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절단기를 드로잉 도구로 활용한 작품 제작 연구

Abstract

이 논문은 플라즈마 절단기를 드로잉 도구로 활용한 표현(논자는 이하 플라즈마 드로잉이라 칭함)을 금속 작품에 적용한 연구이다.

역사적으로 드로잉의 개념과 표현은 많은 변화와 확장을 거듭해왔다. 초기 드로잉은 그리는 대상에 대한 재현적 기능에 머물러 있었으며 작품을 위한 습작으로서 존재했다. 17세기에 이르러 창작자의 개성과 감성 등을 담은 드로잉이 하나의 작품으로서 인정받으면서 드로잉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19세기 이후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가위 드로잉,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라이트 드로잉과 같은 새로운 도구를 이용한 드로잉이 등장하면서 드로잉의 표현이 다양해졌다. 마르셀 뒤샹MarcelDuchamp의 레디메이드ready-made를 시작으로 1960년대 이후 개념 미술이 쏟아져 나옴에 따라 솔르윗Sol Lewitt의 개념적 드로잉에서 부터 매튜 바니Matthew Barney의 구속의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현대 미술에서 드로잉의 개념은 무한히 확장되어 규정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 해졌다.

금속공예 분야에서도 드로잉을 작품에 활용하는 다양한 시도를 찾아볼 수 있다. 우선 드로잉을 금속공예 작품에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법으로 상감, 부식, 투각, 착색, 금부, 목금, 롤프린팅, 옻칠, 칠보 기법 등을 사용해왔다. 더불어 드로잉을 금속공예 작품에 응용했던 작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헤르만 융어Hermann Jünger는 감각적 표현, 만프레드 비숍Manfred Bischoff은 개념적 표현, 에스터 크노벨Esther Knobel은 기술적 표현으로 드로잉을 금속공예 작품에 활용하였다.

드로잉의 개념과 표현이 확장되어온 미술사의 흐름과 드로잉을 접목 했던 금속공예 분야의 많은 시도 속에서 플라즈마 드로잉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고찰해보았다. 나는 평면이미지를 입체화하는 조형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해왔고 그 중에서도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느낌의 드로잉을 금속 작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관심과 플라즈마 절단기를 이용한 우연한 시도로부터 플라즈마 드로잉이 시작되었다. 플라즈마 드로잉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플라즈마의 개념과 플라즈마 절단기의 원리, 종류를 먼저 살펴보았다. 이후 플라즈마 드로잉을 위한 기초 실험으로 전류량, 절단 속도, 절단 기울기가 변함에 따라 생기는 결과의 차이를 비교해보았다. 이러한 기초 실험 결과에 이어 플라즈마 드로잉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표현 가능성에 대하여 실험해 보았다.

작품연구는 플라즈마 드로잉을 금속 작품 제작에 적용하는 의도에 따라 3가지로 나누어 1. 플라즈마 드로잉을 통해 내면의 힘을 표출한 작품, 2. 플라즈마 드로잉을 통한 힘의 표현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작품, 3. 플라즈마 드로잉을 통해 자연의 힘을 표현한 작품으로 진행하였다.

플라즈마 절단기를 드로잉 도구로 활용한 플라즈마 드로잉은 새로운 기술적 표현의 가능성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와 같은 연구가 금속공예 기법 중 하나로서 자리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