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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인의 도시 관광권(權) 연구: 2-30대 지체장애인의 서울 관광 경험을 중심으로 : Physically Disabled People's Right to City Tourism: Experience of Physically Disabled People Between the Ages of 20 and 30 in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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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혜진

Advisor
전상인
Major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Keywords
지체장애인도시관광권서울도시계획신체성무장애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2017. 8. 전상인.
Abstract
본 논문은 이동의 어려움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관광을 누리기 힘든 사람들, 그 중에서도 다리 기능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실하여 독립보행이 불가능한 지체장애인들을 논의의 주된 대상으로 삼으며, 지체장애인에게 관광지로서 서울은 어떤 공간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지체장애인 당사자와 이들의 가족, 지인 등의 서울 관광 경험을 심층 면담하여 그 내용을 바탕으로 지체장애인의 도시 관광 현황과 실태를 기록하고자 했다.
우리 사회에서 휠체어와 결합된 지체장애인의 몸은 기괴한 형상으로 자연화되며, 이 속에서 지체장애인들은 사회적 불안을 일상적으로 체득하고 있다. 실제 휠체어와 함께 시각적으로 잘 포착되는 지체장애인들은 타자성을 갖기 쉬운 존재이며 이러한 타자성은 지체장애인의 관광과 이동에 있어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이처럼 태생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지체장애인들의 몸은, 사람들의 시선 뿐 아니라 관광지 내 물리적인 공간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한 문제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시설은 장애인화장실이었다. 상대적으로 찾기 어려운 관광지 내 장애인화장실과 명확한 법적 기준이 지켜지지 않은 장애인화장실의 존재는 지체장애인이 스스로의 몸을 화장실에 안가는 몸으로 만들거나, 화장실을 참는 몸으로 단련하게끔 하고 있었다. 관광지 내 열악한 장애인화장실의 문제는 장애인 당사자가 배변 문제에 있어서 스스로 침묵하는 몸으로 만들도록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의 몸을 용변문제로부터 억눌러야 하는 지체장애인들에게 장애인화장실 문제는 이들이 서울을 관광하는 데 있어 불안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주원인이었다.
비교적 장애인화장실이 잘 구비되어 있는 공간을 찾아야 하다 보니, 이들의 관광 형태는 경복궁·덕수궁·창경궁과 같은 서울의 대표적인 역사관광명소나 코엑스몰, IFC몰, 백화점과 같은 대형 실내 관광지 위주로 좁아져 있었다. 대형 몰(Mall)과 같은 공간들이 갖는 넓은 실내 구조, 이동하기 좋은 타일 바닥, 문이 없는 열린 구조의 상점, 장애인화장실의 보장 등은 지체장애인들이 몰을 위험과 변수가 적은 안전한 공간으로 인식하고 선호하게끔 했다. 즉 몰과 같은 실내 관광지는 실외에 있는 관광지보다는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한 곳이자 안전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었으며, 덧붙여 안전한 곳에 대한 개념은 지체장애인으로 하여금 타인의 도움을 덜 필요로 하게 하면서 이들이 주체적인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내포한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가졌다. 그것은 자유라는 개념과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지체장애인들의 관광 경험과 장소에서 드러난 문제는, 장애인을 위한 도시관광 계획의 주체가 비장애인 위주라는 것에 있었다. 장애인의 서울 관광을 위해 발간되는 보고서 및 가이드북에는 기본적으로 실제 장애인이 해당 장소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모니터링이나 실태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서울 내 기관, 공사 등에서는 장애인에게 접근 가능한 관광 장소, 관광 루트, 숙박시설, 음식점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일부의 장소에만 적은 수의 장애인을 참여시키거나 심하게는 장애인이라는 주체가 없이 장애인을 위한 도시 관광을 계획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즉 장애인을 위한 관광 계획을 말하면서도 그 안에 장애인 당사자는 없거나 소수일 뿐이었다.
또한 비장애인의 도시관광 계획은 장애의 유형과 정도, 그리고 성별을 세분화하지 않은 채 장애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논의한다는 데에서도 문제점을 찾을 수 있었다. 장애는 그 유형에 따라 상이한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정보를 명확히 제공해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대개 장애인을 위한 도시관광 계획은 장애인에 대한 유형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장애인이라는 기호 안에 구분 없는 정보를 담고 있었다. 또한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장애인의 성별이 고려되지 않은 채 장애인화장실이라는 이름으로 장애 남녀가 함께 사용되고 있어, 마치 장애인을 무성(無性)의 존재로 보는 듯한 관점을 느끼게 했다.
이처럼 비장애인 주체가 된 도시 관광 계획은 장애인들에게 신뢰할 수 없는 계획이란 인식을 주고 있었다. 실제 그에 따라 이들의 서울 관광은 인터넷 검색이나, 로드뷰, 해당 매장에 전화걸기, 평소에 서울을 돌아다니며 갈만한 곳 체크하기, 혹은 직접 해당 장소에 미리 가보기 등과 같이 개인적으로 정보를 습득해야 하는 방식으로 남아 있었다. 즉 이들은 구체적인 소식지나 자료 등을 통해 해당 장소에 대한 시설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다분히 개인적인 방법으로 서울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많은 경우 그것은 시행착오에 따라 습득한 것이기도 했다.
연구자는 이러한 도시계획에 문제를 제기하며,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지체장애인들이 도시 관광권을 향유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자 한다. 먼저 지체장애인의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도시계획의 방향을 주장한다. 비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래로 향하는 지체장애인의 시야(각), 섬세한 감각, 비장애인이 겪을 수 없는 도시의 경험들이 관광 계획 과정에 보태는 과정이 마련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수행하기 위해 전문 교육 과정 등을 통해 지체장애인 평가단 등이 구성될 필요가 있다. 또한 물리적인 시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과 같이 비장애 시설의 무장애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장애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신체적 결함이지만 장애인을 위한 물리적인 도시환경은 국가가 마련해야 할 영역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서울을 정비해 단순히 지체장애인들만을 위한 도시관광계획이 아닌, 임산부, 노약자, 유모차를 끈 가족과 같이 관광약자의 발길을 사로잡을 가능성을 세우고자 한다. 덧붙여 신체적인 제약 상 혼자 여행하기보다도 가족이나 친구와 동행하는 지체장애인의 여행 특성을 이점으로 삼아, 이들을 경쟁력 있는 소비자집단으로 받아들일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논문은 지체장애인의 서울 관광 경험을 직접 보고 들으며 기록한 최초의 도시계획 연구로서 우리 사회의 소수자인 (지체)장애인의 논의를 확장시키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지체장애인의 이동을 서울의 관광 경험으로 엮어 따라간 궤적은 관광권, 여행권, 이동권과 같은 개념 속에서 지체장애인이 누려야 할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자, 서울 내 관광지라는 익숙한 도시 공간을 지체장애인의 입장으로 낯설게 비틀어보는 관점이기도 했다. 가고 싶은 장소가 아니라 갈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야 하는 지체장애인들에게 특정 관광지에 대한 선호는 철저히 당사자의 접근가능성과 맞물리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본 논문은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에서 지체장애인이 행사할 수 있는 관광권의 위치는 어디쯤에 놓여있는 것인지를 말하고자 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8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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