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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대형국제미술전 속의 "다문화주의"의 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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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민영

Advisor
김정희
Major
미술대학 협동과정 미술경영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다문화주의신식민주의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국제미술전미술시장아트페어글로브 트로팅 큐레이터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술대학 협동과정 미술경영, 2017. 8. 김정희.
Abstract
휘트니 미국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이하 휘트니 미술관)은 1993년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를 주제로 하여 휘트니 비엔날레를 개최하였다. 휘트니미술관은 미국의 동시대 미술을 보여주기 위해서 건립되었기 때문에, 1932년부터 열린 휘트니 비엔날레 역시 당대의 미국 미술의 흐름을 나타내는 전시로 개최되어 왔다. 따라서 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를 통해 1990년대 초에 미국에서 다문화주의가 크게 대두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문화주의의 핵심은 여러 문화가 섞여 사는 사회에서 서로 다른 문화 공동체 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문화적 다양성(cultural diversity)을 존중하는 태도이다.
휘트니 미술관은 1993년 비엔날레를 통해 이전까지 백인 주류 문화를 중심으로 규정되었던 미국의 전통적 가치에서 벗어나, 미국 사회에 공존하는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다문화주의를 새로운 미국의 가치로 정립하려는 분위기를 반영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이전까지 주류 미술관에서 잘 전시되지 않았던 소수 인종의 미술가들이 비엔날레에서 소개되었다. 이 미술가들의 작품의 주제는 그들이 소수 인종으로서 겪은 사회ㆍ정치적 문제들이었다. 그로 인해 1993년 비엔날레는 뉴욕의 주류 미술관에서 미국의 정체성을 재정의 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대중과 비평가들의 많은 집중을 받았다.
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에 대해 많은 비평가들은 인종 차별 등의 문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을 전시하여 이 비엔날레가 지나치게 교훈적이고 주제의식만을 강조했다는 비판을 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휘트니 비엔날레가 전시를 구성한 방법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 비엔날레가 소수자 정체성을 기준으로 미술가들을 분류하여, 백인 주류 문화와의 분명한 구분을 했지만 소수 인종 미술가들이 오로지 정치적 내용 안에서만 인식되는 것은 미국 사회에서 주변화 된 그들의 위치를 더욱 강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이 소수 민족을 민족으로 구분하여 비엔날레에 전시한 양상은 제국주의 시대에 유럽의 문화가 다른 문화로부터 착취한 민예품을 유럽의 관점으로 분류하고 관리하여 전시했던 민족지학박물관의 유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미술 속의 다문화주의 정책은 미국 밖에서는 이미 그 전부터 나타났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민국가인 호주는 인종차별적인 이민 제한법과 백호주의 정책(White Australian Policy)'을 폐지하고 1970년대에 다문화주의를 국가의 공식 정책으로 수립하였다. 그러나 호주에서도 곧 다문화주의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1980년대에 성행했던 호주 원주민 미술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당시 호주 원주민의 사회적 권리 보장에 대한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주민 미술을 호주와 국제 미술계에 진출하도록 하여 마치 소수의 원주민 미술가의 성과를 전체의 관리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호주에서 이러한 미술 전시를 선전 도구로 사용하여 사회 내적으로 존재하는 불평등을 감추고자 했다. 1980년대 호주의 원주민 미술을 통해 보여주었던 다문화주의 정책에서는 백인 민족 외의 민족을 지배하려는 신식민주의적 성격을 찾을 수 있다. 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발견된다.
미국 사회에서는 다문화주의가 1990년대 초반에 크게 대두되는 동안, 제 3세계 국가에서 개최되는 국제미술전의 숫자가 증가했다. 1990년대에 세계는 천안문 사태,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의 통일, 냉전의 종식, 소련의 해체, 공산주의의 몰락 등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당시 빠르게 진행되었던 세계화는 1990년대에 전 세계에서 비엔날레와 트리엔날레 등을 비롯한 대형 국제 미술전시가 증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미국뿐 아니라 국제 미술계에서 열렸던 다문화주의 전시의 영향으로 1990년대에 제 3세계 국가에서 대형 국제미술전의 수가 증가하였지만 그 전시들은 소수의 특정 큐레이터들이 교대해 가면서 기획함으로써 제 1세계 전시의 재생산이 되었다. 아울러 제 3세계에서 열리는 대형 국제미술전은 소수의 주류 큐레이터에게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들의 권력과 영향력이 더 커지도록 만드는 식민주의적 양상을 드러냈다.
1990년대 초에 미국에서 대두되었던 다문화주의는 미국의 새로운 국가적 가치로 등장하였지만 그 시기 이후로 다문화주의에 대한 논의는 미국에서 점차 쇠퇴하였다. 그에 대한 첫 번째 이유로는 미국 사회의 보수화를 들 수 있고, 점차 세계가 이데올로기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 흘러가게 되면서 비엔날레 등 미술계에서도 시장이 더욱 확대된 것을 두 번째 이유로 들 수 있다. 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 이후 다문화주의를 주제로 한 전시는 휘트니미술관에서 개최되지 않았으며, 1995년 휘트니 비엔날레는 기존에 그랬던 것처럼 배인 남성 미술가 위주로 전시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사실을 볼 때 휘트니미술관은 당시의 정치적 분위기에 편승하여 미술 전시가 갖는 시각적 효과를 통해 일회성의 선전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국제미술전에서 다문화주의가 1990년대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연구자는 그 원인을 국제 미술계를 움직이는 메커니즘의 변화에서 찾았다. 2000년대에는 미술시장의 자본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그 분포도 넓어졌다. 이 시기에 중국과 중동 국가의 거부들이 미술계에 끼친 영향력도 증가하였다. 미술시장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에 아트페어가 늘어나는 등 미술계의 흐름이 자본을 중심으로 흘러가게 되었고, 다문화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의 영향력은 축소되었다. 이처럼 2000년대에는 미술계에서 자본이 중요해졌다는 사실은 다문화주의가 점차 쇠퇴한 원인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본 논문은 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와 1990년대 대형 국제미술전의 동향에서 드러나는 다문화주의의 성격과 그 한계에 대한 연구이다. 다문화주의가 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의 주제로 사용된 배경과 목적을 고찰하고, 이것이 1990년대 대형 국제미술전의 동향에 미친 영향과 2000년대 이후 국제 미술계에서 주요한 주제가 되지 않은 현상에 대한 원인을 살펴보았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7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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