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ations

Detailed Information

1990년대 이후 중국 현대미술과 문화대혁명

Cited 0 time in Web of Science Cited 0 time in Scopus
Authors

오진이

Advisor
정형민
Major
사범대학 협동과정 미술교육전공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문화대혁명중국 현대미술리샨양푸둥왕광이장페이리수이지엔궈쑹둥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범대학 협동과정 미술교육전공, 2017. 8. 정형민.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1990년대 이후의 중국 미술에 나타난 문화대혁명 모티브를 통해 문화대혁명에 대한 인식과 해석의 변화양상을 고찰하는 것이다. 신시기(新時期, 1976-89) 중국 미술에서 문화대혁명은 중국이 봉건문화 잔재에서 탈피하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된 정치 지도자에 의해 빚어진 시대적 비극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국에서는 지식인들의 지적, 실천적 지향점에 따라 문화대혁명에 대한 이전과는 다른 다양한 관점의 논의가 대두되었고, 이러한 새로운 관점의 등장과 함께 미술계에서도 문화대혁명관의 변화가 일어났다.
신시기 미술에서 문화대혁명은 소수의 정치 지도자가 주도한 과오이자 엘리트 지식인들이 억울하게 박해받은 수난기로 형상화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는 문화대혁명 시기 지식인이 혁명 이데올로기에 따라 수행한 역할에 주목함으로써 정치 지도자뿐만 아니라 지식인 계층도 문화대혁명 이행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보고 이를 반성한다. 리샨(李山)과 양푸둥(楊福東)은 지식인의 정체성을 작업의 주제로 하는 대표적인 중국 미술가이다. 리샨은 연작에서 문화대혁명 시기를 지식인인 예술가가 권력에 순응했던 시기로 상정하였고, 양푸둥은 에서 문화대혁명을 생산력 향상이라는 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해 지식인이 비지식인의 역할을 했던 시기로 상정하였다. 문화대혁명 시기 지식인상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특정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자신의 삶을 맞추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내적으로 충실한 자아를 새롭게 정립하고자 하는 시도로서 의미가 있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제작·유통되었던 대중 매체 이미지를 차용한 작업을 전개해온 왕광이(王廣義)와 장페이리(張培力)는 문화대혁명 시기의 이데올로기가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에 체화됨으로써 현재까지도 문화대혁명이 중국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제시한다. 왕광이는 농공병(農工兵) 인물상 같은 사회주의 혁명기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수정하고 배치와 색상 조합을 관습적인 사용과는 다르게 사용하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자신이 문화대혁명에 관하여 가지고 있는 인식과 그 근거를 되돌아보게 유도한다. 장페이리는 문화대혁명 시기를 환기시키는 요소와 1990년을 전후한 현실 상황을 가리키는 요소를 함께 사용하여 문화대혁명 시기에 형성된 집단 문화의 폐해를 드러낸다. 이는 문화대혁명과의 단절을 선언했던 신시기와는 달리 문화대혁명을 아직 진행형인 문제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신시기 미술에서는 문화대혁명 시기를 봉건적 시기로 규정한 반면, 1990년대 이후의 중국 현대미술에서는 문화대혁명을 중국 근대화 시기의 한 부분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이지엔궈(隨建國)와 쑹둥(宋冬)은 중국 근대화 과정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문화대혁명에서 개혁개방으로의 체제 전환과 중국 사회의 급격한 변모, 그에 따른 가치관의 혼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청말(淸末) 공화국 수립 이념과 사회주의 혁명 정신을 모두 포괄하는 중산복 형식을 다룬 연작, 서구 신고전주의에 기반한 중국 근대미술 아카데미즘의 속성을 다룬 연작 등 수이지엔궈의 작업은 문화대혁명을 격변이 반복되어온 중국 근대화 여정의 한 부분으로 위치시키고 있다. 문화대혁명 때 가족들이 겪은 정치적, 경제적 곤란이 문화대혁명 이전과 이후에도 닮은꼴로 반복하여 일어났음에 주목한 쑹둥의 작품에서 역시 문화대혁명은 중국 근대화 시기의 한 부분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이지엔궈과 쑹둥은 가치 체계가 급격하고 전면적으로 변화해온 중국 근대기의 특징을 이해하고 이에 적응해온 개인의 능력을 인정함으로써 근대화가 남긴 심리적 혼란을 극복하는 데로 나아가고자 한다.
요컨대, 1990년대 이후 중국 현대미술에서 문화대혁명 모티브는 특정 정치가의 권력 투쟁이나 실정을 부각시키는 대신 사회 구조, 권위, 역사 등과 개인이 맺게 되는 관계의 측면에서 문화대혁명의 경험이 가진 보편적인 의의를 되살리는 기능을 한다. 또한 논문에서 살펴본 작업들은 글로벌 자본주의화된 현 상황을 문화대혁명의 재해석의 동인으로 삼아 과거와 현재를 함께 살펴보는 관점을 보여준다. 가속화되는 물질의 지배, 가치관의 혼란 등은 중국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세계화에 동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마주하게 된 문제이므로, 문화대혁명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은 중국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지역에서 시의성을 가질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6978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Altmetrics

Item View & Download Count

  • mendeley

Items in S-Space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