 이해관계 변수뿐만이 아니라, 주요 가치·규범 변수들을 통계적으로 통제한 상황에서도 추가적인 설명력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일반적 신뢰는 다른 이해관계 변수들의 영향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도 구성원들의 복지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복지수급자로서의 지위가 납세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일반적 신뢰가 조절효과를 갖는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셋째, 조세 부담이 큰 고소득층일수록 오히려 높은 복지비용부담 수용성을 보이는 이유가 일정 부분 그들의 높은 일반적 신뢰수준에 연유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러한 도식에 따르면 한국에서 고소득층이 높은 조세부담수용성을 보이는 이유는 일정 부분 고소득층의 높은 일반적 신뢰 수준에 기인한다. 반면, 저소득층은 반복지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다른 사회구성원들을 경계하고 적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본 연구의 최종적인 목표는 일반적 신뢰라는 사회심리학적 특성에 주목함으로써 이해득실의 요소만으로는 헤아리기 힘든 한국인들의 복지태도를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볼 때 본 연구는 친복지태도의 근원으로서 일반적 신뢰의 가치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니지만, 독립변수 구성의 한계와 분석범위의 제약으로 인해 그 결과를 한국 복지정치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하여 해석하는 데는 제약이 있었다. 따라서 일반적 신뢰의 영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위의 한계들을 극복한 후속연구의 수행이 요청되며,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국인들의 복지태도에 대한 보다 섬세한 설명이 가능해지리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