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면역저하 환자에서 6개월간 검출된 바이러스 핵산의 임상적 의의

Abstract

서론: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MERS-CoV)에 감염된 환자가 발병 35일이 지나서 호흡기 검체에서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2015년 국내 유행 당시 림프종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던 34세 남자 환자의 호흡기 검체에서 178일 동안 MERS-CoV의 유전자가 검출되었다. 이 환자처럼 장기간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따라서 이 환자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유전자의 구체적인 특성 및 환자의 임상 경과를 연구함으로써, MERS-CoV 핵산이 장기간 검출된 사례의 임상적 의의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방법: 격리 치료 기간 중 환자로부터 객담 53개, 코인두도말 3개, 인두도말 15개, 혈청 15개와 소변 29개를 채취하고, 환자의 주변 환경 검체 39개를 채취하여 -80°C에 보관하였다. Real-time reverse transcriptase polymerase chain reaction (rRT-PCR)을 통하여 배출되는 바이러스의 농도를 측정하고,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실시하였다. 환자의 체내에서 바이러스 증식이 일어나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여 위하여 subgenomic mRNA를 분석하였고, S protein 유전자 PCR이 양성인 객담 15개에 대하여 S protein 유전자의 부분적인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임상 경과에 따라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하였다. 또한 발병 34일의 객담에서 배양한 바이러스의 전체유전자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결과: 객담에서 발병 173일까지, 코인두도말에서 발병 36일까지, 그리고 인두도말에서 발병 98일까지 rRT-PCR 양성이었다. 혈청, 소변과 환경 검체는 모두 rRT-PCR 음성이었다. 객담의 MERS-CoV 유전자 농도는 발병 46일 108 copies/mL까지 상승하였으나, 발병 61일 이후 105 copies/mL 이하로 유지하였다. 객담의 subgenomic mRNA 검사는 발병 46일까지 양성이었으며, 그 후로 모두 음성이었다. S protein의 앞부분 1050개의 염기쌍을 비교분석한 결과 901번 자리에서 발병 후 59일에서 63일 사이에 cytosine이 thymine으로 변하는 변이가 관찰되었고, 이후 모두 thymine로 유지되었다. 발병 34일의 객담을 배양한 결과 Vero cell에서 세포병변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고, 전체 유전자 분석을 통하여 국내 유행 당시 분리되었던 MERS-CoV와 유전학적으로 동일한 MERS-CoV clade B에 속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결론: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발병 후 60일까지 환자의 체내에서 MERS-CoV가 복제하고 있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후 지속적으로 낮은 농도의 유전물질이 호흡기로 배출되고 있는 점을 배제할 수 없으며, 주변 전파 가능성은 낮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기간에 격리 해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재활성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