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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교육 위탁 학생들의 노동실습경험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 -노동과 직업세계에 대한 인식체계의 변화와 경제교육적 함의- : Narrative Inquiry about Students' Experience in Labor Training in Commissioned Vocational Education -A Change in Students' Perception of Labor and Careers and Its Implications on Economic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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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태환

Advisor
조영달
Major
사범대학 사회교육과(일반사회전공)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범대학 사회교육과(일반사회전공), 2018. 8. 조영달.
Abstract
청소년들은 미래에 직업을 가지고 노동을 제공하며 경제생활을 영위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직업과 노동은 그들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직업과 노동은 청소년들의 삶에 일시적으로 연관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거의 모든 시기에 개입하므로, 직업의 세계로 이행하기 전에 체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며 잘 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노동이란 무엇이며, 어떠한 직업이 나와 맞는가?와 같은 노동과 직업의 세계에 대한 물음에 답하고 탐구해나가야 한다. 이와 같은 물음을 형성하고 답을 찾아가는데 있어서 일과 관련된 실제적인 경험을 해보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인식 하에 본 연구는 실습이라는 노동 경험이 청소년들에게 주는 의미를 이해하고, 경제교육적 함의를 도출해내는데 목적이 있다.

노동과 직업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연구할 때에는 학업 성취도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학업 외의 다른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학습 능력 부족 또는 공부 자체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인해 학업 성취가 낮은 학생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대학 진학 가능성이 낮으므로 고등학교 졸업 후에 곧 바로 직업 세계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에 대한 진로와 직업, 노동 교육은 더욱 절실하고 급박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학업 성취도가 낮아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본 연구는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 중에서 직업위탁교육을 선택한 학생들의 실습 경험과 그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직업위탁학교에서의 실습은 특정 직업에 대한 직접적인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으로서 노동 경험이라고 볼 수 있으며, 단순히 소득 획득이 목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르바이트와 달리 교육적인 의미가 담긴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고에서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이 직업위탁교육을 선택하는 과정과 직업위탁학교에서의 실습 경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사회과 경제교육과 학교 진로교육 및 직업교육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연구 참여자들이 직업위탁교육을 선택하게 된 과정은 어떠한가? 둘째, 연구 참여자들이 직업위탁교육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며 어떠한 것을 기대하는가? 셋째, 직업위탁학교에서의 노동실습경험은 연구 참여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연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구 참여자들을 통해 재구성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진로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며, 그러한 내러티브 속에서의 개별적 경험을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드러내주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내러티브 탐구를 수행하여 이러한 연구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였다. 내러티브 탐구는 인간의 경험과 일상적인 삶에 담겨 있는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가장 적합한 연구 방법이다. 연구 참여자로는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3학년으로 진급하는 시기에 직업위탁교육을 선택한 3명의 학생을 선정하였고,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들을 면담하고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이 직업위탁교육을 선택한 것은 학생들 개인의 특성과 그들의 둘러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 성향 또는 인식 체계와 관련이 깊다. 가족들로부터 노동과 직업은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것, 힘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흥미나 적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일단 공부는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성적도 낮아짐에 따라 학업성취도를 중심으로 줄을 세우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하위권이라는 특정 집단에 위치하게 되었다. 부르디외는 아비투스(habitus)에 의해 발현되는 유사한 위치와 조건, 성향과 실천 등을 가지는 행위자들의 집합을 계급이라고 보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연구 참여자들은 학교에서 하층 계급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진로 선택의 일환으로서 직업위탁교육을 선택하였다.

직업위탁학교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전공인 조리, 항공정비, 골프서비스와 관련된 실습을 경험하게 된다. 요리를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고 평가받고(이태민), 실제 항공 정비와 관련된 기계를 사용하여 정비 실습을 하며(김지훈), 골프장에서 골프 실습을 하고 골프장에서의 사무에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면서(박정호) 연구 참여자들은 다가올 직업의 세계를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경험을 하였다. 이러한 노동실습경험을 통해 연구 참여자들은 노동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요리를 완성하고 정비를 하고 골프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신감과 성취감, 그리고 일정한 수준의 전문성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실습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탐색하게 되었고 이는 자기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고 만들어나가는 힘이 되어주었다. 진로와 노동,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탐색하는 과정에서 주위의 사람들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정리하자면 노동실습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노동과 직업에 대한 인식 체계의 변화가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연구 참여자들이 직업위탁교육을 선택하기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아비투스의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비투스는 변화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직업위탁학교에서의 노동실습이라는 새로운 경험이 학생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비투스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며, 이는 진로와 관련된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연구 참여자들의 인식 체계의 변화를 아비투스가 생성적(generative)으로 재구성(reformation)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연구 참여자들은 직업위탁학교라는 장(field)에서 실습이라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 노동과 직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냈으며, 이러한 인식의 생성은 기존에 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아비투스가 다른 형태로 재구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론적, 실천적, 방법론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교육에서 노동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일정 부분 기여한다. 실습의 과정에서 학생들의 성장을 관찰할 수 있었으므로 직접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노동교육에서 의미 있는 전략임을 알 수 있다. 둘째, 기존 경제학 내용 중심의 경제교육에 비해 진로가 중심이 되는 경제교육은 어떠한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주체적인 존재로서의 개인의 특성과 그를 둘러싼 상황의 상호작용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체를 중심으로 하는 인식론을 가질 필요가 있다. 셋째, 청소년을 위한 학교 진로교육과 직업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되며, 학생들이 진로를 스스로 개척하고 구성하는 과정에서 학교와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넷째,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은 능력이 부족한 존재가 아니라, 단지 그들이 가진 아비투스가 학교에 적합하지 않을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성적이 낮은 학생들의 욕구와 필요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을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존재로 바라볼 수 있었다. 학생과 학생이 속한 공간이 긍정적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노동과 직업 세계에 대한 인식 체계의 발전적 변화와 성장이 가능한데, 본 연구에서는 이를 생성적 재구성으로 정의하였다. 학생들이 가진 아비투스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경제교육에서 노동과 관련된 경험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3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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