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정주공간의 계획개념을 적용한 한옥마을 기본계획 : 전북 완주군 용정한옥마을을 중심으로

Abstract

최근 정부나 지자체의 한옥에 대한 관심과 수요 속에 전국적으로 다양한 한옥마을들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한옥마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다양한 지원정책, 기술개발지원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옥건축에 대한 건축비 절감, 재료, 기술에 대한 개발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마을개념으로서 한옥주거단지 조성을 위한 계획기준이 미비하고 기존 택지개발방식에 맞추어 한옥마을을 계획하다보니, 전통 정주공간의 대표적 특징인 공동체 공간이나 주변 자연환경과의 긴밀한 연계, 마을경관의 독자성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전통 정주공간에서 미덕으로 삼을 수 있는 계획개념을 현대 생활방식에 적용 가능한 기본계획원칙으로 재해석 하고, 앞으로 조성될 한옥마을 계획에 있어 지혜의 요소로서 적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최근 조성된 한옥마을의 현황을 도시형, 전원형의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각의 사례마을을 선정하여 면적, 공간배치, 생태환경, 공공시설의 계획유형에 따라 분석하고 배치방식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하였다. 이후 전통정주공간의 사례를 입지, 길, 영역성, 경관, 생태의 관점으로 분석한 후 현대 한옥마을 계획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였다. 위에서 살펴본 사례 마을의 조사 및 분석과정을 통해 도출해낸 전통 정주공간의 계획 개념을 바탕으로 한옥마을 기본계획의 주안점으로 삼았다. 한옥마을 기본계획 대상지는 전원형 한옥마을로 현재 계획 중인 전라북도 완주군 상관면 마치리 일대의 용정한옥마을 부지이다.

기본계획의 주안점은 첫째, 마을 공동체 형성을 위한 반공적영역의 확보를 통해 사적영역과 공적영역 사이의 완충영역을 두었다. 이 영역을 통해 마을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접촉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다양한 수요계층을 고려한 한옥주택 유형의 다양화이다. 한옥 건축 특성상 토지매매가와 건축비에 대한 가격부담을 감소하고자 최근 땅콩주택과 같은 하나의 필지를 두 세대가 나누어 공유하는 개념을 한옥에 적용하였다. 마지막으로는 마을 내 중앙 공원의 기능을 하는 마을 숲을 조성하여 주변 녹지축을 이어주는 생태의 역할과 더불어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 모임, 휴식의 공간을 할 수 있는 복합적 역할을 수반하는 공간을 계획하였다.

전통 정주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유기적 배치를 통한 공간의 상호작용이며 기능의 복합성이다. 한옥마을을 단순히 목구조 주택으로 이루어진 단지로 이해하고 계획한다면 공간적 가치를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다. 따라서 앞으로 마을조성에 있어 한옥을 독립적 건물로 인식하여 계획하는 것이 아닌 마을전반의 구조를 바탕으로 주변 관계를 고려한 계획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