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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국가와 인적자원: 한국의 중화학공업화 계획과정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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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박성호

Advisor
전상인
Major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2018. 8. 전상인.
Abstract
지난 한국이 이룩한 경제성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발전국가론이다. 본 연구는 한국을 성공적인 발전국가로 설명함에 있어 계획 자원으로서 인적자원을 중요하게 논의하고자 하였다. 그것은 내재적으로 산업화가 추동되기 위해서는 시장 합리적 사고를 가진 인적자원을 필요로 하나 한국은 예로부터 사농공상의 국가였기 때문이다.

서구의 근대 산업화는 프로테스탄트 윤리로부터 출발하여 근대적 노동관과 직업의식, 그리고 이동성 확대를 통한 도시의 탄생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사농공상의 역사적 경로를 가진 한국은 계획을 바탕으로 근대 산업화룰 추진하였고, 국민들은 사회적 대이동을 통하여 산업화에 필요한 인적자원이 되었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을 설정하였다. 첫째, 발전국가의 계획 자원으로서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무엇인가? 둘째, 국가의 인적자원 확보는 어떠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는가? 셋째, 확보된 인적자원이 근대화 과정에서 기여한 부분은 무엇인가?

이에 본 연구에서는 1970년대 중화학공업화 시기를 연구범위로 설정하였다. 중화학공업은 세계시장에서 가장 강력하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성장 엔진이며, 특히 자본 집약적인 성격으로 인해 계획과정에서 자원의 집중이 중요하고 숙련된 인적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1960년대 한국은 근대 산업화를 위한 계획의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그것은 국민들이 대체적으로 산업화를 일으킬만한 근대적인 노동관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박정희 정부의 등장으로 인해 근면과 근로가 강조되기 시작하였으며, 재건국민운동과 국민교육헌장 선포로 근대화를 위한 철학적 토대가 마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 중화학공업화 과정에서 문제는 사농공상 문화로 인한 기능공 자원의 부족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능공 양성 수단인 기술교육과 직업훈련은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인적자원 확보 과정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성격이 아니었다. 전근대적 노동관의 시대는 기능공 양성에 있어 기술 교육(Skill)과 근대 노동관(Spirit)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정부의 특단적인 조치를 예견하였다.

둘째, 중화학공업화 계획과정에서의 인적자원 확보는 정부의 철저한 시장질서와 경쟁원리에 따른 인적자원개발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우선 대통령 박정희는 유신 이후 중화학공업화 선언을 통해 근대 산업화를 위한 가시적인 목표와 방법론을 제시하였으며, 기술을 배우기 위한 직업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기능공 자원 확보 과정은 크게 양성 단계와 숙련 단계로 구분된다. 먼저 양성 단계에서는 공업고등학교와 공공직업훈련원을 통하여 기능공 자원을 양성하였다. 정부는 선도(거점)기관을 지정하여 예산을 집중 투자하고 차등화를 하였으며, 점진적인 확대와 차별화 된 지원은 경쟁을 유도하여 우수자원의 확보로 이어졌다. 아울러 기술인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와 같은 휘호로 구성원들이 차별화 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였으며, 스스로 숙련을 완수하도록 정신개혁 차원의 교육도 진행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수료생들은 정예화 된 기능공으로 산업현장에 즉시 투입되었다.

또한 민간직업훈련에서는 직업훈련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자체 양성하도록 하였으며, 인정직업훈련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도 직업 기회를 통해 국가 산업화에 참여토록 독려하였다.

다음으로 숙련 단계에서는 국가기술자격제도에 따라 박사와 기술사, 기능장의 동등한 사회적 대우를 보장하고자 하였다. 자격취득자에 대해 실절적인 우대조치를 하고 합격률을 관리함으로써, 자격을 통한 기능계 인적자원은 확대되었다. 또한 기능올림픽에서도 입상 선수들을 국민적 영웅으로 묘사하여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내었으며, 이 과정에서 대회에 입상하기 위한 개인과 기관은 끊임없이 숙련 역량을 축적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정부의 인적자원개발 전략은 선별적으로 지원하여 경쟁을 유도하고 성과를 도출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인센티브 체계에서 기능공 자원들은 스스로 노력하여 배우고 일한다면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근대적 노동관을 가지게 되었으며, 직업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자 자존감이 높아진 자율적 직업인이 될 수 있었다.

셋째, 중화학공업화 과정에서 집중 양성된 인적자원은 근대의 이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계획에 필요한 인적자원을 대부분 구축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양성된 120만 명의 기능공 자원이 4인 가족을 구성한다면, 480만 명의 거대 계획 자원이자 인구 자원이 될 수 있었다. 이들은 질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난 기술력(Skill)과 정신력(Spirit)을 가져, 중화학공업화 계획은 참여자 모두의 총력전이 될 수 있었다.

한편 이들에 의해 근대적 노동사회가 형성되었다. 직능에 따라 열심히 일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합리성과 근대적 직업관은 확산되었으며, 직업으로 자아실현을 하고자 사회적 이동은 확대되었다. 중화학공업화 결과 수많은 산업도시가 등장한 것은 이들 자원에 의해서였다.

종합하여 발전국가론에서 인적자원은 반드시 검토해야 할 계획 자원이다. 본 연구에서 한국이 성공적인 발전국가가 되었던 것은 인적자원개발을 통하여 계획에 필요한 자원을 적시에 구축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근대 서구가 경험한 근대적 노동관과 직업관, 사회적 이동성이 확대되어 근대 산업화가 가능했음을 밝혀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장기적이고 안정된 계획 환경과 시장질서와 경쟁논리에 따른 선별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하여 중화학공업화 계획은 개인적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한 계획 자원인 기능공들의 자발적인 협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들은 근대적 노동관과 직업관을 통하여 스스로 산업도시로 이주하였고 근대의 전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한국이 근대 계획에 성공한 그 중심에는 인적자원개발이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경제가 침체되고 소득의 양극화, 청년실업의 심화, 일자리 미스매치 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한국은 앞서 성공적인 경험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개인으로 하여금 공정한 경쟁으로서 신뢰와 역량을 축적하게 하고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만드는 정부의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일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4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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