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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년기 부양자의 부양 단계에 따른 건강 연구 : 부양 지위 변화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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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서연

Advisor
한경혜
Major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 2018. 8. 한경혜.
Abstract
본 연구는 노화나 질병, 기타 이유로 자립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가족원을 돌보는 부양자의 건강 문제에 주목하여, 부양시간의 흐름에 따라 부양단계를 세분하고, 각 세부 부양단계에서 부양자의 건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각 부양단계에서 부양자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구명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의료기술의 발전과 생활여건의 개선으로 기대수명과 노년기가 연장되었으나,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 미치지 못하면서 노년기를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보내는 기간 역시 길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노년기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자립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타인의 돌봄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많은 경우 가족 중 일원이 1차적 부양을 담당하게 된다. 따라서 건강하지 못한 상태의 노인이 증가하면 이들을 돌보는 가족원 역시 증가하게 된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가족원을 부양하는 것은 부양자로 하여금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과업이며, 부양자의 정서적 · 경제적 · 신체적 부담을 초래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널리 알려진 바이다. 특히 부양자의 건강 문제는 개인의 건강권이라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부양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부양의 내용과 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부양 제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부양자의 건강 악화로 인해 부양의 질이 저하되는 경우, 부양 대상자의 건강상태도 함께 악화될 수 있으며, 이는 곧 의료비용 증대 등과 같은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부양자의 건강에 대한 연구와 지원은 중요한 사회적 · 국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8년부터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나, 공적인 제도가 개인의 세밀한 일상생활이나 부양의 세세한 특성을 모두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공적 제도와 사적 체계인 개개인의 세부적인 상황을 연계할 수 있는 상호 보완이 필요하다. 노인 부양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국가적인 노력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가족으로부터 제공되는 부양의 실태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가족부양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중・노년기 가족 부양자들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자 하였다. 특히 부양은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일정 기간 지속되며 일련의 궤적을 그리는 경험이라는 점, 그리고 그 궤적이 특정한 전환점을 기준으로 단계를 형성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부양을 단계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각 단계마다 부양대상자의 증상이 다르므로 부양의 강도나 부양자가 주변으로부터 받게 되는 사회적 지지의 정도, 부양자의 사회참여 정도 등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러한 차이가 부양자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쳐 부양자의 건강상태 역시 단계마다 각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부양의 단계를 나누어 분석하는 것은 장기간에 걸친 종단적 분석이 필요한 작업으로, 데이터 축적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아직까지 부양의 단계를 나누어 부양자의 건강을 분석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본 연구방법은 대표성 있는 종단데이터인 의 2006년부터 2014년까지의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을 시도하였다. 분석의 주요 내용은 첫째, 부양을 시작, 지속, 종료의 세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로의 부양 지위 변화가 중 ‧ 노년기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계별로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둘째로, 부양의 각 단계별로 부양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탐색하였다. 이 때 건강의 다차원적 특성을 고려하여 정신적 건강과 신체적 건강 두 하위차원으로 나누어 분석하고자 하였으며, 정신적 건강을 살펴보기 위해 우울감을, 신체적 건강을 분석하기 위해 주관적 건강상태를 각각 지표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양의 시작, 지속, 종료 세 단계로 나누어 살펴본 결과 부양의 단계에 따라 건강상태의 차이가 있었고,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서도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부양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양의 단계별 건강상태를 비교해본 결과 부양이 2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집단의 우울감 점수가 가장 높았다. 부양자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인들을 통제한 이후에도 부양의 단계별 차이가 확인되었는데, 부양이 시작된 경우 비부양자에 비해 우울감이 높아지고 주관적 건강상태는 악화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부양 초기에 정신적 · 신체적 건강의 악화를 경험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부양을 시작하게 된 집단의 건강 취약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양은 환자를 들어 올려 체위를 바꾸거나, 시간을 맞춰 투약을 하는 등 기존의 일상에서는 잘 수행하지 않던 낯선 행위가 포함되는 행동이다. 따라서 부양 초기에는 신체적인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부양자와 부양 대상자라는 관계가 형성되기 이전에 이미 가족관계 내에서 정서적 교류를 해오던 가족원이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상태가 되었다는 사실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이유로 부양 시작단계의 부양자들은 건강상태의 악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부양이 종료되는 경우, 부양이 지속되는 것에 비해 우울감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부양을 경험한 집단의 사회적 관계망은 모든 부양 단계에서 비부양 집단에 비해 취약하였다. 친구 만나는 횟수를 제외한 사회적 관계망, 즉 사회참여 활동 개수와 자녀 만남 빈도,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는 모두 부양을 경험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취약하였고, 부양의 세부 단계별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부양자는 부양 활동으로 인해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하거나 새로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할 시간을 내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이러한 사회관계망을 축소시켜 부양에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는 기존의 선행연구 결과와 그 맥을 같이 한다. 아울러 부양의 각 단계별로 부양자의 건강상태에 사회적 관계망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가 높을수록 부양 시작, 지속, 종료 세 단계 모두의 우울감을 낮추었고, 부양 시작, 지속단계의 부양자 주관적 건강상태를 높였다. 이는 부양자에게 가족 간의 관계의 질, 특히 자녀와의 관계가 부양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양자에게 가족은 여전히 중요한 지지원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가족 이외의 사회적 관계망의 영향은 다소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제로 그 영향력이 작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중·고령 부양자의 사회적 관계망 구조의 크기나 기능이 그만큼 제한적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그 영향 역시 미비하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 돌봄의 책임을 대부분 가족의 의무로 생각하는 문화적 특성 상 부양자를 지지하기 위한 체계가 풍부하게 마련되어있지 못하다. 서구의 경우 부양자를 지원하기 위한 자조모임이나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제공되어 이들이 부양자의 새로운 사회적 관계망으로 편입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셋째, 부양 대상자와의 관계, 부양자의 성별, 부양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부양 단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서 차이가 발견되었다. 부양이 시작될 때, 배우자를 돌보는 경우, 부모를 돌보는 부양자에 비해 우울감이 유의미하게 높고, 주관적 건강상태는 유의미하게 낮았다. 이러한 차이는 부양이 지속될 때도 이어져, 주관적 건강상태가 유의미하게 낮았다. 배우자 부양자의 경우 부모를 부양하는 자녀 부양자에 비해 연령이 높아 부양자 역시 노년기에 속해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돌봄 관계 이전에 결혼으로 형성된 관계라는 특성 상 오랜 기간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으로 더 깊은 공감과 교감이 축적되어있기 때문에 배우자의 건강 악화가 부모의 건강 악화보다 더 큰 심리적 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부양자의 성별이 여성인 경우, 남성 부양자에 비해 부양 시작시점의 우울감이 높았고, 주관적 건강상태는 남성 부양자에 비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 부양 시작 시점의 여성 부양자 건강의 취약성을 주장하는 선행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양 시작과 종료 시 노년기 부양자는 정신적, 신체적 건강상태 모두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는 노화과정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증가하는 시기이므로 연령 증가는 대체로 신체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더구나, 부양과 관련된 스트레스는 연령이 높은 부양자에게 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부양 시작단계에서의 노년기 부양자 건강 취약성은 기존의 다른 결과와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부양이 시작되는 것과 달리 부양이 종료된 상황은 더 이상 부양 역할을 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양자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선행연구에서는 장기적으로는 부양이 종료된 이후 부양자들의 건강상태가 호전될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2년 이상의 일정 기간이 소요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은 부양이 종료된 기간이 12개월 이하로, 선행연구에서 주장하는 일정한 기간이 경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건강상태가호전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부양이 종료되었더라고 종료 이후 기간 경과에 따라 지속적인 관찰과 개입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부양이 특정 시점의 사건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과업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정한 단계를 나누어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 또한, 부양 단계에 따른 부양자의 건강상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각 단계의 건강상태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파악하여 부양자의 건강 취약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명햐고, 부양자의 건강변화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얻었을 수 있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부양자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할 때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3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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