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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조건: 익명 운동의 출현, 전개, 그리고 어나니머스 : Conditions of the Anonymous: The Rise of Anonymous Movement in Cyberspace

DC Field Value Language
dc.contributor.advisor황익주-
dc.contributor.author이길호-
dc.date.accessioned2018-11-12T01:04:06Z-
dc.date.available2018-11-12T01:04:06Z-
dc.date.issued2018-08-
dc.identifier.other000000153548-
dc.identifier.urihttps://hdl.handle.net/10371/143441-
dc.description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2018. 8. 황익주 .-
dc.description.abstract이 논문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익명이라는 운동의 출현과 전개에 관해 기술한다. 2008년에 처음 존재가 알려진 어나니머스는 해커집단의 일종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대중에 소개됐고, 외부에서 그 대상재현의 방향성이 일찌감치 결정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어나니머스는 그런 의미의 해커집단이었던 적이 없다. 사이언톨로지라는 종교단체를 공격했던 2008년 당시부터 이들은 해커집단보다는 이미 정치적 집합체라는 선언과 함께 등장했다. 생각보다 양자 사이의 차이는 클 수 있다. 해커집단이 모두 정치적 성격을 띠는 것은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양자의 결합형태를 보통 핵티비즘이라는 정치적 행동주의의 한 흐름 속에서 찾게 되지만, 어나니머스는 그런 핵티비즘 조직과도 같지 않다. 핵티비즘이 특정 이데올로기(사회주의나 무정부주의 등)를 내용으로 하면서 해킹을 그 실현의 방편으로 삼는다면, 해킹을 방법론으로 하더라도 어나니머스는 어떤 이데올로기적 대상을 자신의 내용으로 삼지 않는 까닭이다. 이 차이 역시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어나니머스가 자기 내용으로 주장하는 것이 있다면, 말 그대로 익명(anonymous)이다. 즉, 이들이 해킹의 방법을 통해 현실화하려는 무언가는 익명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익명의 범주가 무엇을 지시하는지에 관한 내용은, 그것을 주장하는 현실적 어나니머스가 무엇인지에 관한 내용과 엄밀한 의미에서 구분되면서도 어떤 형태로 짝지어진 경로상에 있다. 지금의 연구에서 발견한 것은 해당 익명 범주가 기존 이데올로기적 대상과는 다른 형태로, 일정하게 다른 방향을 향해 있으며, 다시 어나니머스라는 현실적 국면들이 전개되는 형태에 변형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사실관계가 작동하는 한, 어나니머스는 해커집단뿐만 아니라 핵티비즘 조직과도 차이를 이루는 형태와 내용으로 있다. 이때 그 익명 범주는 현행 법체계상 사이버범죄로 분류되는 행위를 지시하지도, 특정 이데올로기로 환원되는 조직화를 가리키지도 않는 까닭이다. 다시 말해, 어나니머스는 익명을 내용으로 하면서 그 익명적 변형의 형태들을 만들어 간다.

어나니머스가 만드는 익명적 상황에 관해, 양자의 관계맺음을 표현하는 것이 익명이라는 운동(the "Anonymous" movement)이다. 운동으로서의 익명에 관한 생각은 2010년 말에서 2011년 초에 발표된 어나니머스의 선언들에서 본격적으로 모습이 드러난다.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이미지들을 차례로 부정하면서, 기존 틀로 재현할 수 없는 새로운 형상으로 자신들의 출현을 자리 매기려 한다. 2008년과 2011년 사이에는 오퍼레이션 페이백(Payback)이라는 사건이 있었고, 금융업체를 향한 이 공격들은 사이언톨로지 교회에 대한 이전 공격과 특별한 대상적 유사성을 보이지 않는다. 사실 2008년 사건과 2010년 사건 사이에서 개별 행위자들의 동일성이 확인되지도 않으며, 말하자면 같지만 다른 어나니머스(들)이 있었다. 개별의 참여와 행위의 맥락 및 동기들은 불연속적이지만, 일관적인 것은 익명을 산출하려는 집합적 의도와 절차다. 즉, 익명 운동은 익명적 상황이 있게 하려는 운동이다. 이들이 말하는 익명적 상황은 명명·재현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것이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바는 익명이 세대나 인종, 계층 등 객관적 지표들과의 관계로 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는 그렇게 있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운동으로서의 익명(어나니머스)은 자신이 마련한 범주적 자리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라도 실제 작동에서 그런 익명의 산출절차로 있으려 한다. 다시 말해, 익명적 참여가 가능하며 이미 자신이 그 현실적 국면들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이려는 것이다. 이들이 오퍼레이션이라고 부르는 개별적 다수성의 양태는 서로를 구성원으로서 모르는 익명의 참여자들이 각자 개별적으로 사건적 장소에 접속하는, 그렇지만 우연히 집합적으로 연동되는 국지적 상황들의 연쇄를 표현하고 있다. 이런 개별의 다수들은 특정한 기획 하에 집단을 구성하고 있다기보다, 어떤 상황들로의 자발적 참여가 동시적으로 존재해 있는 형태다. 오퍼레이션은 소집단들이 아니라 바로 그런 참여의 장소들을 연속해서 산출해 내는 작동에 가깝다. 2010년의 오퍼레이션은 반저작권법 관련 상황을 통해 2008년과 다른 개별의 참여들을 소환했다.

지금의 다수성은 익명성이 마련하는 조건이 된다. 오퍼레이션은 시기별로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여럿이, 동시에 전개되며 각자 국지적 익명 상황인 채로 익명의 내부 참여자를 접속시킨다. 특정 시점 오퍼레이션 참여자들이 몇 명인지 세는 걸로 어나니머스의 수를 셀 수 없는 까닭도 그 셈의 단위로서 개체가 특정되거나 식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참여자들은 개별 상황들로 분산돼 부분적으로 연결되며, 오퍼레이션 형태가 참여를 익명화한다. 그리고 이런 익명화의 실질적 형태들이 어나니머스의 내용을 이룬다. 이들이 말하는 익명이란 결국 기존 셈법에서 어떠한 형태로 빠져나가는 식별불가능성의 현시다. 그런 익명적 양태로서 무언가를 하려하기 이전에, 그 익명성의 실천으로써 참여의 다수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행위의 내용 없음 또는 이유 없음으로도 보일지 모를 이 공백의 자리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어나니머스의 동기가 된다. 어나니머스는 자신이 의도적으로 산출하는 공백을 대상들로 채우지 않고 비워놓는다.

어나니머스가 생각하는 익명은 그런 유적(generic) 집합의 상황이다. 아무 것도 없음과 없음의 있음 간 차이는 작지 않다. 그것은 어느 개인이 상황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상황의 참여자가 되는 변형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이 된다. 익명은 무명이 아니라 명명을 무화하는 작동으로 기존 체계에 저항한다. 2011년의 오퍼레이션 안티섹(AntiSec)은 어나니머스가 반체제단체라는 국가의 명명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대항하는 운동이었고, 2012년의 오퍼레이션 블랙아웃(Blackout)은 의회의 재현이 당사자를 대표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운동이었다. 익명의 관점에서 이런 명명과 재현은 상황에 참여하도록 승인된 당사자를 식별·분류해 축소된 상태로 있게 하는 작동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나니머스는 익명적 참여의 현실화를 통해서, 당사자로 있는 상황만이 자신의 유일한 세계가 되지 않도록 상황의 가능성 자체를 확장하려고 시도한다. 그런 의미의 익명은 기존 범주들 중의 어느 하나와도 일치하지 않지만 또한 다소간 공통적인, 유적 범주로 존재한다.

익명 운동은 정부나 의회를 없애자는 운동이 아니라, 보충적인 개입의 가능성들을 만들자는 운동이다. 익명적 참여는 운동의 방법이자 내용이기도 한 해킹과 공유의 구체적 절차를 통해 내재적으로 펼쳐진다. 해킹은 단순히 파괴하는 목적이라기보다, 그것이 시스템의 명명체계를 무력화하는 익명화의 작동이기에 선택된다. 시스템 내부에 익명의 상황을 산출한다는 점에서 익명적 해킹은 반재현적이고 반체계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재현과 체계의 언어를 역이용해 안에서 도치시킨다. 취약성 공격이 직접적으로 그러하고, 디도스 공격이 정상과 비정상의 접속을 식별불가능하게 만들면서, 허용되지 않았을 상황의 체계 내적 전개를 가능하게 한다. 공유 역시 비-거래적 무상증여를 토렌트나 토르라는 익명적 교환의 형식을 통해 전개하면서, 승인된 거래 당사자가 아닌, 익명의 비-거래자들이 거래체계 안에 확장된 교환가능성 지대를 구축한다. 익명 운동은 익명-공유-해커의 접속장소를 다수로 산출하면서, 반(反/半)체계적으로 확장하고 상황에 익명으로 개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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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description.tableofcontentsI. 서론 1

1. 문제설정 1

2. 익명과 해킹 6

3. 어나니머스와 그 접근법 13

1) 어나니머스라는 익명적 집합 13

2) 연구의 방법과 단위: 오퍼레이션 19

4. 논문의 구성 23

II. 어나니머스와 장소적 개입 25

1. 같지만 다른 익명들 25

1) 어나니머스 대 어나니머스 27

2) 익명이라는 행위 31

3) 익명적 장소들 38

2. 어나니머스에 관한 장소-행위적 접근 50

1) 링크와 개입 51

2) 유동적 장소 54

3) 네트워크, 장소, 경로 58

III. 어나니머스라는 장소들 65

1. 오퍼레이션 어나니머스 65

1) 오퍼레이션의 장소들 66

2) 오퍼레이션 안의 오퍼레이션 71

3) 오퍼레이션의 접속과 확장 81

2. 사람, 장소, 참여 89

3. 오퍼레이션과 참여자들 103

1) 내적 다수성과 가상적 참여자 103

2) 포섭과 순환 107

3) 참여자의 형상 110

IV. 익명적 장소-개입의 범주(I) : 증여-공유 118

1. 생산-작전들과 생산-집합 118

1) 공격절차에서 생산절차로 118

2) 생산자와 생산물 121

3) 생산-집합으로서의 오퍼레이션-참여자 129

2. 호혜성과 익명성 134

1) 호혜성과 익명적 교환 134

2) 기표 의 개입은 교환상황을 둘로 나눈다 138

3) 압축된 선물과 지연된 거래 144

3. 익명-교환과 선물-교환 150

1) 익명-교환과 공유의 문제 150

2) 토렌트-교환: 분할과 증폭의 형식 156

3) 익명적 선물-교환과 그 확장: 나눔 또는 공유의 범주 163

V. 익명적 장소-개입의 범주(II) : 해킹-공유 170

1. 공격-작전들과 공유-집합 173

1) 생산절차에서 공격절차로 173

2) 우리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폭로한다 186

3) 안티섹, 룰즈섹 199

2. 혼돈 속의 가면극 216

3. 선물양식과 약탈양식 236

1) 도치의 공식: 정상성의 해킹 236

2) 익명적 공유의 네트워크: 토르 245

3) 분산된 약탈-선물의 확장적 결합 252

VI. 익명이라는 운동과 그 조건 261

1. 오퍼레이션 파리에서의 생각들 263

1) 익명 대 익명 263

2) 우리 안의 그들 268

3) 교차하는 관점들 287

2. 명명 불가능한 것, 식별 불가능한 것, 존재 가능한 것 304

1) 하나로 합치기, 영으로 나누기 304

2) 익명이라는 생각: 명명 불가능한 것과 동질적 다수성 310

3) 자기입증의 운동: 익명-운동에서 확신과 촉성의 문제 316

VII. 결론 327

참고문헌 336

부록1 익명적 교환의 존재형태에 관한 가설적 접근 342

부록2 호혜적 명명과 반-호혜적 익명 351

부록3 호혜적 집합과 익명적 집합 356

부록4 기표 와 선물-교환의 변환형식 364

부록5 나눔과 공유의 형식 372

Abstract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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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language.isoko-
dc.publisher서울대학교 대학원-
dc.subject.ddc301-
dc.title익명의 조건: 익명 운동의 출현, 전개, 그리고 어나니머스-
dc.title.alternativeConditions of the Anonymous: The Rise of Anonymous Movement in Cyberspace-
dc.typeThesis-
dc.contributor.AlternativeAuthorLee Gil Ho-
dc.description.degreeDoctor-
dc.contributor.affiliation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dc.date.awarded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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