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ations

Detailed Information

분단체제론을 넘어서 사회체계론으로 - 햇볕정책의 '기술'과 '재기술' : Transcending the Korean Division System by Embracing the Social System Theory

Cited 0 time in Web of Science Cited 0 time in Scopus
Authors

모리츠 하스틱

Advisor
신욱희
Major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외교학전공)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외교학전공), 2018. 8. 신욱희.
Abstract
한반도의 갈등적 남북 관계, 그리고 이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70여 년 동안 지속되어 온 분단 현실의 배경이다. 이러한 분단 현실은 변화하는 시대와 국제정세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사회는 물론, 동아시아 지역과 세계정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놀라운 지속성을 보여 왔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남북한 관계와 동아시아 지역 질서에서 일종의 복합적 역학관계가 분단 현실에 작용함을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남북한 화해의 절정이었던 햇볕정책 시기에서조차 교전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남북한 관계의 갈등적 속성이 엿보인다. 남북한 관계에서 볼 수 있는 지속적 갈등 상황과 그 배후의 역학관계는 상당히 흥미로운 것이며, 한국 학계가 이론적으로 규명해야 할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본 연구는 한국 학계에서 대표적인 비판이론 학자로서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남북한 분단 현실의 역학관계를 비판이론의 관점으로 기술한 백낙청의 분단체제론을 이론적으로 검토한 결과, 그의 이론적 관점의 부적실성을 시사한다. 간단히 말해, 분단체제론에 피력되어 있는 남북한 기득세력 대 국민·인민의 비판적 종속론에 입각한 분단 극복론은 객관적 기준을 결여함에 따라 연구의 주체와 객체를 주관적으로 지정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사회과학적 연구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론적·해석적 결점을 보인다. 이처럼 분단 현실을 둘러싼 역학관계를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는 것으로 보는 비판이론적 종속론과 통일지상주의적 분단 극복론에 입각하여 기술하려는 백낙청은, 햇볕정책을 분단 극복 의지라는 인풋(input)을 투입한 하나의 분단 극복 시도로 인식함에 따라, 투입만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통일이라는 아웃풋(output)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는 지나치게 단순한 논리로 이해한다.

본 연구는 분단체제론에 대한 이론적 대안으로서, 분단 현실을 둘러싼 역학관계의 지속성을 독일 사회과학자 루만(Niklas Luhmann)이 사회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기 위해 정립한 사회체계론(Theorie sozialer Systeme)이라는 첨단 이론으로 재정의한다. 본 연구는 분단 현실의 역학관계를 주관성을 배제하지 못한 관점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체계론의 급진적 구성주의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행위자들의 상징적 커뮤니케이션이 제기하는 상호주관적 관점을 통해 남북한의 역학관계를 백낙청과 다르게 재기술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분단 현실을 둘러싼 역학관계를 한국전쟁의 발발로 창발하여 정착한 권력적·폭력적 커뮤니케이션이 상호구성하는, 억압적이라기보다 기능적인 사회체계로 파악한다. 이러한 사회체계의 지속성은 기득세력의 사리추구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사회체계의 창발 이래 정착된 권력적·폭력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대, 그리고 권력적·폭력적 커뮤니케이션에 응하려는 양쪽 행위자들(지도자, 군대, 국민·인민)의 길들어진 습관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루만의 사회체계론은 상호주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연구자의 성찰적 관점에 입각되어 있기에, 본 연구의 경험적 부분에는 루만 후계자 본사크(Ralf Bohnsack)의 자기 발견적 틀을 통해 햇볕정책 시기에 재발한 권력·폭력 사건을 권력적·폭력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재기술한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우선, 햇볕정책의 재기술을 통해 분단 현실을 둘러싼 역학관계가, 양국 지도부의 의도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양국 지도자, 군대, 그리고 국민들의 갈등적 커뮤니케이션에 길들여진 습관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둔다. 따라서 분단이란 우리가 능동적으로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천적 한계가 있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둘째, 분단 현실을 사회체계라는 단위체로 이해하는 것은 행위자들이 동일하게 이용하는 관점을 투영한다는 점에서 관점의 객관성을 획득하는 한편, 이렇게 관찰하는 현실이 행위자들의 인식으로 결정되는 또 다른 현실과 병존한다는 점에서 분석적 복합성과 유연성을 가져온다. 셋째, 사회체계론은 비록 정책적인 회의론을 제기하여 분단 극복론을 부인하려 하지만, 사회체계론의 통찰력을 통해 그나마 주어진 정책적 여지의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4490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Altmetrics

Item View & Download Count

  • mendeley

Items in S-Space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

Share