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이 특허의 질에 미친 영향

Abstract

특허청은 2006년부터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되어 책임운영기관 특별회계 방식으로 운영되며, 자체적인 수입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허청이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면 예산을 확대하기 위해 특허 등록 결정을 더 하게 되는 유인이 존재하며, 고객 친화적으로 타당성이나 질에 문제가 있는 특허권을 부여할 수도 있다. 타당성이나 질에 문제가 있는 특허에 특허권을 부여하는 경우 자중손실이 발생하며, 신규 기업의 진입을 저해해 소비자후생을 감소시키고, 하부분야의 누적적 기술개발을 저해하며, 특허괴물이 기술료를 착취하고 후속 기술혁신을 저해한다. 특허의 질에 관한 연구들은 질이 낮은 특허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대안을 논의하면서 발전하였다. 기존의 연구들은 특허의 질이 낮은 근거를 제시하고 특허의 가치와 연관된 특성을 탐색하였으나, 특허의 질에 관한 실증 연구는 거의 없다. 약한 특허에 관한 연구들은 약한 특허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이론적으로 제시하였으나 약한 특허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기존의 연구들은 특허청이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면 특허의 등록결정을 할 유인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특허청이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된 제도 변화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는 특허청이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면 특허의 등록결정 유인이 존재하고, 등록결정 비율의 증가는 특허의 질과 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특허청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이 특허의 질과 가치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특허청이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된 후 특허무효분쟁을 증가시키고 특허무효분쟁에서 특허가 무효로 결정되는 경우가 증가하였는지를 약한 특허의 논의에 기반하여 특허무효분쟁 자료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추가적으로 특허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를 이용하여 특허의 가치가 하락하였는지 여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각 연도의 특성을 통제한 후 국내기업이 등록한 특허의 비교집단으로 해외기업이 등록한 특허를 비교집단으로 하고 이중차이모형을 이용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특허청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은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심판이 청구되는 확률과 특허법원에 특허무효소송이 제기될 확률을 증가시켰으며, 대법원에 특허무효소송이 제기될 확률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둘째, 특허청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은 특허심판원에서 특허가 무효로 결정될 확률을 상승시켰다. 이는 특허무효심판이 제기된 특허들 중 특허가 무효로 결정되는 확률이 상승한 결과는 아니고 특허무효심판이 제기되는 비율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특허청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이 특허무효심판에서 특허가 무효로 결정될 확률을 증가시켰다는 것은 특허청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이 약한 특허를 증가시켰음을 시사한다. 셋째, 특허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특허청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은 특허의 가치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최초로 특허청이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면 약한 특허가 증가하고 특허의 가치가 감소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여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