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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육화적 이미지 연구 : A Study of Incarnational Imagery in the Poetry of Jeong Ji 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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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전세진

Advisor
김유중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육화적 이미지incarnation모더니즘『鄭芝溶詩集』 표지화프라 안젤리코수태고지이행 기호비유사적 유사성장소성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2017. 8. 김유중.
Abstract
본 연구는 정지용이 시와 언어의 관계를 육화라는 관점으로 이해하고 시와 언어의 감각적 통합을 통해 시적 이미지를 구축하며 그것이 육화적 이미지라는 개념으로 명명될 수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정지용은 그의 시론 「詩와 言語」에서 詩의 神秘는 言語의 神秘다. 詩는 言語와 incarnation적 一致다라고 선언하며 언어예술로서의 시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육화(incarnation)란 비가시적인 것이 물질성을 획득하여 가시적인 형태가 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종교적 차원의 이해를 넘어 시와 언어 그리고 이미지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본고는 정지용 시에서 나타난 육화적 이미지의 특성을 밝힘으로써 이러한 이미지를 구축한 시인의 사유를 고찰하고 새로운 차원의 이미지 해석 방식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 현대시사에서 정지용은 탁월한 언어 감각을 발휘하여 시에서 명징한 이미지를 제시하며 1930년대 대표적인 모더니스트로 자리매김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더니즘과 이미지즘, 근대와 전통이라는 형식적인 틀에 갇혀 정지용의 작품이 온전히 해석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로 정지용을 모더니즘 시인으로 규정하면서 그의 초기 시편을 중요하게 여겨왔으나, 이 작품들이 담긴 정지용의 첫 시집 『鄭芝溶詩集』(1935) 자체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로 인해 정지용의 시 이미지를 육화라는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당위성을 제공하는 첫 번째 단서인 『鄭芝溶詩集』의 표지화도 발견되지 못한 것이다.
회화와 문학의 상관성을 인지하고 종합예술을 추구하는 양상은 1920년대부터 발전하여 1930년대에 들어와서는 문학과 미술, 작가와 화가가 상호 교류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문단적 상황을 고려할 때, 『鄭芝溶詩集』의 표지화는 정지용의 시적 지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며, 반드시 해석해야 할 대상이 된다. 이 그림은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수사였던 프라 안젤리코의 이다. 놀랍게도 프라 안젤리코의 의 회화적 기호를 해석하는 방식이 정지용의 시 이미지를 해석하는 방식과 유사한 지점이 많다. 따라서 회화와 문학을 유비적으로 해석하고 그로 인해 도출될 수 있는 효과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의 기호적 특성을 살펴보고, 『鄭芝溶詩集』에 이 그림이 표지화로 장식된 이유를 분석한다. 이후 이러한 분석이 정지용 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고 어떠한 새로운 이미지들을 발견해낼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정지용은 난해하고 변형된 시어뿐만 아니라 한자어, 외래어, 고어, 방언, 의성어, 의태어 등 해석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언어를 빈번하게 또 의도적으로 사용한다. 정지용 시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러한 어휘들은 정지용 시 해석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오히려 이것이 정지용 시에서 역동적인 이미지를 발생하게 하였다.
본고는 이러한 특징을 이행 기호라는 개념의 적용을 통해 분석한다. 해석의 어려움이 끊임없이 발생하게 만드는 어휘와 표현이 정지용 시의 본질이자 특성이며, 그것이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지 않고, 하나의 이미지로 환원되지 않도록 시를 만든 의도를 파악한다. 「바다」 시편과 「毘盧峯」 해석을 통해 정지용이 이미지의 힘과 역동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서 꾸준히 언어와 시를 탐구한 것임을 해명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이행 기호적 언어의 사용을 통해 다층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한 시인의 의도를 파악하고, 비유사적 유사성(dissimilar similarity)이라는 개념을 통해 정지용 시에서 나타나는 이미지 재현 방식을 고찰한다. 이것은 신성이 깃들어 있는 이미지는 실존하는 대상의 재현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신성과 전혀 닮지 않은 것을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음을 나타낼 개념적 근거를 마련한다.
정지용에게서 나타나는 이미지의 명료성은 감정의 밀도 높은 응축과 그 감정을 표현하기에 매우 적확한 언어의 사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정지용 시의 모더니즘은 단순히 서구 영미 모더니즘의 영향 하에 그들이 마련한 형식을 따르는 수준의 것이 아니라 1930년대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치밀한 고민을 통해 조선에서의 모더니즘은 어떻게 수용되고 발전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이는 세계적 보편으로서의 모더니티를 추구함과 동시에, 가장 조선적인 방법으로 그 보편에 나란히 하고자 하는 시인의 욕망의 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의 결과가 『白鹿潭』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 형태를 띠고 나타난다. 『鄭芝溶詩集』이 시를 통해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담은 시집이었다면, 『白鹿潭』은 이미지를 표현하는 완숙된 기법을 기반으로 하여 그러한 이미지들이 담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려는 의도를 지닌 시집이라고 볼 수 있다. 『白鹿潭』에 이르러 정지용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육화적 이미지가 자리할 구체적인 장소가 마련되고, 이것이 육화적 이미지의 완결태를 보여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白鹿潭』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시 형식은 정지용의 시를 보다 넓은 차원의 모더니즘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다.
정지용은 가장 전통적이라고 생각되는 것 속에서 근대의 형식을 이룩하려는 심오한 변증법을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모던한 것으로서의 모던이 아니라 전통 속의 모던,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것으로서의 모던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白鹿潭』에 이르러 정지용의 신성에 대한 관심의 계보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동시에 문예사조적인 관점에서 정지용 문학을 새롭게 해석할 관점의 마련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8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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