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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르 제키의 신경미학에 대한 비판적 고찰 : A Critical Study on Semir Zeki's Neuroaesth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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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지수

Advisor
김진엽
Major
인문대학 미학과
Issue Date
2018-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세미르 제키신경미학시각 예술아름다움예술 경험헬무트 레더미적 경험 모델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문대학 미학과, 2018. 2. 김진엽.
Abstract
본 논문은 현대 뇌과학 분야의 권위자 세미르 제키(Semir Zeki)가 주도하고 있는 신경미학의 성과와 한계점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1994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된 제키의 연구 성과물들을 전기와 후기로 구분하여 그 이론과 실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다음, 각각에 내재한 주요 난점에 대해 검토할 것이다. 이를 통해 그간 주로 단일한 시각에서 단편적으로 논의되어왔던 제키의 신경미학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그것의 문제점 또한 비판적으로 재고하는 성과를 내고자 한다. 나아가 본 논문은 존 듀이(John Dewey)의 미학적 입장을 신경미학의 이론적/철학적 준거로서 받아들인 헬무트 레더(Helmut Leder)의 연구를 하나의 대안적 사례로 제시하여 제키의 신경미학에서 발견된 한계점이 최근 제2세대 신경미학자들에 의해 극복되고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신경미학은 미학의 문제에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동시대 경험미학의 한 영역이다. 제키에 의해 그 학명이 처음으로 제안되고 독립된 학문으로 정식화된 신경미학은 20세기 말에 이루어진 뇌과학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탄생한 신생학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신경미학의 역사는 더 오래된 것으로 그것의 직접적인 뿌리는 19세기 말 구스타프 페히너(Gustav Fechner)가 정초한 실험심리학적 미학의 전통에 놓여 있다. 초기에 신경미학은 기존에 밝혀진 과학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미와 예술의 본성에 대해 사변적으로 접근하는 서술의 형식을 취해 왔으며, 2004년을 기점으로 점차 신경영상(neuroimaging) 기술을 활용한 직접적인 관찰에 기초한 실험연구의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제키의 신경미학을 1994-2001년에 집약적으로 발표된 서술 중심의 전기 연구와 2004년 이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이하 fMRI) 장치를 이용한 실험적 방법에 토대를 둔 후기 연구로 구분할 것이다. 제키의 전기 신경미학은 시각 뇌(visual brain)와 시각 예술의 기능적 유사성에 관한 신경과학의 병행론(parallelism)에 입각해 시각 예술의 개념을 정의했으며, 시각 예술에 대한 지각 경험의 신경 기반을 해명하는 데에 초점을 뒀다. 제키의 전기 연구는 신경미학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예비적 탐구라고 할 수 있으며, 제키가 스스로 언급한 바처럼 본격적인 미학연구라기보다는 시각 뇌의 기능과 특수성을 예술에 대한 지각 경험에 연관지어 정교히 설명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개진된 뇌 연구로 볼 수 있다.
제키의 후기 신경미학은 이에 한 걸음 나아가 예술이 일으키는 미, 추 혹은 숭고의 감정과 같은 미적 반응의 신경 기반을 탐색하는 것으로 초점을 옮겼다. 제키는 회화와 음악, 사진을 포함한 실제 예술작품들을 주된 자극으로 삼아, 피험자들이 fMRI 장치 속에서 각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에 뇌 속에서 일어나는 신경 작용을 관찰하는 실험들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아름다움이란 뇌의 내측 안와전두엽(medial orbitofrontal cortex, 이하 mOFC) 부위 신경세포들의 활성 작용과 상관관계를 갖는 신체 내의 성질(quality)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고, 이에 근거하여 뇌기반 미 이론(Brain-based Theory of Beauty)을 제시하였다. 최근까지 제키는 미적 경험과 mOFC의 상관관계에 관련된 가설들을 더욱 세분화한 다각적인 실험들을 실시함으로써 그의 미 이론을 입증하기 위한 경험적 근거들을 마련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뇌의 시지각 기능에 관한 전문가이자 신경생물학자로서 제키는 초기의 저술 활동을 통해 신경미학을 신경생물학에 기초한 미학이론으로 정의하고 완전한(complete) 미학이론은 반드시 뇌의 신경 활동에 관한 이해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신경미학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키의 이 같은 견해는 한편으로는 미와 예술 경험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행위가 근본적으로 뇌의 신경 활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 그의 이론적/철학적 가정에 기초한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신경과학에 대한 과도한 신뢰와 철학에 대한 잘못된 불신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철학적 미학의 유효성을 부정한 제키의 이러한 배타적 관점은 철학자들뿐 아니라 다양한 학문 간의 통섭을 제안하는 신경과학자들 사이에서 비판되고 있다. 나아가 제키는 플라톤과 헤겔, 버크와 칸트, 벨과 같은 전통 미학자들의 본질주의 이론을 신경생물학의 맥락으로 받아들여 미와 예술 경험에 고유하고 단일한 본질이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뇌의 특정한 신경적 상응물에 귀속시켜 정의하기를 시도했다. 제키의 이 같은 입장은 극단적 형태의 환원적 자연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그의 신경미학에 내재한 이론적, 실제적 층위의 한계점들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 논문은 미와 예술 경험의 다양한 구성요소와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한 듀이의 비환원적 자연주의를 제키 신경미학에 대한 이론적/철학적 대안으로 제시하였으며, 이러한 듀이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레더의 신경미학을 제키의 신경미학에 대한 실천적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인지심리학자인 레더는 미술사학자, 미술비평가, 인지신경학자, 신경생리학자 같은 폭넓은 학문적 배경의 학자들과 학제적 연구를 추구한 제2세대 신경미학자로 알려져 있다. 2004년에 레더의 연구팀은 예술에 대한 미적 경험을 하나의 복합적이며 다층위적인 인지적, 정감적 처리과정으로 파악하고 그것의 다양한 구성요소와 상호작용 관계를 도식적으로 분석한 미적 경험 모델(A Model of Aesthetic Experiences)을 내놓았다. 이 같은 통합적 관점에서 레더는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미적 경험의 다양성과 그 신경 기반의 차이에 주목한 실험들을 수행함으로써 제키의 극단적 환원주의를 극복하고 있으며 신경미학 안에서도 미와 예술에 대한 맥락적 접근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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