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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이후 성표현물 관리정책의 구성과 변동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Construction and transformation of sexual materials regulation policies in South Korea since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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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소라
Advisor
정진성
Major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성표현물음란물포르노그래피성표현물 관리정책공연성청소년보호법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사회문제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2017. 8. 정진성.
Abstract
1980년대 후반 이후 다양한 매체 발달 및 몸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관심 고조와 함께 성표현물, 특히 음란물은 해결이 긴급한 사회적 문제 중 하나로 대두했다. 성표현물의 생산ㆍ유통ㆍ소비 양상과 이의 관리를 둘러싼 시민사회의 주장과 갈등의 지형이 달라졌고, 아동 및 청소년 보호를 명목으로 새로운 규제 지침이나 법적 근거가 누적되면서 국가에 의한 성표현물의 관리는 강화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형법적 규제의 비대화와 관리 체계 내부의 모순, 그리고 규제 법제의 난립으로 인한 비효율성 등의 문제점 역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아동 및 청소년 보호만을 앞세운 기계적 심의 속에서 대부분의 경우 여성이 피해자인 몰래카메라의 제작과 유포 등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증가하고 있다. 민주화와 함께 국가에 의한 정치적 사상의 통제는 완화되고 성적 자유와 성적 방임주의가 확대된 오늘날, 성표현물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는 동시에 그것의 효율성과 정당성을 둘러싼 불만은 높은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오늘날 한국 사회의 성표현물 관리정책을 이해하기 위해 이 연구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7년은 민주화의 시기일 뿐 아니라 성표현물 관리정책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본 논문은 1987년 이후 성표현물을 둘러싼 법, 정책, 제도, 기구, 그리고 그것의 실행이 형성ㆍ변형되는 역사적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성표현물 관리정책을 변동시킨 사회적 힘과 그 결과 만들어진 성표현물 관리정책의 성격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성표현물의 관리가 사회문제로 구성되고 그것의 법적ㆍ행정적ㆍ윤리적 의미가 형성되는 ‘과정’으로서 성표현물 관리정책에 주목하고, 이를 사회적 관계 속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특히 1987년 이후 한국의 성표현물 관리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두 요소로서 성표현물 생산ㆍ유통ㆍ소비 양상의 변화, 그리고 시민사회의 갈등과 분화에 관심을 둔다. 연구 결과는 아래와 같다.
첫째, 1987년 이후 성표현물의 생산ㆍ유통ㆍ소비에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며, 이는 성표현물 관리정책의 변동에 영향을 미친 중요 변수이다. 1987년 민주화 및 언론ㆍ출판 자율화와 함께 성표현물이 범람했다. 특히 반복적으로 성 행위를 재현한 에로비디오를 중심으로 소프트코어 포르노그래피가 본격화ㆍ민주화된다. 1997년 이후에는〈빨간 마후라〉,〈O양 비디오〉등 실제 성행위를 다큐멘터리적으로 기록한 논픽션의 성표현물이 대중화되며, 개인용 컴퓨터의 확산 및 인터넷 보급으로 인한 사이버공간의 확장으로 그것의 유통 방식 역시 달라졌다. 2000년대 후반 이후에는 몰래 촬영과 당사자의 의사에 반한 유포 등을 통해 여성의 일상적 행위와 몸을 파편화하고 성애화하는 성표현물이 본격화된다. 그 같은 성표현물은 개별 여성 및 여성 집단 전체에 대한 모욕을 수반했으며, 남성들 간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는다.
성표현물을 소비ㆍ향유하는 양상 역시 변화한다. 1980년대 후반 VCR의 보급과 에로비디오의 대중화로 과거와 달리 성표현물은 혼자, 혹은 또래집단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소수의 이들과 함께 소비된다. 이때 제한적 범위의 친밀한 사적 관계는 성표현물의 유통과 소비에서 핵심적 지위를 차지한다.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인터넷의 보급으로 성표현물의 복제와 유통이 보다 용이해졌으며, 성표현물은 밀폐된 공간에 홀로 즐기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성표현물의 공유와 의미 구성에 있어 익명화된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소개, 공유, 유포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함에 따라, 다수가 성표현물을 ‘함께’ 보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휘된다. 이와 함께 공동의 성표현물 향유를 통해 만들어지는 남성 문화와 연대의 범위가 급격히 확장된다.
2000년대 후반 이후에는 스마트폰의 확산, SNS와 각종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모바일 환경이 확대된 가운데, 성표현물 유통과 소비의 시간적ㆍ공간적 제약이 완전히 철폐된다.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 유포, 소비하는 일이 빈번해졌고, 여성들의 몸과 일상 전체가 파편화되는 동시에 포르노화 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텀블러 등 SNS를 활용한 익명적, 준-익명적 상대들과의 상호 비평으로 여성 섹슈얼리티가 성적 대상으로 구성되며, 이것이 남성들 간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성표현물의 생산과 소비, 놀이와 폭력 간의 경계가 무너진다. 이러한 변화는 성적 쾌락을 향한 우리 시대의 집합적 욕망을 보여주며, 온라인 세계로 인해 확장되고 있는 몸과 섹슈얼리티의 의미를 고민케 한다.
둘째, 청소년 보호와 표현의 자유를 중심으로 부상ㆍ분화한 성표현물의 유해성과 그것의 관리에 관한 시민사회의 주장들은 성표현물 관리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 후반 시민사회는 노골적인 성적 표현이 성 윤리를 문란하게 하고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형성을 가로막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가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이는 있지만 종교단체와 학부모단체 등 보수적 성 윤리를 주창했던 이들 뿐 아니라 여성단체들 역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당대의 성표현물이 청소년의 왜곡된 성적 인식과 욕망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고 보았다. 시민사회의 비판은 이익을 위해 성표현물을 생산ㆍ유통ㆍ판매하는 이들에게 집중되었다. 이때 청소년은 성표현물에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계도되어야 할 미성숙한 집단이었고, 성적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으며, 사실상 보호가 아닌 통제의 대상이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시민사회 내부의 갈등과 분열이 가시화된다. 청소년 원조교제의 발견,〈빨간 마후라〉사건 등은 성표현물을 청소년 문제로 구성하는 근거로 작동했고, 1997년「청소년 보호법」이 제정되었다. 이와 함께 청소년의 성을 구매하는 성인 남성과 청소년의 ‘위험한’ 성적 실천이 문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동시에 폭발하는 성 정치 및 성 담론으로 인해 섹슈얼리티에 관한 관심이 증가했고,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성표현물의 검열과 관리에 반대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이와 함께 성표현물이라는 문제 공간은 각각 청소년 보호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두 세력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이 가운데 성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동시에 여성의 성적 쾌락을 추구하고자 했던 여성주의자들이 개입할 수 있는 폭은 협소했다.
2000년대 후반 이후에는 시민사회의 분화와 경쟁으로 확장되었던 성표현물 관리라는 문제 공간이 축소되고 아동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다. 아동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확산되는 가운데, 성범죄와 성표현물 소비 간의 인과관계가 확립되었다.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을 소비하는 ‘변태적’ 취향을 가진 하층계급 남성 및 이들에 의한 아동성범죄를 우려하는 대중적 공포를 중심으로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발화되며, 청소년 보호 및 통제의 논의는 아동을 포함하기 시작한다. 아동과 청소년은 성적 타락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되고 통제되어야 할 미숙하고 위험한 집단에서 성범죄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취약한 집단으로 변모한다.
셋째, 성표현물 생산ㆍ유통ㆍ소비의 변화, 시민사회의 부상ㆍ분열과 함께 성표현물 관리정책은 동요, 재편,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정책의 비효율성과 모순이 증대된다. 민주화 이후 청소년 보호와 범죄 통제 등 사회 질서 구축의 요구가 시민사회에서 제기되고, 이 과정에서 성표현물이 독자적인 관리대상으로 부상했다. 다양한 법률이 제ㆍ개정 혹은 폐지되고, 담당부처 및 심의기구가 변동하는 가운데 성표현물 관리정책은 동요했다. 특히 민주화로 인해 과거의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인 법률이 축소되면서 성표현물 관리는 검ㆍ경의 단속, 사전 심의의 강화와 행정처분 등으로 봉합되었다. 이는 단속과 행정처분을 통한 성표현물 관리라는 관행을 확립했으며, 비교적 성공적으로 그 기능을 수행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청소년 보호법」을 중심으로 성표현물 관리정책이 재편되며, 정부는 매체심의 및 단속을 통한 행정처분 뿐 아니라 성표현물 생산자에 대한 사법적 처벌을 통해 이에 개입한다.「청소년 보호법」의 제정과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설립은 제한적으로나마 성표현물 관리를 일원화하고 산재한 법률 간 위계를 확립한 동시에, 성표현물 관리정책의 위헌적 요소를 제거했다. 또한 이는 성표현물 관리정책에서 정부가 주도권을 회복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하지만 사회의 성인식이 변화하고 실제 성행위를 담은 성표현물의 소비가 주류를 점하는 가운데, 사법적 처벌, 행정처분, 실제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성표현물 간의 괴리는 증대된다. 이는 청소년 보호를 근거로 봉합되었지만, 성표현물 관리의 효율성은 저하되기 시작한다.
아동 성범죄가 공론화되고, 아동ㆍ청소년의 보호를 중심으로 성표현물이 문제화된 2009년, 정부는「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했다. 이는 가상의 아동과 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게임ㆍ만화ㆍ영상물 등의 제작ㆍ판매ㆍ배포 뿐 아니라 이의 단순 소지 역시 처벌하도록 규정했고,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 성표현물 관리의 책임을 부여했다. 이와 함께 청소년에서 아동으로 보호의 대상이 확대되고, 심의 기구의 관리는 강화되었으며, 사실상 정부 기구인 심의기구의 성격으로 인해 정부의 주도권과 영향력은 강력하게 유지되었다. 하지만 성표현물에 관한 인식, 성표현물의 생산 및 소비 실천, 성표현물 관리정책 간의 괴리가 커지는 가운데 사회의 도덕적ㆍ자율적 규제는 둔화되었다. 이는 형법적 규제에의 의존과 국가적 관리의 강화, 행정력의 비대화를 추동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여성의 몰래 촬영과 그것의 유포 등에 대한 미흡한 대처는 성표현물 관리정책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본 논문은 현재 한국 사회의 정부 주도적 성표현물 관리정책을 다양한 세력이 개입한 역사적 산물로 보고, 그것이 형성된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 시도다. 이를 통해 현실의 성표현물 생산ㆍ유통ㆍ소비와 괴리된, 하지만 비대한 성표현물 관리정책이 만들어진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성표현물을 누구와 함께, 어떤 관계 속에서 향유하는가라는 ‘공연성’이 성표현물의 의미 구성과 성별화된 섹슈얼리티의 재구성에 관여함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함의를 가진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성표현물의 생산 및 유통을 통해 막대한 이윤을 획득하는 성표현물 산업을 시야에 넣지 못한 한계가 있다. 성표현물의 유통과 소비를 통해 착취당하거나, 이를 통해 수익을 거둬들이는 산업에 관한 정치경제학 시각의 후속 연구가 요청된다 하겠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6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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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Social Sciences (사회과학대학)Dept. of Sociology (사회학과)Theses (Ph.D. / Sc.D._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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