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적 이미지 구성을 통한 인식의 확장에 관한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초현실적 이미지 구성을 통해 익숙한 현실이 주는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다양한 사고의 생성 가능성에 주목하는 연구자 본인의 회화에 관한 분석이다. 연구자의 회화는 사물이 지닌 의미와 성질을 무효화하고, 그것을 재평가의 대상으로 삼아 사물에 대한 새로운 경험과 인식을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연구자에게 있어 고정관념을 발생시키는 요인은 도식화된 일상 경험, 정형화된 학습체계이다. 이러한 것들은 현실의 한계를 명확히 규정하면서 인간의 잠재성을 위축시킨다. 연구자는 현실의 제한된 조건을 파기하고 변화와 생성이라는 세계의 본질을 환기하기 위해 초현실적 이미지 구성이라는 회화적 방법론을 선택한다. 연구자의 회화 작업은 기존의 초현실주의에서 나타나는 방법론들을 일정 부분 공유하면서 현실의 논리에서 벗어난 세계로서의 초현실을 화면에 시각화한다. 그리고 이러한 초현실은 의외성, 시적(詩的) 모호성, 상사(相似)의 개념으로 제시된다. 의외성은 선험적 인식근거와 경험에 의한 연상 작용을 의도적으로 방해함으로써 습관적 사고에 길든 현대인의 정신에 일탈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시적 모호성은 익숙한 이미지들을 시적 허용(poetic licence)을 통해 결합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다각적이고 풍부한 해석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상사는 시뮬라크르(simulacre)가 지배하는 현실에서 대상과 이미지가 맺는 새로운 관계를 부각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시각을 상투적인 것으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것이다. 작업의 의도를 실천하기 위해 연구자는 역설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연구자의 회화 작업에서 역설(paradox)은 의미론적 차원의 역설, 공간적 차원의 역설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이 표현법은 재현된 대상에 관한 일반적인 해석을 불가능하게 하면서 감상자에게 반전(反轉)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연구자는 사물 이미지의 선택에 있어서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지만, 시간적 암시를 주는 사물, 공간적 특성이 강한 사물을 주로 사용한다. 왜냐하면, 그것들을 화면 안에서 불합리하게 배치했을 때 역설을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된 사물들은 인과 관계의 파괴, 보는 것과 읽는 것의 불일치라는 결합 원칙에 의해 구성된다. 이러한 구성은 결국 논리의 어긋남을 일으켜 회화에 초현실성을 대두시킨다. 또한, 연구자의 회화를 구성하는 조형적 특징으로는 단색화면과 흑백 이미지, 파스텔 계열 색의 사용, 사물 이미지와 여백의 관계가 있다. 주관적인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절제된 바탕 처리는 연구자의 관심이 회화의 표면 효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고와 인식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바탕에는 주로 인공적 느낌을 주는 파스텔 색조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를 통해 이미지들이 구축하는 비현실적인 인상이 더욱 강조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미지들의 묘사에 채색이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대상의 생생한 표현보다는 그것들이 지닌 기호적 성격을 부각하기 위해서이다. 연구자는 작은 크기의 이미지를 주로 사용함으로써 개별적 이미지보다는 여백을 통한 공간성 자체를 강조한다. 이러한 화면 안에서 이미지들이 만드는 관계는 시선의 흐름을 유도하고, 화면에 리듬과 생동감을 부여한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방법론들이 이미지 구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회화가 초현실성을 띠게 되는 과정을 검증한다. 또한, 이러한 연구자의 회화가 감각의 영역을 새롭게 개편하고 사고의 자율성을 촉진하면서 감상자들의 인식의 확장에 개입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주요어: 초현실적 회화, 인식의 확장, 의외성, 시적(詩的) 모호성, 리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