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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스터의 진화 : 동대문시장 패션클러스터를 중심으로 : Cluster Evolution - Dongdaemun Market Fashion Clus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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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한구영

Advisor
김경민
Major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Keywords
동대문시장가치사슬네트워크클러스터패션산업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2017. 8. 김경민.
Abstract
2016년 현재 서울 동대문시장은 패션산업 관련 사업체들의 밀집지역이다. 청계6가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500미터 안에 5천개 원부자재업체, 1만개 의류도매업체, 수백개 디자인개발(패턴실,샘플실)업체가 밀집해 있고, 동대문시장 주변 주거지역에는 수백개의 봉제공장들이 산재해 있다. 업체들 사이에 긴밀하게 연계된 생산네트워크로 만들어진 패션상품은 의류도매시장을 통해 전국의 재래시장, 상권, 온라인쇼핑몰로 유통된다. 동대문패션은 내수시장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이와 같이 동대문시장은 패션산업 관련 사업체들이 밀집해 규모 경제(economies of scale)와 네트워크효과(network effect)를 누리는 패션클러스터이다.
1960년 이후 세계의 패션산업은 국경을 초월한 국제분업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패션 기획·디자인·마케팅은 경제·문화적으로 번영한 대도시에 입지한 패션기업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제조는 값싼 노동력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에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기획·디자인·마케팅은 제조보다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특히, 패션산업에서 의류제조는 노동집약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의류제조부문에 기술투자를 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이동한다. 이러한 이유로 패션산업의 가치사슬 내부 개별 가치활동들은 공간적으로 분리되기 마련이며, 결과적으로 초국적인 가치사슬을 이룬다.
동대문시장과 같이 국지적인 공간영역에 조성된 패션클러스터는 세계패션산업의 틀에 비추었을 때 이례적인 현상이다. 세계 패션기업들이 초국적 가치사슬을 전개하는 반면, 동대문 패션산업의 가치사슬은 한정된 공간영역에 국지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동대문 패션클러스터에서는 일반적인 패션기업처럼 기성복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가치활동이 공간에 집적되어 있기에 패션 기획·디자인·생산 그리고 판매되는 방식은 일반적인 패션기업과 다르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패션기업의 기성복제품은 개발도상국에 입지한 대규모 봉제공장에서 고도의 분업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반면, 동대문시장의 기성복은 주변 주택가 2~3인 규모의 작은 공장들 간 연계를 통해 생산된다. 즉, 동대문 패션클러스터가 안고 있는 패션산업은 일반적인 패션산업의 체계와 다른 특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연구의 첫번째 목적은 동대문 패션클러스터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밝히는 것이다. 동대문시장패션클러스터는 경영의 산물이 아니다. 클러스터가 형성되기 까지 기업이나, 국가가 주도하지 않았다. 동대문시장은 남대문시장과 함께 서울의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동대문패션클러스터의 형성은, 동대문시장 상권의 변화과정이다. 따라서 패션클러스터의 형성과 진화는 동대문시장 공간의 변화 역사라 할 수 있다.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현장조사 및 면접조사, 문헌조사, 사업체 기초통계자료분석, 그리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장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해온 사람들의 인터뷰와 문헌 조사를 통해, 1960년 부터 오늘날까지 약 50년 간 동대문 패션클러스터의 진화과정을 분석하여, 동대문 패션클러스터 진화를 3개 단계로 구분했다.
첫째, 동대문 패션클러스터는 초기 국제분업체제에 편입되었다가 배제되어 내수의류 생산 및 공급기지로 진화했다. 1960년대 동대문시장의 모태인 평화시장과 일대 상가들은 건물의 2~3층 내부에 의류생산기능이 존재했으며, 주로 해외 의류제조수출업체의 하청일을 수행했다. 이후 우리나라보다 이건비가 싼 중국 및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들로 생산기능이 이전되었다. 하지만, 동대문시장은 다년간 구축된 생산기반을 모태로 자기완결적인 클러스로 변모하였다. 자본은 국경을 초월하여 자유롭게 이동하지만, 노동인력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970~80년대는 내수 기성복 의류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경제성장였기에, 동대문시장이 의류생산·판매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두번째 진화는 패션디자인 기능이 도입된 것이다. 1990년에는 현대식 상가개발이 잇따라 이루어져 유사한 기능을 하던 남대문시장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현대식 상가는 디자인 감각이 있는 젊은 상인들을 끌어들였다. 게다가, 1990년대 말 IMF금융위기 때, 취업난을 피해 패션디자인 인력들이 대거 유입되었고, 해외바이어들이 몰려 질적인 측면(디자인)과 양적인 측면(규모의 경제)을 모두 충족하는 패션상권의 면모를 갖추게된다. 즉, 과거로 부터 계승된 생산과 판매를 기반으로 디
자인 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투입되어 자생적으로 패션클러스터가 진화한 것이다.
세번째 진화는 유통영역이 다각화된 것이다. 일반적인 패션기업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직접 판매하여(B2C) 그들의 니즈를 생산과 디자인에 반영한다. 하지만, 동대문시장 패션업체들은 일반적인 기성복 패션산업 흐름과 달리 B2B 유통을 고수한다. B2B 유통은 소매업자의 주문에 맞추어 생산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사업모델이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빠르게 디자인·기획·생산을 전개해야 하는 패스트패션의 사업모델로서 적합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대문시장이 변화무쌍한 내수 패션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이유는 사입소매상 및 사입대행업자들이 소비자와 시장을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사입자들은 오늘날 패션산업에서 핵심역량으로 평가 받고 있는 MD(merchandising)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연구의 두번째 목적은 현재 클러스터 내부 네트워크의 핵심 주체가 누구인지 밝히는 것이다. 동대문시장은 위계로 이루어진 단일 패션기업이 아니다. 서로 다른 사업체들이 클러스터 내부에서 가치활동의 네트워크를 이루어 사업을 전개한다. 네트워크 중심에서 가치사슬을 주도하는 주체는 동대문패션클러스터 작동원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동대문 패션클러스터는 각 진화 단계에 서 출현한 클러스터 내부 의류생산기반(제조업자), 디자이너, 그리고 사입업자들이 공존하며 복잡한 생산 및 판매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연구 목적을 이루기 위해, 동대문 패션클러스터의 생산 및 판매네트워크 과정을 상세히 분석했다. 동대문 패션클러스터의 핵심 주체는 생산네트워크의 디자이너, 그리고 유통네트워크의 사입자라 할 수 있다. 주요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생산네트워크의 핵심 주체는 도매업체에 고용된 동대문디자이너이다. 동대문디자이너는 일반적인 패션기업에서 부서 단위에서 진행하는 시장조사, 기획, 원부자재선택, 디자인, 생산관리 업무를 두루 섭렵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원단시장과 샘플/패턴실을 빈번히 오고가며 디자인개발을 진행하고, 인근 주택가 소규모 봉제업체들에 양산을 의뢰하여 하청생산을 전개한다. 패션생산 단계에 필요한 기능들 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디자이너와 공급 및 생
산업체 사이에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며, 인적 네트워크는 디자이너의 자산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둘째, 유통네트워크의 핵심 주체는 사입 소매업자이다. 온라인쇼핑몰, 오픈마켓 등 의류소매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의류소매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각 업체들은 재고부담을 없애기 위해 소량으로 상품을 사입한다. 도매업체들은 판매추이를 예측한 계획생산이 불가능해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량생산을 택하게 된것이다. 따라서, 동대문 패션클러스터의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은 클러스터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사입자의 수요에 의해 규정되었 판단 할 수 있다. 오늘날 패션산업에서 가치활동의 힘이 유통영역으로 편중되는 흐름에 입각하여, 사입자의 역할을 앞으로도 더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모든 기업은 '가치사슬(value chain)'을 통해 최종적인 재화나 서비스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개별 가치활동(value activities)들 사이에는 힘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패션가치사슬의 경우 전형적으로 디자인과 유통 부분이 생산부분을 지배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 연구에서는 동대문 패션클러스터의 진화과정을 분석하고, 현재 클러스터 내부 핵심활동을 수행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밝혔다. 동대문 패션클러스터의 진화과정은 제조기반을 통한 의류생산 및 판매상권 형성, 디자이너 유입 그리고 도매기능 강화로 요약 할 수 있다. 또한 현재 클러스터 내외부 네트워크의 핵심활동은 디자이너와 사입 소매업자가 수행하고 있다. 동대문 패션클러스터는 생산입지와 유통방식이 세계패션산업의 흐름과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 하지만, 클러스터 내부의 핵심적인 가치활동을 수행하는 기능은 디자인과 유통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즉, 동대문 패션클러스터는 오늘날 패션산업의 가치사슬의 변화 흐름과 동일한 논리가 적용되고 있다고 파악 할 수 있다. 미래 동대문 패션클러스터의 진화는 패션산업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클러스터 분석을 위해서 해당 클러스터가 안고 있는 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수반되어야 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7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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