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및 부정 심상화 능력과 우울의 관계: 심상개입의 효과

Abstract

심상(Imagery)은 외부 자극 없이 감각정보를 경험하는 것으로, 다양한 정신장애의 원인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장애의 치료에서도 언어적 개입보다 더 큰 정서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 연구들은 우울장애의 핵심 증상을 긍정 심상화 능력의 결함으로 보고 긍정 심상개입의 효과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그 치료적 기제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긍정 및 부정 심상화 능력과 우울의 관계를 확인하고 우울에 대한 긍정 심상개입과 언어개입의 효과를 비교하여 그 치료적 효과의 기제를 탐색하는 것이다. 연구 Ⅰ에서는 긍정 및 부정 심상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개발된 미래심상과제(Prospective Imagery Task: PIT)를 번안하고 그 신뢰도와 타당도, 요인구조를 분석하여 20문항의 한국판 미래심상과제(the Korean version of Prospective Imagery Task: K-PIT)를 구성하였다. 총 347명의 대학생 표본을 대상으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K-PIT는 원판 PIT와 동일하게 서로 독립적인 두 요인(긍정 심상화 능력, 부정 심상화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내적 신뢰도는 적절한 수준이었으며 수렴 및 변별 타당도 역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K-PIT를 사용하여 긍정 및 부정 심상화 능력과 우울의 관계를 확인한 결과, 우울은 긍정 심상화 능력과 부적상관을 보이고 부정 심상화 능력과 정적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Ⅱ에서는 긍정 심상개입과 언어개입이 우울한 사람들의 정서와 심상화 능력에 미치는 효과를 비교하였다. 우울성향이 있는 대학생 48명을 선별하여 긍정심상조건(N=16)과 언어구성조건(N=16), 통제심상조건(N=16)에 각각 무선 배정하였고, 각 집단별로 본 연구자가 E-Prime 2.0으로 제작한 실험과제를 수행한 뒤 사전-사후 변화를 측정하였다. 과제의 자극은 IAPS(International Affective Picture System)의 중립사진과 한국어 정서단어 목록의 긍정단어나 부정단어를 결합해서 구성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배정된 조건에 따라서 컴퓨터 화면에 무작위로 제시되는 중립사진-긍정단어 쌍을 이용해서 발생 가능한 미래에 대해 마음속으로 상상하거나(긍정심상조건) 마음속으로 언어로 기술된 문장을 만들거나(언어구성조건) 또는 무작위로 제시되는 중립사진-긍정단어 혹은 중립사진-부정단어 쌍을 이용해서 발생 가능한 미래에 대해 마음속으로 상상하도록 유도되었다(통제심상조건). 자료 분석 결과, 긍정심상조건은 통제심상조건에 비해 부정정서, 우울, 상태불안이 유의하게 더 많이 감소했고 긍정정서, 긍정 심상화 능력은 유의하게 더 많이 증가하였다. 또한 긍정심상조건은 언어구성조건에 비해 우울과 상태불안이 유의하게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는 우울의 병리에서 긍정 심상화 능력의 결함과 부정 심상화 능력의 증가가 중요한 요인일 수 있으며 우울의 치료적 기제에서 긍정 심상화 능력의 향상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우울의 치료에서 심상개입이 언어개입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시사점 및 한계와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논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