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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주관적 명증의 현상학-후설을 토대로, 그리고 후설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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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박지영

Advisor
이남인
Major
인문대학 철학과(서양철학전공)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문대학 철학과(서양철학전공), 2018. 8. 이남인.
Abstract
국문초록



후설의 명증이론은 언어와 상호주관성의 문제를 도외시함으로써 진리와 합리성의 문제를 올바로 해명할 수 없다는 비판을 무수히 받아왔다. 20세기 철학의 언어적 전회의 배경 속에서 주관성의 철학으로부터 상호주관성의 철학으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청하는 일군의 철학자들은 진리와 합리성의 문제도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서만 올바르게 해명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후설의 명증이론이 주제화하는 주관적 차원의 명증 개념을 비판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이러한 비판들이 후설의 명증 개념과 상호주관성의 현상학에 대한 불철저한 이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견해임을 보인다. 그리고 후설의 명증 이론을 후설이 후기 유고에서 전개하고 있는 상호주관성의 현상학의 풍부한 분석들과 접목시켜 상호주관적 명증 이론으로 확장시킨다. 이것은 후설에 토대하여, 그리고 후설을 넘어서 상호주관적 명증의 현상학을 수립하고자 하는 시도를 의미한다.

후설은 명증을 주로 주관적 차원의 명증 개념과 관련하여 분석하였지만, 후설에서 명증이 언제나 오류 가능하고 양상화될 수 있는 개념이라는 사실은 후설 현상학 내에서 상호주관적 명증이라는 말이 성립 가능하고 후설의 명증 개념이 상호주관적 명증의 개념과 조화롭게 양립 가능함을 보여준다. 또한 후설 현상학의 근본 동기이자 최종적 목표가 객관적 타당성을 지닌 엄밀학으로서의 참된 학문을 수립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후설 현상학의 이념은 이미 상호주관적 명증이라는 개념을 요청하고 있다. 후설에서 명증이 사태 자체와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직관적 경험이라면, 상호주관적 명증은 다름 아닌 상호주관적 진리 경험을 뜻한다. 주관적 명증이 공허한 사념과 사태 자체와의 일치를 통해 성취된다면, 상호주관적 명증은 이렇게 확립된 복수의 주관적 명증들 간의 일치로 확립된다.

우리는 상호주관적 명증에 의하지 않고서는 결코 객관적 진리, 학문적 진리로 향할 수 없다. 학문은 판단의 진리의 상호주관적 공유를 통해서 성립된다. 그러나 판단의 진리의 기초는 개별 의식 주체의 관점에서 성취된 주관적 명증에 있다. 그러므로 후설의 명증 이론에서 분석된 주관적 차원의 명증 개념은 폐기되어야 할 잘못된 개념이 아니라 상호주관적 명증의 타당성과 원초적 발생의 토대로서 모든 학문적 진리의 기초 토대가 된다. 그래서 후설의 명증 개념과 의사소통적 합의에 기반을 두는 상호주관적 명증 개념은 진리와 합리성의 문제와 관련하여 결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조화롭게 양립하면서 서로를 요청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는 개념이다.

후설은 초월론적 현상학의 테두리 내에서 원초적 환원을 통해 상호주관성의 현상학으로 나아가는 정당한 토대를 확보하였다. 우리는 상호주관성의 문제에 접근함에 있어서도 이렇게 자아론적 출발을 취함으로써 상호주관성을 독단적으로 전제하지 않는 철학적 엄밀성과 철저주의 정신을 지켜낼 수 있다.

원초적 환원을 통해 우리가 상호주관성의 존재 가능성을 입증하였다면, 우리는 상호주관적 환원을 통해 상호주관적 명증의 현상의 풍부한 내용들을 분석해낼 수 있다. 현상학적 심리학적 차원에서의 상호주관적 환원은 자연적 태도에서의 상호주관적 명증의 영역을 개시해 준다. 우리는 현상학적 심리학적 상호주관적 환원이 열어보여 준 자연적 태도의 상호주관적 명증들을 실마리로 하여, 상호주관적 명증의 유형과 의미, 상호주관적 명증의 소여방식의 본질 구조 등의 분석을 과제로 하는 상호주관적 명증의 현상학적 심리학을 전개해나갈 수 있다.

한편, 초월론적 차원에서의 상호주관적 환원은 초월론적 태도에서의 상호주관적 명증의 영역을 개시해준다. 우리는 초월론적 현상학적 차원에서 단행된 상호주관적 환원이라는 이러한 방법적 통로를 통해 이제 상호주관적 명증의 구성과 가능 조건, 언어적 의사소통 속에서의 일치와 불일치의 가능 조건, 학문적 인식의 성립과 발생 등의 분석을 과제로 하는 상호주관적 명증의 초월론적 현상학을 전개해나갈 수 있다.

이러한 고찰들을 토대로 이 논문은 지식과 학문을 가능하게 하는 정당한 인식이 무엇인지를 도출해낸다. 주관적 차원의 명증만으로는 결코 객관적 인식으로서의 자격을 갖는 학문적 인식에 이를 수 없다. 학문 공동체에 의해 상호주관적으로 일치된 의견으로 승인된 인식만이 정당한 학문적 인식으로서의 자격을 갖는다. 그러나 이렇게 정당한 것으로 승인된 상호주관적 명증 또한 새로운 경험이 더하여짐에 따라 오류로 판명날 수 있으며, 정당한 인식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더 강력한 새로운 상호주관적 명증은 기존에 정당한 것으로 승인되었던 상호주관적 명증을 논파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호주관적 차원에서의 인식 정당화의 문제도 동적인 과정으로 고찰되어야 한다. 이렇게 동적인 과정 속에서 상호주관적 경험이 더하여 짐에 따라 계속적인 논파의 과정과 수정의 과정을 거쳐 우리는 완전한 진리의 이념에 부단히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인식 정당화 모델을 상호주관적 동적 인식 정당화 모델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이러한 모델은 토대론과 정합론의 대립, 객관주의와 상대주의의 대립, 진리 대응론, 진리 정합론, 진리 합의론의 대립 등, 현대 인식론의 다양하게 서로 대립되는 입장들을 해소하고 이를 넘어선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후설에 토대하면서도 후설을 넘어선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후설 현상학의 이념에 토대하여 자아론적 출발을 갖는 상호주관성의 현상학을 옹호하였고, 학문적 인식과 관련하여 후설이 제시한 진리 모델의 윤곽에 충실히 공감하며, 상호주관적 명증의 현상학을 전개해나감에 있어서 후설의 현상학적 개념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철저히 후설에 토대한 연구이지만, 후설이 체계적으로 전개한 바가 없는 상호주관적 명증의 현상학의 윤곽을 그려보였고, 상호주관적 동적 정당화 모델이라는 인식 정당화 모델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후설의 이론을 넘어선 연구인 것이다.

이 논문이 보여준 이제까지의 연구의 귀결은 후설 현상학 자체로도 향한다. 우리는 인식 정당화의 문제와 관계하는 우리의 논의들을 통해 현상학이라는 학문 역시 열린 체계의 상호주관적 학문으로 규정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의 우리의 연구는 여타의 모든 학자 공동체의 학문적 삶, 그리고 일상인들의 합리적 삶을 위한 올바른 인식적 규범을 제공해 준다. 우리의 모든 인식 타당성의 원천은 주관적인 직관적 경험에 있지만, 우리는 언제나 나 자신의 주관적 명증에 대한 상호주관적 평가의 문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강조되어야 할 것은 아무리 많은 수의 사람들이 합의한 상호주관적 믿음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상호주관적 믿음을 구성하는 각자의 주관적 믿음들이 직관적 경험에 토대한 주관적 명증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러한 상호주관적 믿음을 배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더욱 풍부한 통찰을 안고서) 모든 인식의 권리 원천은 직관적 경험에 있다는 후설의 원리 중의 원리로 되돌아가게 된다.



주요어: 명증, 상호주관적 명증, 원초적 환원, 상호주관적 환원, 타인 경험(타자 경험) 의사소통, 학문 공동체, 상호주관적 진리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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