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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행위'개념을 통한 가르침의 의미 재탐색 : Rethinking the Meaning of Teaching : drawing upon the Concept of Action of Hannah 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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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박은주

Advisor
곽덕주
Major
사범대학 교육학과
Issue Date
2018-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가르침행위탄생성학습중심세계공적영역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범대학 교육학과, 2018. 2. 곽덕주.
Abstract
이 논문의 목적은 가르침이 약화되어 가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가르침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재탐색하는 데 있다. 이 연구의 문제의식은 학습주의, 학습사회, 학습중심이라는 용어가 대변하듯 교육의 언어가 학습의 언어로 전환되고 있는 시대흐름에서 출발한다. 가르침의 목적은 학생이 의미있는 학습에 이르도록 하는 것에 있으나, 지금의 학습중심 흐름이 가속화될 때는 교사와 학생, 세계로 이루어진 교육적 관계를 고립된 개인의 학습으로 대체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교육의 목적이나 가치에 관한 논의를 배제할 위험성이 있다. 연구자는 지금의 학습중심 경향을, 더 이상 전수할 만한 가치로운 것이 없어지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징후로 지목하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조건 하에서 교육의 의미를 회복할 수 있는 가르침의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지를 한나 아렌트의 행위 개념을 통해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 하에, II 장에서는 오늘날 가르침이 힘들어지는 원인을 그동안 서양철학사 속에서 자아관과 세계관이 변천되어 온 과정을 통해 탐색한다. 이 작업은 근대교육을 받음으로써 우리 문화 속에 들어온 근대성의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고, 그것에 대한 비판의 과정에서 어떻게 포스트모더니즘의 자아관과 세계관이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한나 아렌트의 자아와 세계에 관한 개념을 탐색한다. 아렌트의 탄생성 개념은 근대적 자아개념과 포스트모더니즘 자아개념의 사이 지점에 있는 아렌트의 인간이해를 드러낸다. 아렌트는 인간을 자신만의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탄생성의 존재로 본다. 여기에는 종착지가 아닌 시작으로서의 근원적 자유와 가능성이 배태되어 있다. 그러나 아렌트의 탄생성 개념은 인간이 이미 있는 세계 속으로 태어나는 존재라는, 세계와의 불가피한 관계 속에서 이해된다. 여기에서 인간이 태어나는 세계는 한편으로 인간보다 먼저 만들어져서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거처가 되는 인공세계를 출발로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낡고 허물어질 수밖에 없는 그 세계에 관하여 함께 논의하고 소통하는 인간세계에 의하여 새롭게 구성되는 것으로 제안된다. 이와 같은 아렌트의 중층적 세계개념은 공동의 세계를 둘러싸고 함께 논의하는 인간들의 관계망으로서 공적영역으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자아와 세계에 관한 예비적 고찰 후에, 자아와 세계를 관련짓는 세 가지 방식으로, 노동, 제작, 행위의 관점을 살펴본다. 노동이 세계와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개인의 사적 삶의 유지활동이라면, 제작은 고립된 장인이 인공세계를 만드는 활동이다. 노동의 관점은 자아가 세계와 관계맺지 못한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면, 제작의 관점은 고립된 자아가 인공세계와 맺는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전자는 인공세계의 차원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후자는 복수성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세계의 차원까지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자아와 세계의 관련방식에서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아렌트의 행위개념은 탄생성을 공적영역에서 실현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여, 아렌트의 행위개념은 세계에 대한 나의 고유한 관점을 타인들 앞에 말과 행위로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행위개념은 자아와 세계 간의 중층적 관련방식을 제안한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탄생성과 세계성의 관계에서 목격된다. 이것은 낡고 허물어질 수밖에 없는 세계 속에서 그 누구와도 다른 나만의 새로운 관점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다른 하나는,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의 관계에서 목격된다. 이것은 그 누구와도 공유될 수 없는 내밀하고 사적인 고유함과 관련된 탄생성을 타인들의 시선과 준거가 작동하는 공적영역에 드러냄으로써 한 존재로서의 진정한 실존적 탄생을 실현할 것을 제안한다. 아렌트는 개인의 고유한 탄생성을 타인들 앞에 드러내는 행위를 가장 인간적인 활동양식으로 중요하게 평가한다. 왜냐하면 세계와의 만남 속에서만 자아의 탄생성이 자라갈 근거를 얻기 때문이고, 그것을 타인들의 다양한 관점 속에서 함께 소통하고 대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이 세계를 새롭게 보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것은 행위의 개념에 들어있는 상충하는 두 계기, 즉 탄생성과 공적영역이 연결될 때에만 가능하다. 이 점에서 아렌트의 행위개념은 자아와 세계의 관련방식에 대한 독특한 통찰을 보여준다.
가르침을 행위의 관점에서 이해한다는 것은 가르침의 공간을 하나의 가상적 공적영역으로 간주할 것을 제안한다. 공적영역이 인공세계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망을 상징한다면, 가상적 공적영역으로서의 가르침의 공간은 마치 교과를 둘러싼 교육적 관계망처럼 이해될 수 있다. 이것은 두 가지 차원에서 가르침의 역할을 제안한다. 하나는 인공세계의 표상으로서 교과를 소개함으로써 개인의 탄생성이 자라가도록 하는 것으로서, 탄생성과 세계성의 매개활동으로서 가르침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학생의 자아를 세계와 상관없이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사유를 통해 세계에 대한 의미를 형성해갈 수 있는 개인으로 자라도록 할 교사의 책임을 제안한다. 다른 하나는 세계 속에 형성된 나의 고유하고 새로운 관점을 교육적 관계 속에 말이나 글로 드러내고 소통하도록 이끄는 것으로서,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의 매개활동으로서 가르침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세계에 관한 나의 특이하고 고유한 관점이 타인의 관점에까지 확장될 때 타인과 소통 가능한 공적차원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행위의 관점에서 본 가르침의 의미는 탄생성과 세계성, 그리고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을 매개하는 가르침을 통해 세계에 관한 자신만의 의미를 형성할 수 있는 존재, 더 나아가 타인들과 소통함으로써 공적차원을 가진 존재로 자라도록 하는 것이 한편으로 학생의 탄생성과, 다른 한편으로 세계를 책임진 자로서 교사에게 주어진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행위의 개념은 이상과 같은 학생의 탄생성과 세계 사이의 매개하는 가르침은 교사자신의 탄생성을 아이들 앞에 실현하는 방식, 즉 행위의 태도로 매개할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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