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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자유에 관한 고찰 : 칸트의 상상력 개념의 유형 분석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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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손민주

Advisor
이창환
Major
인문대학 미학과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칸트상상력자유천재이념의 현시감성계예지계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문대학 미학과, 2017. 8. 이창환.
Abstract
본고는 칸트 철학에서 비체계적으로 서술되는 상상력의 여러 활동들을 자유로운 정도에 따라 분류함으로써 그의 철학적 사유에서 상상력의 자유가 갖는 의의를 해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상상력의 진정한 자유는 궁극적으로 천재에서 발휘됨을, 나아가 『판단력비판』의 기본과제인 감성계과 초감성계의 매개가 이념을 감각적으로 현시하는 천재를 통해 실현됨을 확인하고자 한다.
칸트에 따르면 상상력은 대상의 현전 없이도 그것을 직관적으로 표상하는 능력으로서, 감성, 지성, 이성, 판단력과 함께 인식능력으로 분류된다. 인식능력으로서의 상상력은 지성과 감성을 매개함으로써 선험적 인식의 조건을 구성하기도, 지성과 유희함으로써 취미를 판정하기도, 이성과 관계함으로써 숭고판단과 천재의 활동에 관여하기도 한다. 이처럼 상상력은 주관의 제반 활동에서 불가결한 능력임에도 불구하고 비판철학 내에서는 상상력에 대한 독립적인 이론이 존재하지 않는다. 상상력은 스스로 법칙을 구성하지 못하는 까닭에 고유한 선험적 원리를 보유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상상력에 대한 분석은 대상들에 대한 우리 인식의 선험적 방식들을 다루는 비판철학의 기획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험적 원리가 부재하는 덕분에 상상력의 활동영역은 지성처럼 감성계에 제한되거나 이성처럼 초감성계에 제한되지 않는다. 본래 상상력은 감성과 마찬가지로 직관하는 능력이기에 표상들의 소재를 언제나 감관에서 취하며, 이에 따라 경험의 경계 안에서 시작한다. 또한 상상력은 지성개념들과 객관적 합치를 이루어 가능한 경험 내에 머무르기도 하고, 이성이념들을 현시하고자 경험의 한계 너머를 표상하기도 하며, 지성이나 이성과의 결합 없이 홀로 발휘되어 경험의 경계를 지워버리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본고는 상상력의 고유성을 선험적 원리의 부재에 따른 자유로움에서 찾은 후, 상상력의 다양한 양상을 상상력이 자유로운 정도에 따라 재생적, 초월적, 미감적, 환상적 상상력으로 분류함으로써 칸트 상상력 개념을 총괄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재생적 상상력은 경험적 법칙들인 연합 법칙들에 맞추어 대상을 재생하는 능력으로서 경험적 인식을 산출한다. 재생적 상상력은 경험표상을 복제하는데 그치는 까닭에 자발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즉 가장 자유롭지 못한 상상력이다. 초월적 상상력은 순수 지성개념들에 적합하게 직관을 선험적으로 종합하는 능력으로서, 인식의 두 원천인 감성과 지성을 매개함으로써 선험적 인식을 생산한다. 경험에 근거하는 재생적 상상력과 달리 초월적 상상력은 감관을 선험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자발성을 발휘한다. 그러나 초월적 상상력은 순수 지성개념들에 맞추어 활동함에 따라 선험적 합법칙성의 규제를 받는 자유롭지 못한 상상력이다. 미감적 상상력은 지성이나 이성과 합목적적 관계를 이루는 생산적이고 자기활동적인 능력으로서 취미, 숭고, 천재를 구성한다. 미감적 상상력은 지성개념들의 구속에서 벗어나 직관들을 자유로이 포착하고 종합한다는 점에서 초월적 상상력보다 자유롭다. 하지만 미감적 상상력은 다른 인식능력들과의 관계를 필수요건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독립적인 자유를 구가하지 못한다. 환상적 상상력은 어떠한 규제도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능력으로서 표상들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낸다. 환상적 상상력은 가능한 경험의 한계 내에 머무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환상적 상상력의 활동에서는 어떠한 규칙도 찾을 수 없는 까닭에 그 산물은 광상이나 환상과 같은 비현실적이거나 기괴한 것으로 나타나기 쉽다.
상상력의 자유가 무제한적으로 발휘되는 환상적 상상력은 비판철학 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지 못한다. 환상적 상상력만이 독자적으로 유희할 경우 그 산물은 어떤 개념이나 이념과도 관계맺지 않으며, 그런 까닭에 보편성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비판철학에서 논의되는 상상력이 보편성을 담보하는 인식능력인 한에서, 본고는 상상력의 진정한 자유를 감성계와 초감성계를 넘나들면서도 이념을 현시하는 천재의 활동에서 찾는다. 천재의 상상력 또한 모든 감관표상들을 자유로이 활용한다는 점, 그리고 경험의 한계 너머를 표상한다는 점에서 환상적 상상력과 유사하다. 그러나 천재의 상상력은 환상적 상상력처럼 무규칙적으로 날뛰는 대신 그 산물과 근저에 놓인 이념과의 부합을 추구한다. 그리하여 천재에서 발휘되는 상상력의 자유는 이성이념들에게 객관적 실재성을 부여함으로써 이념들의 감성화에 성공한다.
이러한 상상력의 자유가 비판철학에서 중요한 까닭은 감성계와 초감성계의 경계를 지울 수 있는 상상력만이 우리 인식영역의 체계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칸트는 우리 인식의 영역을 지성이 구성하는 감성계와 이성이 관장하는 예지계로 분할한다. 그러나 이 두 관할구역 사이에는 이성과 지성 자체로는 넘어갈 수 없는 간극이 놓여있다. 이로 인해 인식의 체계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양자가 통일되어야 한다. 이러한 통일의 가능성은 자연으로부터 얻은 표상들을 자유로이 활용함으로써 미감적으로 이념을 현시하는 천재의 상상력을 통해 실현된다.
이처럼 상상력의 자유는 상상력의 고유성일 뿐만 아니라 천재를 통해 『판단력비판』의 과제인 현상계와 예지계의 매개가 실현될 수 있는 근거이다. 이러한 자유는 상상력에게 독자적인 선험적 원리가 부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상상력의 다양한 활동들을 상상력의 자유에 주목하여 분석한 본고의 논의를 통해 비판철학 내에서 단편적으로 논의되는 상상력의 개념이 근본적인 면에서 일맥상통함이, 나아가 비판철학의 기획에서 상상력이 가지는 중요성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8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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