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카바레≫의 현실 반영 기법에 대한 연구 - 인물과 극 구조를 중심으로 -

Abstract

본 논문은 뮤지컬 ≪카바레≫가 어떠한 방법으로 상연 시점의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를 인물과 극 구조의 특성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처음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연출한 해롤드 프린스 버전의 1966년도 ≪카바레≫와 이것을 재해석한 샘 멘데스의 1993년도 버전을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본 연구는 특정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스토리와 대중을 대표하는 등장인물, 그리고 작품을 구성하는 두 개의 구조를 연결 및 통합하는 엠씨라는 존재가 작품의 사회 현실 반영을 가능케 하는 장치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고찰하였고, 나아가 이와 같은 작품 자체의 내적 요소가 작품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2장에서는 먼저 뮤지컬 ≪카바레≫가 프린스의 주도 아래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원작 소설 󰡔베를린이여 안녕󰡕에서부터 뮤지컬 장르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훑었다. 다음으로는 작품의 공연 역사에서 비교적 중요한 의미를 갖는 네 개 버전들을 리뷰 중심으로 살펴 보았고, 마지막으로 멘데스가 초연을 각색하여 재해석 버전으로 완성하기 위해 실행했던 일련의 과정을 알아 보았다.

≪카바레≫의 구조는 북 뮤지컬 양식과 레뷰 양식이 결합되어 있다. 북 뮤지컬 양식에 해당하는 선형적 구조는 등장인물들이 재현하는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는 공간이며, 독일의 공연 예술 장르인 카바레에 해당하는 레뷰 양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비선형적 구조는 서사적 인물 엠씨가 쇼를 진행하는 공간이다. 3장에서 다루는 선형적 구조의 스토리와 등장인물은 작품의 내용적 측면에 해당하는 요소이다. 이들은 초연에서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되면서 작품의 주제인 나치즘 확산에 따라 붕괴되는 소시민들의 일상적 삶을 구현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논쟁거리를 품고 있던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 베를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스토리와 다수의 대중을 유형화하고 있는 여섯 명의 주요 등장인물들과 그들 간에 설정되어 있는 인물 관계, 선형적 장면에 참여하고 있는 엠씨 이 모든 요소들이 극의 현실 투영을 위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장은 극의 구조적 특성과 엠씨의 역할을 중심으로 작품의 현실 반영 방식을 논하고 있고, 이것은 작품의 형식적 측면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프린스 버전의 엠씨는 두 구조의 경계에서, 그리고 멘데스 버전의 엠씨는 비교적 자유롭게 두 구조를 넘나들면서 극을 통합하고 있다. 또한 프린스 버전의 엠씨는 작품의 주제와 관련하여 지배자를 상징하고 멘데스 버전의 엠씨는 대중을 상징하면서 상연 시기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중요한 장치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프린스 버전의 엠씨가 대중의 무관심과 묵인이 계속된다면 나치즘이 대표하는 전체주의적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면, 멘데스 버전의 엠씨는 다수의 대중이 갖고 있는 무관심과 편견으로부터 빚어지는 소수의 참상을 고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본고는 ≪카바레≫가 작품의 내적 요소들을 통해 동시대적 공감을 환기하는 현실 반영 뮤지컬이라는 것을 규명했다. 특히 엠씨는 변화하는 시대 정신과 사회상을 표현하는 중요한 극 중 장치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카바레≫가 앞으로도 시대와 호흡하면서 지속적으로 상연될 가능성과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주요어 : 현실 반영, 엠씨, 해롤드 프린스, 샘 멘데스, ≪카바레≫

학 번 : 2006-2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