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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인사임용제도와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 - 유교적 실적주의를 중심으로 - : The Confucian meritocracy and personnel appointment during the Chosǒn Dyna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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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차세영

Advisor
임도빈
Major
행정대학원 행정학과(행정학전공)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행정대학원 행정학과(행정학전공), 2018. 8. 임도빈.
Abstract
근대관료제의 특징들 가운데 특히 강조되는 것은 실적주의(meritocracy) 요소이다. 실적주의는 가산관료제와 근대관료제를 구분하는 중요한 임용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의 과거제가 주목받아온 이유도 실적주의의 핵심인 채용 과정에서의 측정된 능력 반영이 이루어지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과거제도 뿐만 아니라 인사 관리 상의 여러 규정들도 현대 사회의 관료제를 연상시키는 제도들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조선의 관료제가 제도적으로 운영되는 과정 속에서 실적주의가 실제로 작동했었는지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장 서론을 거쳐 2장에서는 관료제와 실적주의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였다. 먼저 전근대에 등장했던 관료제 형태에 대한 이론들과 조선을 비롯한 유교권 국가들의 실적주의 전통에 대해 서술하였다. 그리고 실적주의에 대한 여러 학문분야의 이해와 행정학에서의 실적주의의 의미를 살피고, 유교적 실적주의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3장에서는 조선의 인사행정을 구성하고 있는 제도, 규정, 원리 등을 관리의 채용과 임용, 인사관리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이것이 실제 인사에 나타난 현상에 대해 연구한 선행연구들을 소개하였다. 4장에서 본 연구의 분석틀과 연구가설을 제시한 뒤 연구대상 및 연구방법에 대해 제시하고, 특히 본 연구를 위해 구성한 data set에 대해 소개하였다. 5장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한 통계적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6장에서는 시기별로 세분화하여 분석한 결론을 제시하였다.

기본적인 연구의 분석틀은 실적(merit)이 임용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를 구성한 것이다. 실적은 개인의 능력과 공적이다. 개인의 능력은 과거 합격 당시의 석차와 문과 응시 전 생원·진사시에 합격하였는지 여부, 그리고 합격 이후의 연차로 측정된 것으로 보고 석차와 학위, 연차를 변수로 활용하도록 한다. 개인의 공적은 추천 당시 피추천자가 보유하고 있는 산계(품계, 자급), 즉 보유 계급이다. 임용 과정은 추천-낙점-임명의 단계를 나누어 각 단계의 인사 결과를 대상 관직 직급, 승진 여부, 직급 이동 간격, 낙점 여부 등을 종속변수로 한 각각의 분석 모형을 설정하였다. 통제변수로 과거 합격 시 출신 시험의 종류를 비롯하여 개인이 후천적으로 바꿀 수 없는 생래적 요건인 나이, 본관, 출신 지역을 포함하였다. 분석 자료는 영조 재임 시기 인사 담당 기관인 이조가 작성한 인사 추천 및 임명 기록인 《정사책》과 인재 선발 도구였던 문과 시행 담당 기관이었던 예조가 작성한 《문과방목》으로, 두 자료를 결합하여 하나의 data set을 만들어 분석하였다.

이렇게 구성한 분석 자료와 분석틀을 이용하여 답을 구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연구문제는 영조 재임 시기의 인사 행정에 실적이 영향을 미쳤는가?이다. 분석 모델은 인사 추천 결과인지, 임명 결과인지에 따라 구분되며, 종속변수가 추천 대상 관직의 품계, 후보자들 중 임명 여부, 직급 이동 간격, 승진 여부인 경우 각각 POLS, Conditional logit, POLS, logit의 네 가지 모델을 각각 구성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유교 관료제 국가였던 조선의 인사행정에 나타난 유교적 실적주의란 덕(德)과 재(才)를 갖춘 현능한 인재를 임용하고 관리하기 위해 적용한 실적주의 원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적용에서는 현대 인사행정의 실적주의 요소와 비슷한 원칙들이 계급제 구조에 반영된 실적주의적 계급제가 존재했다. 이렇게 유교적 실적주의가 계급제 구조에 반영된 결과를 인사 임용 단계별로 구분하여 살펴봤을 때, 본 연구의 연구 문제인 영조 시기 실적주의적 영향요인의 존재와 그 작동 여부에 대한 답으로 실적주의적 영향요인이 존재했으며 실제로 임용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특히 개인의 능력을 측정한 대표 변수인 석차 등급은, 한 개인이 문과를 통해 관직에 진입한 이후에도 관직에 추천되는 과정에서 더 높은 관직에 추천되거나 이전 직급 대비 더 높은 직급의 관직에 추천되는 상황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가졌으며, 이는 선발 당시 과거 석차로 측정된 개인의 능력이 이후 경력을 갖게 된 인사의 추천 및 임명의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고려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상 관직의 직급별로 나타난 석차등급의 조절효과는 참하관 등급에서만 나타났다. 또한 문과 응시 전 소과에 합격하여 생원·진사라는 학위를 소지한 경우, 연차가 높은 경우가 인사 추천 및 임명 결과에 유리했다. 재직 중 근무평정 결과가 반영된 공적으로 주어지는 개인 보유 계급인 산계 또한 지속적이고 일관된 영향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오늘날 성과주의의 관점에서 해석되는 요인임과 동시에 계급제적 요소로서도 해석해야 하는 중첩적 요인임을 주의해야 한다.

반면 세습적 요인이 강하게 반영되는 본관과 출신 지역과 같은 출신 관련 변수의 영향력, 특히 본관의 영향력은 추천 단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고, 임명 단계에서만 나타났다는 점에서 실제로 본관의 영향력이 임용 과정에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낙점 단계에서 강하게 나타난 본관의 영향력은 본 연구에 사용된 본관 변수가 출신 가문의 영향력을 포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낙점 외의 단계에서 출신가문의 영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본관보다 더 세분화된 단위가 필요하다는 가능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임용 단계별로 비교해볼 때, 실적주의적 영향요인은 임용권자가 인사 담당 기관인 추천 단계에서 가장 강하게 적용되었으나 국왕이 직접 선택하는 낙점 단계에서는 출신과 관련한 인적 배경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하여 임명 결과에서는 실적의 효과가 다소 약화되었다. 낙점 단계에서 실적의 영향력이 사라지는 경향은 행정 기능을 수행하는 의정부, 육조, 한성부 소속 관직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 강하게 나타났다. 즉, 비판이나 문예 기능과 같은 유교정치 구조에서 정치적 명분을 강하게 갖는 기관에 비해 실질적인 정책 결정을 수행하는 행정기능 기관 소속 관직들의 관리 임용에서 석차 등급의 영향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으며 출신 가문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해졌다.

시기별로는 이조전랑의 권한을 축소시킨 영조 17년의 개혁 이후 실적주의적 영향요인인 석차등급의 영향력이 점차 약해지고 공적의 영향력만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한 후반기로 갈수록 별시 출신이 선호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한성 출신이 선호되는 경향분기 현상과 더불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낙점 단계의 분석 결과로, 후반기에는 오히려 석차등급이 낮은 후보자가 선택되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탕평파 출신 후보자들이 포함된 후보자명단 분석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 같은 후반기 낙점 단계의 석차등급에 대한 역차별 현상, 유력 가문 출신의 후보자 선호, 탕평파 우대 현상은 기존의 실적주의적 영향요인이 작동하던 인사 관리 체제의 약화를 가져온 결정적인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임명 단계보다 관직 후보자 추천 단계에서 직급 변동과 관련한 석차등급의 영향력이 더 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사 관리 시스템을 갖춘 인사 담당 기관 이조의 추천 과정에서는 석차등급의 영향력이 강했으나, 실제 관리를 선택하여 임명하는 단계에서 국왕에 의한 낙점을 거치면 석차등급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덜 반영되었던 것이다. 이는 이조를 거치는 조선의 관리 임용 시스템이 실적주의적이었으며, 군주제 왕정 국가의 최종 인사권자에 의한 임의적 인사 선발을 사전에 예방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 발생한 인사는 임명 결과이므로, 실제 발생한 인사 이동의 결과에는 상대적으로 실적이 덜 반영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이조의 권한이 약화된 개혁 이후인 영조 재임 후반기에 더욱 강해졌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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